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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호남 몰표 현상음식도 같이 먹으면 안되는 상극이 있는데 직선제와 몰표는 상극이다.

한국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호남 몰표 현상
음식도 같이 먹으면 안되는 상극이 있는데 직선제와 몰표는 상극이다.

부산386(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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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87년 군사정권에 맞서 민주화 투쟁을 하던 당시 우리들의 구호는 ‘직선제 쟁취’였다. 그러나 직선제를 주장하던 그 당시 운동권 세력은 물론 일반 국민들도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미래의 암초가 하나 있었다. 바로 호남 몰표 현상이었다.
  
  해방 직후 기준으로 인구의 25%를 차지하는 특정지역 출신들의 타 지역을 압도하는 투표 참가율과 특정 정당에 대한 압도적인 지지로 상징되는 배타적 몰표 현상은 지속적으로 정상적인 민의(民意)의 왜곡을 초래하고 있다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미국은 간선제를 통해 선출하므로 고어나 힐러리처럼 표를 더 얻고도 낙선하는 경우가 나오기도 한다. 혹시 특정 지역에서 몰표가 나오더라도 제도적으로 한번 걸러줄 수 있는 시스템이다. 의회 역시 미국 하원(下院)은 인구비례로 뽑지만 상원(上院)은 인구 무시하고 무조건 각 주에서 2명을 뽑아 지역 대표성을 강화해 인구 많은 주(州)의 독단을 제어하고 있다.
  
  인플레이션이 부(富)의 왜곡을 초래하는 이유는 가격 상승 폭이나 시기가 개별 재화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선거에서도 모든 지역의 투표율이나 정당 지지율이 유의미하게 차이가 없다면 직선제를 해도 민의의 왜곡은 덜할 것이다. 그러나 현재 한국 정치 현실에서 나타나는 호남 몰표는 용인할 수 있는 한도를 한참 넘어 정상적인 민주주의의 발전을 위협하는 수준에 이르렀다고 생각한다.
  
  이번 5·18행사에 대통령은 물론 모든 정치인들이 총 출동하는 요란스런 모습을 보며 아마 많은 국민들이 착잡한 심정이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겉으로는 국민화합 운운하지만 진짜 이유는 괴물처럼 공포스러운 호남 몰표가 아니었을까? 지역 구분 없이 1인 1표를 주어 직선제로 뽑고 있으니 투표 참가율 압도적 1등이면서 특정 정당에 몰표를 몰아주는 호남 몰표는 이미 한국 정치를 좌지우지하는 괴물이 되어 버렸다.
  
  직선제와 5년 단임제 그리고 지역 대표성이 전무한 단원제(單院制)는 1987년 체제의 큰 문제다. 그사이 국민총생산(GDP)이 15배나 성장하고, 1인당 GDP도 10배나 증가했는데 철 지난 옷처럼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고 사는 것 같다. 수도권 과밀을 제어하고 특정 지역 몰표의 해악을 걸러낼 수 있는 새로운 헌법 질서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아주 개인적인 소견이지만 지역 대표성을 강화한 양원제 형태의 내각제나 간선제를 가미한 이원집정부제 같은 것도 고려해 볼 수 있다고 본다. 여하튼 직선제와 한국적 호남 몰표는 전혀 궁합이 안맞는 매칭이라고 생각한다. 음식도 같이 먹으면 안되는 상극이 있는데 직선제와 몰표는 상극이다.)
  
  (참고로 미국은 인구가 많은 캘리포니아주에선 하원 의석이 50석 이상인 데 비해 주민이 적은 알래스카나 몬태나에선 1석뿐이다. 그렇지만 상원 의석(주당 2석)은 동일하다. 한국은 인구 비례로 뽑는 국회 하나뿐이라서 서울은 구(區)를 세 개, 네 개로 쪼개고 지방은 군(郡)을 세 개, 네 개 합쳐서 뽑고 있다. 만약 한국에 미국 등 선진국처럼 지역 대표성을 강화한 상원이 있었더라면 수도권 과밀이나 집값 폭등도 지금처럼 악화되진 않았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