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문화,인물,문물

감동에 감동.. 맥아더 장군 名연설문

감동에 감동.. 맥아더 장군 名연설문 [3]
김현식(vivacorea) [2009-09-11 02:23:22]
조회 83  |   찬성 6  |   반대 0  |  스크랩 0

      맥아더 장군 연설문

 

연설의 배경:더글러스 맥아더 장군 역시 웨스트 포인트 사관 생도 출신이다.
1차 대전 종군 이후 육군사관학교 교장직을 역임한 바 있으며,
1962년 5월12일 웨스트 포인트에서 이 연설을 했다.

이 연설은 한 시대를 마감하는 군인의 입장에서 후세 군인들에게 군인의 본분을 일깨워주는 내용이며,
아래 연설문에서 언급된 「duty, honor, country」는
웨스트 포인트 사관학교의 문장(紋章)에 새겨진 글귀로서, 1898년에 정식 교훈(校訓)으로 채택되었다.

 

맥아더 장군이 1964년에 사망했으므로,
이 글은 평생 군인으로서의 삶을 마무리하는 선배 군인이 명예를 위해,
그리고 조국을 위해 새로운 삶을 시작하려는 후배 군인들에게 남기는 매우 감회가 깊은 글이다.
맥아더는 이 글에서 『「의무」,「명예」,「조국」이라는 이 숭고한 사명을
말로 표현할 수 있는 詩的 상상력이 자신에게 없음』을 매우 안타까워하고 있다.
하지만 이 글은 어느 훌륭한 詩 구절 못지 않게 詩的이고 아름답게,
군인으로서의 삶과 조국에 대한 신념, 애정을 표현해내고 있어
영혼을 울리는 깊은 감동을 전해준다.

이 연설에서 맥아더 장군은 「의무」,「명예」,「조국」이라는 구호 아래
온갖 고초와 역경을 감내하며 승리를 쟁취했던 군인들의 희생 정신을 강조했고
군인으로서 지녀야 할 사명감의 영속성을 강조하기 위해 과거의 회상에서 출발해,
미래의 우주 전쟁까지 예언하는 폭넓은 통찰력을 보여주었으며,
또한 군대와 정치는 별개로 존재해야 한다는 점을 강력히 주장하고 있다.

+++

이 세상 그 누구라도, 이 같은 찬사 앞에서는 벅찬 감동을 이기지 못할 것입니다.
하물며 제가 그토록 오랜 시간을 헌신해왔던 저의 天職(천직),
그리고 제가 그토록 사랑해왔던 국민들로부터 찬사를 받게 되니 말입니다.
제게 지금 밀려오는 이 벅찬 감동을 뭐라 표현하면 좋을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 賞은 단지 어느 한 개인의 업적을 기리는 것이라기보다는,
하나의 위대한 도덕률, 즉 오랜 전통과 문화에 빛나는 우리들의 조국을 수호하는
이들의 행동 규범과 기사도적 정신을 표상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의무」, 「명예」, 「조국」 -- 바로 이 숭고한 세 단어는
여러분의 소망, 여러분의 자질, 여러분의 미래를 경건히 가리키고 있습니다.
이 세 마디는 용기가 꺾일 듯할 때 용기를 북돋아주고,
자신의 믿음이 약해지려 할 때 신념을 되찾게 해주고,
희망이 사라져버렸을 때는 희망의 불꽃을 되살려주는 再起의 거점인 것입니다.

 

안타깝게도 제게는 이 숭고한 사명을 웅변적으로 서술하거나,
또는 詩的 상상력을 동원한다거나,
아니면 걸출한 은유법을 써서 여러분에게 그 의미를 모두 전할 수 있는 힘이 없습니다.

 

회의론자들은 말할지 모릅니다.
이는 단순히 말에 지나지 않는다고. 구호일 뿐이며,
현란한 修辭語(수사어)에 불과하다고 말입니다.
현학자들, 선동가들, 냉소주의자들, 위선자들, 말썽만 일삼는 사람들,
그리고 말씀드리기 언짢지만, 이와는 전혀 성격이 다른 사람들이 한결같이
우리의 이 지고(至高)한 가치들을 비하하고, 심지어는 조롱과 놀림거리로 삼으려 할 것입니다.

