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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보 문화재가 처음 경매에 나왔다... 간송미술관, 불상 두 점 내놔

국보 문화재가 처음 경매에 나왔다... 간송미술관, 불상 두 점 내놔

“구조조정 위해 출품”... 시작가 30~40억원

입력 2022.01.14 11:58
 
 
 
 
 

 

국보 '금동삼존불감' /문화재청

간송미술관이 소장한 국보 문화재 두 점이 경매에 출품됐다. 국가지정문화재 중 최상급 문화재인 국보가 경매에 출품되는 것은 처음이다. 케이옥션은 오는 27일 열리는 메이저 경매에 간송미술관 소장 국보 ‘계미명금동삼존불입상(癸未銘金銅三尊佛立像)’(구 국보번호 72호)과 ‘금동삼존불감(金銅三尊佛龕)’(구 73호)을 출품하는 것으로 14일 확인됐다.

국보 '계미명금동삼존불입상' /문화재청

케이옥션 측은 유물의 추정가를 ‘별도문의’라 했지만, 케이옥션 관계자는 본지 통화에서 “시작가는 72호가 32억~45억원, 73호가 28억~40억원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국보·보물 등 국가지정문화재가 개인 소장품인 경우에는 국외에 반출하지 않고 소유자 변경 신고를 하는 조건에서 매매가 가능하다. 2012년 케이옥션 경매에서 보물(구 585호) 서화첩 ‘퇴우이선생진적첩’이 34억원에 팔렸고, 2015년 서울옥션에선 보물(구 1210호) 청량산괘불탱이 35억2000만원에 낙찰된 적이 있다.

‘계미명금동삼존불입상’은 삼국시대의 대표적 불상 중 하나로 꼽히는 문화재다. 커다란 광배를 배경으로 중앙 본존불과 양 옆의 협시보살을 둔 높이 17.5㎝의 삼존불상으로, 서기 563년으로 보이는 ‘계미년’이라는 명문이 광배 뒷면에 새겨져 있다. 삼국시대의 불상으로 고구려·백제·신라 중 어느 나라의 작품인지는 분명하지 않으나 대체로 백제 불상으로 추정된다. 2004년 서울에서 전시됐던 북한의 국보급 유물 ‘연가7년명금동일광삼존상’은 이 불상을 본뜬 현대의 모조품이라는 주장이 제기된 적이 있다. ‘금동삼존불감’은 높이 18㎝의 불감(불상을 모시기 위해 작은 규모로 만든 건축물 모형)으로, 청동으로 불감과 불상을 만든 뒤 금칠한 11~12세기의 고려 문화재다.

 

간송미술관은 2020년 케이옥션을 통해 ‘금동여래입상’ ‘금동보살입상’ 등 두 점의 보물을 경매에 올려 고미술계에 충격을 줬다. 시작가 15억원씩에 거래됐으나 유찰됐고, 이후 국립중앙박물관이 약 30억원에 두 불상을 사들였다. 당시 ‘간송이 소장한 국보 불상 두 점도 경매에 내놓을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고미술의 보고(寶庫)인 간송미술관이 계속 중요 문화재를 경매에 내놓는 것은 재정난 때문이다. 간송미술문화재단은 14일 입장문을 발표하고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문화예술계의 활동이 전반적으로 위축되면서 간송의 운영 부담도 더욱 가중됐다”며 “구조조정을 마무리하기 위한 것”이라고 국보 불상의 매각 이유를 밝혔다. 전인건 간송미술관장은 지난해 본지 인터뷰에서 “모기업 없이 운영하다 보니 지출과 수입의 만성적 불균형이 있어 구조조정이 필요했다”며 “서화·도자기·전적류 쪽에 역량이 집중된 상황에서 연구 성과나 수량이 적은 불교미술 쪽을 매각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