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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ience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 설치 작업 끝냈다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 설치 작업 끝냈다

[사이언스샷]
9일 새벽 주반사거울 완전히 펼치며 임무 준비 마쳐

입력 2022.01.09 08:00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 상상도. 지난 5일 아래쪽의 테니스장 크기 차양막을 펼친 데 이어 9일 새벽 주반사거울(노란색)을 완전히 전개하는 데 성공했다./NASA

우주로 향한 인류의 새로운 눈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이 완전히 열렸다. 새 우주망원경이 작동하면 우주 대폭발(빅뱅) 직후 별이 탄생하는 순간까지 관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미 항공우주국(NASA·나사)은 “볼티모어주에 있는 우주망원경연구소의 지상통제센터가 8일 오후 1시 17분(미국동부시간, 한국 시각 9일 3시 17분)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의 주반사거울을 완전히 펼치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고 9일 밝혔다.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 전개 과정./NASA

◇13개 반사거울 완전히 펼쳐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의 핵심은 금빛 반사 거울 18개로 이뤄진 주반사거울이다. 금을 코팅한 베릴륨으로 만든 육각형 모양의 반사거울을 연결해 벌집 형태로 만들었다. 주반사거울은 양쪽 가장자리의 거울을 3개씩 날개처럼 접은 채 로켓에 실렸다.

나사는 7일 왼쪽 3개 거울을 90도 회전시킨 데 이어 8일 8시53분(한국 시각 오후 10시 53분)부터 오른쪽 거울 3개를 펼치는 작업을 시작했다. 좌우 날개의 거울이 펼쳐지면서 웹의 주반사거울은 최종적으로 6.5m 폭의 표면을 완성했다.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은 지난 5일 테니스장 크기의 차양막을 펼치는 데 성공했다. 이어 주반사거울 앞쪽 8m 지지대 끝에 폭 74㎝의 보조거울이 제 위치를 잡았으며, 주반사거울의 양쪽 가장자리까지 펼쳐 망원경 전개 과정을 마쳤다.

제임스 웹 연구·개발에는 25년간 100억 달러(약 11조9000억원)이 투입됐다. 나사와 유럽우주국(ESA),캐나다가 공동 개발했다.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은 지난해 크리스마스에 유럽의 아리안 로켓에 실려 프랑스령 기아나에서 발사됐다.

나사의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 개발팀을 이끈 리 파인버그 박사는 이날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은 허블 우주망원경의 영상에 익숙한 사람들도 압도할 잠재력을 갖고 있다”며 “웹은 우리가 바라보는 모든 곳에서 엄청난 방식으로 새로운 지평을 열 것”이라고 밝혔다.

 

◇초기 우주의 별 탄생 관측 가능

제임스 웹은 지난 31년 동안 가동된 허블 우주망원경의 후계자이지만 최신 기술로 이전보다 더 먼 우주를 관측할 수 있다. 제임스 웹은 빛의 영역 중 적외선을 포착한다. 가시광선을 주로 감지하는 허블 망원경보다 넓은 영역을 볼 수 있다.

허블 우주망원경이 촬영한 독수리 성운(왼쪽)과 앞으로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이 촬영할 독수리 성운의 예상 모습(오른쪽). 관측 성능이 높아져 더 많은 별과 은하를 관측할 것으로 보인다./NASA

웹은 적외선을 통해 허블보다 더 오래된 우주를 볼 수 있다. 가시광선은 별이 탄생되는 우주 먼지와 구름 지역을 통과하기 어렵지만, 파장이 긴 적외선은 이를 통과할 수 있다. 나사는 제임스 웹이 우주대폭발(빅뱅) 직후 인 135억년 전 초기 우주에서 탄생한 별에서 나온 빛을 관측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은 이제 완전한 모습을 갖췄지만 아직 갈 길은 멀다. 정해진 임무 위치에 도달하지는 못했기 때문이다. 웹은 허블 우주망원경보다 먼 곳에 배치된다. 허블은 지구 상공 약 600㎞ 궤도를 돌며 우주를 관측하고 있지만 제임스 웹은 발사 후 한 달 동안 지구에서 150만㎞ 떨어진 곳까지 이동한다. 지구와 달 사이(38만5000㎞)보다 약 4배 먼 거리다. 웹은 9일 오전 8시 현재 임무 지점까지 약 36만6000㎞를 더 남겨둔 상태다.

제임스 웹이 자리 잡을 곳은 이곳은 이른바 ‘라그랑주 L2′으로, 태양·지구가 물체를 끌어당기는 힘(중력)과 물체가 태양 주위를 돌면서 밖으로 벗어나려는 힘(원심력)이 서로 상쇄돼 중력이 미치지 않는다. 힘이 균형을 이뤄 빛의 왜곡이 없다. 특히 태양이 항상 지구 뒤에 가려져 햇빛의 방해도 받지 않는다.

제임스 웹./조선DB
 
 
1997년 이후 줄곧 과학 분야만 취재하고, 국내 유일 과학기자 기명칼럼인 ‘이영완의 사이언스카페’에서 자연과 역사, 문화를 과학으로 풀어내길 좋아하는 이야기꾼, 이영완 과학전문기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