 

그러나 이 가치들이 이룩한 것이 몇 가지 있습니다.
여러분의 근본 품성은 바로 이 가치들로 인해 형성됩니다.
이들은 국방의 수호자로 자리할 미래 여러분의 기틀을 형성해 줍니다.
약해지는 자신의 모습을 돌아볼 수 있는 강한 의지와,
두려움을 느낄 때 결연히 떨치고 일어설 수 있는 용기를 여러분에게 심어주는 것입니다.

 

이들로부터 여러분은 배웁니다.
공정한 패배는 당당하고 떳떳하게 받아들이되, 성공 앞에서는 겸손하고 너그러워지는 법을,
그리고 행동으로 옮겨야 할 때 말로 대신하지 않고,
안락의 길을 추구하지 않고, 고난과 도전의 중압감과 채찍을 기꺼이 견디며,
폭풍 속에서 일어설 수 있는 법을 배우되 쓰러진 이들에 대해 연민을 느낄 수 있는 온정을,
남을 지배하려 하기 전에 자신을 이기는 법을, 깨끗한 마음과 고귀한 목표를 가지며,
웃음을 배우되 눈물을 잊지 않고, 내일을 향해 나아가되 어제를 간과하지 말고,
항상 진지하되 지나치게 아집에 사로잡히지 말 것이며,
진정 위대함은 가식이 없는 것임을 잊지 않는 겸허한 마음가짐을,
마음을 여는 것이 진정한 지혜이며 유순함이 진정한 힘이라는 것을 말입니다.

 

이들을 통해 여러분은 절제된 의지와 뛰어난 상상력, 그리고 활달한 감성을 얻게 되며,
또한 마르지 않는 샘물처럼 생명력 넘치는 신선함,
소심함을 극복하는 강하고 탁월한 용기, 그리고 안이함을 떨쳐버리는 모험 정신을 배웁니다.

 

이들은 여러분의 가슴속에 경이감, 미래를 향한 결코 시들지 않는 희망,
그리고 삶의 기쁨과 감동을 심어줄 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가르침 속에서 여러분은 비로소 한 명의 장교,
그리고 한 명의 신사로 태어나게 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여러분은 어떤 병사들을 지휘하게 될까요?
믿음직한 병사들일까요?
용감한 병사들일까요?
승리를 쟁취할 수 있는 병사들일까요?

 

그들의 이야기는 여러분도 이미 알고 있습니다. 이는 바로 미국 군인의 이야기입니다.
그들에 대한 제 평가는 오래 전, 아주 오래 전에 전쟁터에서 이미 형성되었고,
지금껏 변하지 않았습니다.


그 당시나 지금이나 그는 내게 이 세상에서 가장 숭고한 인물입니다.
최고의 군인으로서뿐만이 아니라, 가장 때묻지 않은 인간상으로서 말입니다.

그의 이름과 명예는 미국 국민 모두의 타고난 권리입니다.
젊음과 혈기로, 사랑과 충성으로 그는 한 인간이 바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바쳤습니다.
그는 저뿐만 아니라, 이 세상 누구에게도 칭송 따위를 바라지 않았습니다.
그는 자신의 역사를 기록해왔고, 또 그것을 적군의 가슴 위에 피로써 새겨놓았습니다.

 

스무 차례의 전쟁을 치르면서,
수백 군데의 싸움터에서, 수천에 달하는 야영지의 모닥불 옆에서, 저는 똑똑히 보았습니다.
그 강인한 불굴의 정신, 애국심으로 불타는 자기 희생 정신, 꺾일 줄 모르는 결단력을 말입니다.
그리고 그러한 軍人像을 국민들의 마음속에 깊이 새겨놓았습니다.

