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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문물

{문재인 5년 과칠공삼}(過七功三)

{문재인 5년 과칠공삼}
(過七功三)


취임사 약속은 새빨간 거짓말
청년에 덤터기 씌운 패륜 정권
조국 윤미향 사태와 내로남불

공짜 시리즈로 국민정신 타락
삼권분립 흔들고 동맹과 거리
표리부동 지도자 뽑지 말아야

제19대 대통령 문재인 시대를 정리할 때가 됐다. 헌법상 임기는 4개월여 남았지만, 정치적 임기는 사실상 끝났기 때문이다. 이미 여당 후보 주변에서조차 정권 교체 수준의 차별화 주장이 나온다. 김정은과 깜짝 이벤트, 이명박·박근혜 사면, 내각 개편 등의 카드가 남아 있지만, 성사 여부를 떠나 별다른 실효성을 갖기 힘들다. 문재인은 어떤 레거시(legacy·유산)를 남길 것인가.

첫째, 자신의 취임사부터 지키지 않은 대통령이다. 2017년 5월 10일 ‘국민께 드리는 말씀’은 10분 정도의 짧은 연설이었지만 탄핵 사태로 찢어진 나라를 통합할 것을 약속한 명문이었다. 야당을 동반자로 여기며 손을 맞잡고 갈 것, 지지 여부와 상관없이 유능한 인재를 삼고초려, 보수와 진보의 갈등을 끝내기 위해 직접 나서 대화, 거짓으로 불리한 여론을 덮지 않을 것, 주요 사안은 직접 언론에 브리핑 등을 약속했다. 대부분 새빨간 거짓말이 되고 말았다.

둘째, 미래를 저버렸다. 친노조·반기업 정책으로 일자리 창출을 저해했다. 공무원 증원과 공공기관 비정규직 제로를 통해 ‘철밥통’만 늘렸다. 국가 부채도 마구 늘려 미래 세대에 덤터기를 씌웠다. 과거의 열매는 다 따먹고, 빚은 자식들에게 떠넘긴 패륜 정권이다. 셋째, 현재를 파탄 냈다. 조국·윤미향 사태와 ‘내로남불’이 말해주듯 공정과 정의는 역주행했다. 박근혜 정부 때에도 ‘헬조선’ ‘삼포 세대’ 절규가 있었지만 이젠 ‘이생망(이번 생은 망했다)’ 체념으로 악화하고, 결혼도 출산도 더 위축됐다. 집값을 천정부지로 올려 무주택자를 좌절시키고, 평생 노력해 집 한 채 장만한 사람들에겐 세금 폭탄을 안기고, 그것도 모자라 퇴임 뒤 더 올리도록 대못까지 박았다. 무모한 탈원전을 강행해 50년 이상 엄청난 국부를 창출할 세계 최고 경쟁력을 파괴한다.

넷째, 과거를 왜곡했다. 최악의 정세에서 이승만 대통령은 자유민주주의 국체(國體)를 선택하고, 공산 진영의 남침과 반란에 맞서 나라를 지켰다. 박정희 대통령은 경제를 일으키고 북한에 맞설 만큼 안보도 강화했다. 잘못도 적지 않지만, 지도자의 가장 큰 덕목은 그 시대에 필요한 과업을 이루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세계도 두 지도자의 업적을 높이 평가한다. 그런데 현 정권은 한사코 폄훼한다. 반대로 북한 세습 독재자들을 떠받든다. 다섯째, 동맹을 배신한다. 동맹의 본질은 가치를 공유하며 공동의 적에 함께 맞서는 것이다.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가 핵심 가치인 한·미 동맹은 유례를 찾기 힘든 성공한 혈맹이다. 그런데 문 대통령은 미국·일본보다 중국·북한에 기울었다.


여섯째, 민주주의 규범과 가치를 허물었다. 행정·입법·사법의 견제와 균형을 유지하기 위한 삼권분립 제도를 무력화(無力化)했다. 가짜뉴스의 최대 숙주는 불투명한 권력인데, 가짜뉴스를 핑계로 비판 언론을 겁박한다. 인권도 뒷전이다. 북한에 외부 소식을 전하려는 노력을 저지하려 ‘김여정 하명법’도 만들었다. 일곱째, 위대한 국민정신을 병들게 한다. 지금까지 대한민국 국민은 더 나은 내일을 위해, 부모 세대보다 자식 세대가 잘살도록 하기 위해 헌신했다. 이런 국민을 의존증 환자로 만들려 한다. 국가가 거저 줄 것처럼 무상(無償) 시리즈를 남발한다. “그들에게 다 주어라”를 실행에 옮겼던 그리스의 안드레아스 파판드레우 좌파 정권은 10년 만에 나라를 거덜 냈다.

역설적으로는 잘한 일도 있다. 우선, 지도자의 표리부동이 얼마나 위험한지 알게 해 주었다. 둘째, 무기력 야당의 회생을 도왔다. 정상 상황이면 탄핵으로 쫓겨난 정권이 5년 만에 복귀하는 것은 상상하기 힘들다. 그런데 문 대통령은 아예 야당 후보까지 키워냈다. 셋째, 다음 정부가 암초를 피할 길을 알려 주었다. 문 정부 정책과 반대로 하는 ABM(Anything But Moon) 원칙만 지켜도 웬만큼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

지도자는 어려운 과제를 해결해야 하는 사람이다. 6·25전쟁 때 대한민국 사수에 앞장섰던 해리 트루먼 미국 대통령의 집무실 책상 위에 있던 ‘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The buck stops here)’ 명패가 상징적이다. 다음 5년 국정을 이끌 지도자를 선택할 때가 다가온다. 민주당 정권 10년이냐, 5년 만의 정권 교체냐. 국민이 정신 차려야 나라가 살고, 후손에게 더 큰 죄를 짓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