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수에 전극 이식하자… 하반신 마비 환자들 다시 걸었다
[사이언스카페]
교통사고로 허리 아래가 완전 마비된 환자들이 전극을 이식 받고 다시 걸었다. 운동신호를 전달하는 척수가 끊어져 하반신이 마비된 환자가 다시 걸을 수 있게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스위스 로잔연방공대의 그레고어 쿠틴 교수와 로잔대병원의 조슬린 블로흐 교수 연구진은 “하지 마비 환자 3명에게 척수에 전극을 이식했더니 일어나 다시 걸을 수 있었다”고 7일(현지 시각) 국제 학술지 ‘네이처 메디슨’에 밝혔다.
수술 환자 중 한 명인 이탈리아인 미첼 로카티는 “수술 후 첫날 발이 움직이는 모습을 보고 감동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5년 전 오토바이 사고로 척수가 완전 손상돼 다리 감각을 잃었다. 이번 수술 후 3~4개월 재활 훈련을 거쳐 보조기를 사용해 밖에서 다시 걸을 수 있었다. 척수에 이식한 전극이 등과 다리에 있는 신경을 자극한 덕분이다. 그는 수영을 하고 자전거도 탈 수 있었다.
그동안 여러 연구진이 마비 환자에 전극을 이식해 척수의 신경을 자극하려는 시도를 했다. 하지만 대부분 척수 손상이 덜해 신경이 아직 온전한 경우에 집중했다. 이번 연구진은 척수가 크게 손상을 입은 환자에게 전극을 이식해 남은 신경으로 가는 신호를 증폭했다. 이들은 모두 1년 이상 허리 아래가 완전히 마비된 상태였다.
수술 환자들은 태블릿 컴퓨터로 원하는 운동 형태를 선택한다. 그러면 컴퓨터가 그에 맞는 신호를 복부에 이식한 신경자극기로 보낸다. 여기서 척수에 이식한 전극에 전류를 보내 신경을 자극한다. 신경자극기는 9년마다 교체해야 하지만 척수에 이식한 전극은 평생 간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앞서 다른 연구진도 척수에 전극을 이식해 신경을 자극한 적이 있지만 이번처럼 서로 다른 여러 신경을 동시에 자극해 보행에 필요한 복잡한 동작을 유도하지는 못했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이번 환자들은 이전보다 큰 전극을 이식 받아 여러 신경을 자극할 수 있었다. 연구진은 척수에 전극 16개를 이식했는데 앞으로 그 두 배로 확대할 계획이다,
연구진은 마비 환자가 온전한 척수가 6㎝만 있으면 전극 이식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스위스 연구진이 창업한 온워드 메디컬은 올해 척수 전극 이식으로 고혈압 치료가 가능한지 알아보는 대규모 임상시험을 할 계획이다. 척수 손상을 입으면 혈압 조절에 문제가 생긴다.
전극 이식술은 척수 손상을 치료하는 것은 아니다. 뇌에서 온 운동신호를 증폭해 다리로 보낼 뿐, 전극을 이식했다고 일상적인 활동이 모두 가능한 것도 아니다. 대신 일어서거나 걷는 것과 같은 특정 동작만 가능하도록 돕는다.
쿠틴 교수는 “이번 수술의 목적은 척수 손상 치료가 아니라 삶의 질을 개선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휠체어에만 의존하던 환자가 몇 시간씩 일어서고 걷는 것만으로도 심혈관과 장기 기능이 좋아지고 골밀도도 증가한다는 것이다. 욕창 위험은 크게 줄어든다. 쿠틴 교수는 “앞으로 전극 이식 수술이 신경 재생 기술과 결합하면 마비 환자 치료가 더 발전할 수 있다”고 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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