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Issue

치솟는 환율 1300원 시대로… 금융위기이후 13년만에

치솟는 환율 1300원 시대로… 금융위기이후 13년만에

금융시장 불안에 경기 침체 우려 커지면서 원화 가치 급락

입력 2022.06.23 18:31
 
 
 
 
 
23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한 직원이 환율 전광판 앞을 지나고 있다./연합뉴스

23일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3년만에 처음으로 1300원을 넘어섰다. 환율이 상승하면 수입 물가가 올라 무역적자가 확대되고, 물가 상승을 가중시키게 된다. 미 연방준비제도(이하 연준)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기준금리를 급격하게 올려 강(强)달러 현상이 뚜렷해지는 것과 맞물려 원화 가치가 급락하고 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4.5원 오른 1301.8원에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1300원을 넘은 것은 2009년 7월 13일(1315원) 이후 12년 11개월만이다. 지난 20일 1292.4원에서 나흘 연속 연고점을 경신하면서 1300원 선을 뚫고 올라갔다. 2020년 3월 코로나 사태 충격으로 금융시장이 흔들렸던 당시에도 최고점이 1285.7원에 그친 것을 감안하면 최근 환율은 급격하게 오른 것이다.

올 들어 원화 가치는 달러와 비교해 9.5% 하락했다. 최근 1년 사이로 보면 14.7%, 2020년 연말 이후 18개월 사이에는 19.8% 절하됐다.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기준금리를 28년만의 ‘자이언트 스텝(금리 0.75%포인트 인상)’까지 동원해 급격하게 올리면서 달러 가치가 더 강해질 것으로 보여 환율 상승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환율 급등 원인은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인한 글로벌 경기 후퇴의 가능성이 커지면서 안전자산인 달러에 대한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주식을 팔면서 달러가 빠져나가는 것도 환율 상승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다. 이날 코스피는 1.22% 하락한 2314.32로 마감하면서 이틀 연속 연저점을 기록했다. 코스닥은 4.36% 급락해 연이틀 4%대 하락세가 이어졌다.

원화 값 하락이 진정되려면 상당한 시일이 필요할 전망이다. 전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이 두드러지는 데다, 고물가를 저지하기 위해 연준이 공격적으로 금리를 올리고 있어 금융시장의 불안이 가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서정훈 하나은행 연구위원은 “추세적으로 환율이 하락하려면 미국의 물가가 정점을 찍고 내려간다는 분명한 신호가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