 

세계의 한 끝에서 다른 끝까지 누비며, 그는 용맹의 술잔을 깊이 들이마셨습니다.
기억을 더듬어 그들의 노랫소리에 귀를 기울이면,
어느덧 제 눈앞에는 세계 1차 대전의 포화 속에 휘청거리며 행군하는 대오가 생생하게 떠오릅니다.
거듭되는 행군의 피로에 흠뻑 젖은 배낭의 무게에 짓눌려 구부정한 채로,
빗방울이 떨어지는 어스름으로부터 이슬 축축한 여명의 빛이 밝아올 때까지,
포흔으로 얼룩져 무릎까지 푹푹 빠져들어가는 진창길을 터벅터벅 무겁게 걸어가고 있습니다.
입술은 새파랗게 질린 채, 온통 진흙과 진창 투성이가 되어 바람과 추위에 떨며,
공격 준비를 위해 隊形을 갖추고 있습니다. 그리고 목표 지점을 향해 돌격합니다.
그리고 그들 중 많은 이들은 주님의 심판대 앞으로 나아갑니다.

 

저는 그들이 얼마나 고귀하게 이 세상에 태어났는지는 몰라도,
그들이 얼마나 영광스럽게 이 세상을 떠났는지는 알고 있습니다.
그들은 아무런 회의(懷疑)없이, 아무런 불평 없이,
마음속에 신념을 안고, 입술로 조국의 승리를 기원하며 스러져갔습니다.

 

그들에겐 언제나 「의무」와 「명예」, 그리고 「조국」이 있었습니다.
그들이 길과 빛을 보았을 때는 언제나 그들의 피와 땀, 그리고 눈물이 따랐습니다.
그리고 20년 후, 그들은 다시 지구 반대편에 서 있었습니다.
지저분한 개인호의 오물을 견디며, 으스스한 참호의 악취를 참으며,
물이 뚝뚝 떨어지는 축축한 방공호 속에서, 그리고 작열하는 태양 아래 폭염 속에서,
몰아치는 폭풍우의 억수 같은 빗줄기 아래에서,
인적이 완전히 끊어진 적막한 정글의 오솔길에서,
사랑하고 아끼는 사람들과 오랫동안 떨어져 있어야 하는 아픔을 삼키며,
열대 풍토병의 위협 속에서, 전쟁이 휩쓸고 간 폐허의 공포 속에서 말입니다.

 

그들의 확고하고 결연한 방어, 신속하고 정확한 공격,
그들의 불요불굴의 목표는 바로 완벽하고 결정적인 승리.
그렇습니다, 언제나 승리뿐이었죠.
그리고 마지막 울려퍼지는 총성과 핏빛 안개가 걷히고 나면,
거기에는 「의무」 「명예」 「조국」이라는 슬로건을 경건히 따른,
수척하고 핼쑥한 병사들의 모습이 있었습니다.

 

여러분은 이제 새 시대, 변화의 시대를 맞고 있습니다.
外界 우주 공간으로 인공위성과 로켓을 쏘아 보냄으로써
장구한 인류 역사상 또 하나의 신기원이 열리고 있습니다.
과학자들이 말하는, 지구가 생성되기까지의 50억년 이상의 세월,
이 지구상에 인류가 형성되는 데 소요된 30억년 이상의 시간 속에서,
이보다 급작스럽고 놀라운 진보는 찾아볼 수 없을 것입니다.

 

우리는 이제 이 세상의 일들만이 아니라,
끝없이 멀어 그 끝을 알 수 없는 우주의 신비를 다루고 있습니다.
우리는 새롭고 무한한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습니다.


우리는 생소한 용어들로 말을 합니다.
우주의 에너지를 동력화한다든가, 바람과 조수의 힘을 우리가 사용할 수 있게 한다든가….
전쟁의 주목표라는 말도 그렇습니다.
이제는 전쟁의 목표가 적국의 군대에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적국의 모든 민간인까지 포함됩니다.
인류 연합군 대 사악한 외부 은하계 혹성 세력간의 최후 결전이라는 말도 그렇습니다.
이들은 정말 삶을 어느 때보다도 흥미진진하게 만들어주는 꿈이요 공상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와 발전의 혼돈 속에서도
여러분의 임무는 변함없이 명확하며 신성불가침한 것입니다.
그것은 바로 전쟁에서 승리하는 것입니다.
여러분의 모든 복무 경력은 오로지,
이 지극히 중요한 임무로 필연적으로 집약되는 것입니다.
그 밖의 모든 공공 목적, 다른 모든 공공 사업, 다른 모든 공공의 필요들은,
크든 작든 간에 다른 사람이 대신 해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여러분은 바로 전투를 위해 훈련된 사람들입니다.

