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냉키 “앞으로 1~2년간 스태그플레이션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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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낙관적 시나리오를 가정하더라도 경기 둔화는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미국 경제가 1970년대 이후 처음으로 스태그플레이션(인플레이션을 동반하는 침체) 시대를 맞을 수 있다.”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 전 의장이 미국과 글로벌 경제에 대해 암울한 전망을 내놨다.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당시 연준 의장으로 경기 방어에 총력전을 폈던 버냉키는 16일(현지 시각) 뉴욕타임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내년 혹은 후년까지 성장률이 낮아지고 실업률이 다소 높아지면서 물가는 여전히 높은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가 거론한 1970년대는 1, 2차 석유 파동 등으로 미국 경제가 활기를 잃고 인플레이션은 극심했던 시기다. 스태그플레이션이란 단어 자체가 당시에 만들어진 신조어다. 당시 물가상승률이 15%까지 치솟을 정도로 인플레이션이 심해지자 폴 볼커 당시 연준 의장은 기준금리를 연 20%까지 올리는 극약 처방을 했다. 결국 물가를 잡기까지 인플레이션 악화와 경기 침체가 동시에 발생하며 미국 경제가 고통을 겪었는데, 버냉키는 다시 그런 시절이 올 수 있다고 경고한 것이다.
◇버냉키 “앞으로 1~2년, 스태그플레이션 위험”
버냉키의 어두운 예상은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제로 코로나’를 고수하는 중국의 코로나 봉쇄, 인플레이션 대응을 위한 연준의 공격적 기준금리 인상, 글로벌 공급망 차질 등 세계 경제를 짓누르는 악재들이 일시에 터지는 가운데 나왔다. 그는 “어떤 가정을 적용해도 경제가 둔화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미 연준 등 주요국 중앙은행은 인플레이션과의 전투를 위해 기준금리를 인상할 수밖에 없는 처지로 내몰리고 있다. 3월과 4월 미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8%대를 웃돌았다. 연준은 물가 방어를 위해 이달 초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올리면서 앞으로 두 차례 정도 추가 빅스텝(0.5%포인트 인상)을 단행하겠다고 예고한 상황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16일 한국의 인플레이션 위험을 거론하며 “빅스텝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버냉키는 인플레이션 문제가 정치화할 가능성도 특히 주목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는 “인플레이션과 실업의 차이는 인플레이션은 모든 사람에 영향을 끼치는 반면 실업은 사람에 따라 체감하는 강도가 다르다는 것”이라며 “물가가 너무 오르면 연준이 집중적인 공격 대상이 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물가 압박에 연준이 지나치게 기준금리를 빨리 올리면 기업이 자금을 조달하기 어려워지고, 이어 실업이 불어날 위험이 있다. 볼커가 기준금리를 급히 인상했을 때 미 실업률은 10% 넘게 치솟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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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산업·소비 침체…”우한 사태 10배 심각”
미국 경제에 침체의 그림자가 어른거리는 가운데 ‘G2(주요 2대국)’의 나머지 하나인 중국 경제는 코로나 봉쇄 정책이 몰고온 경기 둔화가 번지고 있다.
19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코로나 방역을 위한 상하이 등 대도시 봉쇄의 영향으로 지난달 중국 공업 생산은 전년 대비 2.9% 감소했다. 연 매출 2000만위안(약 37억원) 이상인 제조업 회사 생산 활동을 측정하는 이 지표가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코로나 확산 초기인 2020년 이후 처음이다. 소매 판매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11.1% 감소했다. 중국 경제학자인 쉬젠궈 베이징대 국가발전연구원 교수는 “올해 코로나의 심각성이 ‘우한 사태’ 때인 2020년의 10배 이상이다. 2년 전 경제성장률인 2.3%도 달성하기 어려워졌다”고 경고했다.
4월 도시 실업률은 6.1%로 중국 정부의 관리 목표 상단(5.5%)을 넘어섰고, 청년 실업률은 사상 최고인 18.2%까지 치솟았다. 수출 증가율은 3월(14.7%)보다 크게 추락해 3.9%에 그쳤고, 발전량이 1년 전보다 4.3% 줄어드는 등 경제 둔화의 증거들이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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