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건강정보

“우리 아들, 포경수술 꼭 해야 할까요?”

“우리 아들, 포경수술 꼭 해야 할까요?”

입력 2022.07.15 14:56
 
 
 
 
 

아들을 둔 부모라면 한 번쯤은 포경수술에 대해 고민해봤을 거다. 포경수술은 불필요한 여분의 음경 피부와 귀두 포피를 적당히 잘라내 귀두를 노출시키는 수술로, 질병 예방을 위해 1990년대까지는 대부분의 남자 아이들이 수술을 받았다. 그러나 2000년대 이후부터는 사회적 인식 변화로 수술을 받은 아이들이 줄기 시작했다. 포경수술은 정말 꼭 필요한 걸까? 어릴 때 하는 게 좋다는 말은 사실일까?

조선일보 DB

송상훈 서울아산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는 15일 YTN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의학적으로 장점이 많은 건 사실”이지만 “포경수술의 장단점을 먼저 충분히 듣고, 보호자와 당사자가 결정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게 현재 가이드라인”이라고 했다.

송 교수는 “포경수술은 누군가에게 강요하거나 논쟁할 만한 사항이 아니다. 왜냐하면 본인의 몸이기 때문이다. 어린아이도 자기 결정권이라는 게 있지 않냐. 충분히 자기결정권을 주장할 수 있는 나이가 됐을 때 전문가 의견을 듣고, 다음에 본인이 선택하도록 돼 있다”고 말했다. 송 교수 아들도 초등학교 6학년까지 기다렸다가 포경수술에 대한 설명을 듣고 수술을 받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포경수술의 큰 장점은 ‘위생’과 ‘질병 예방’이다. 송 교수는 “위생적으로 당연히 개선을 줄 수 있고, 여러 가지 질병을 예방할 수 있다는 건 과학적으로 다 증명이 돼 있다”고 했다. 특히 어린 남아는 요로 감염에 쉽게 감염될 수 있는데, 포경수술을 받은 아이들은 요로 감염의 위험성이 적다고 한다.

또 “에이즈나 여성에게 자궁경부암을 일으키고 남성에게는 곤지름 같은 걸 일으키는 HPV 유투종 바이러스 감염증, 헤르페스 감염증 등이 50% 정도 막아진다. 에이즈 환자가 많은 아프리카 국가에서는 이미 대규모 임상 연구들이 이뤄졌다. 케냐 등지에서 3000~4000명을 모아 조사했더니 포경수술을 한 남성의 에이즈 감염률이 확 줄었다. 그래서 그런 국가에서는 정책적으로 포경수술을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단점엔 뭐가 있을가. 송 교수는 “모든 수술이 그렇지만 합병증이나 불편감이 있을 수 있다. 수술 부위 염증, 출혈, 수술 부위가 벌어지는 일이 생길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수술 후에는 불편감이 있을 수밖에 없다. 포경수술을 통해서 외부에 노출돼 있지 않던 귀두가 노출되고 나면 한 2주 정도는 살이 닿기만 해도 불편하고 아프기 때문이다. 행동의 제한이 아무래도 한 2주 정도는 있기 때문에 수술을 받기로 결정한 뒤에도 그런 것은 염두에 두고 수술을 잡아야 된다”고 했다.

아울러 송 교수는 “장단점을 저울질을 해보면 장점이 굉장히 크다. 그래서 그 설명을 듣고 보호자나 환자 당사자가 결정을 해서 수술받도록 하면 좋을 것 같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송 교수는 ‘요즘에도 수술 후 (중요 부위에) 종이컵을 대주냐’는 질문에 “지금도 필요한 경우엔 종이컵을 대고 있다. 외국의 경우, 그냥 속옷이나 어린아이처럼 기저귀를 하는데 안에 바세린 같은 걸 충분히 발라서 자극이 덜하게 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