 

여러분의 본분은 군인입니다.
필승의 의지와, 전쟁에서는 승리 외에 代案이 없다는 분명한 사실,
그리고 여러분이 승리하지 못하면 나라가 무너진다는 사실,
또한 여러분의 봉사에 항상 따라다니는 신념은 다름 아닌
「의무」, 「명예」, 「조국」이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국가적인, 그리고 국제적인 수많은 문제거리를 놓고 논란을 벌이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며,
그 때문에 사람들이 각기 편을 가르기도 합니다.
하지만 여러분은 전쟁시 국가의 수호자로서,
국제 분쟁의 성난 물결에 맞서 조국을 지키는 안전 요원으로서,
그리고 전투라는 투기장에 나선 검투사로서 평정을 지키고,
침착하게, 초연한 입장을 지켜야 합니다.
한 세기 반 동안 여러분은 이 나라의 해방과 자유,
그리고 권리와 정의라는 신성한 전통을 방어하고, 수호하며, 지켜왔습니다.

 

우리 정치 과정상의 공과(功過)를 논하는 일은 민간인들에게 맡겨두도록 합시다.
지나치게 오랜 기간 동안의 방만한 적자 재정 탓으로,
지나치게 강력해진 연방 정부의 간섭 탓으로,
권력 집단의 힘이 너무 커져버린 탓으로,
정치가 너무 부패한 탓으로,
범죄가 지나치게 만연된 탓으로,
도덕적 가치가 너무 격하된 탓으로,
세금이 지나치게 인상된 탓으로,
극단주의자들의 폭력성이 지나치게 심화된 탓으로 인해 우리의 국력이 쇠약해진 것인지,
혹은 우리 국민의 개인적 자유가 당연히 그래야 하듯이
확고하고 완전하게 지켜지고 있는지 등을 말입니다.

 

이러한 국가적인 중대사들은
여러분 군인이 간여하거나 군사적으로 해결할 수 없는 것입니다.
여러분의 지표는 저 밤하늘을 밝히는 휘황한 횃불과도 같이 뚜렷한 바로
「의무」, 「명예」, 「조국」입니다.

 

여러분은 국가 방위 체계의 구조 전체를 결속시키는 지렛대 같은 존재입니다.
전쟁의 북소리가 울릴 때,
여러분 중에 누군가가 국가의 운명을 어깨에 걸머지는 위대한 중대장이 됩니다.

 

미 웨스트 포인트 육사 생도들은 국민을 한 번도 실망시키지 않았습니다.
여러분이 실망시킨다면 녹갈색 군복, 황갈색 군복, 푸른색 군복, 회색 군복을 입은
육해공의 수백만 영령들이 모조리 흰 십자가의 무덤에서 나와,
우레 같은 소리로 「의무」, 「명예」, 「조국」이라는 마법의 주문들을 외칠 것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여러분이 전쟁狂이라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그 반대로, 군인들은 다른 어떤 사람보다도 평화를 원합니다.
사실 전쟁으로 가장 고통받고 상처를 입는 이들이 바로 군인들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우리의 귓전을 떠나지 않고 맴도는 예언의 말이 있습니다.
가장 현명했던 철학자 플라톤의 말입니다. 『죽은 자만이 전쟁의 끝을 보았노라』라고.

 

저의 그림자가 점점 길어지고 있습니다. 인생의 황혼이 다가온 것입니다.
저의 지난날들은 희미해져갑니다. 그 소리, 그 빛깔이 말입니다.
지난날의 모습들을 꿈결처럼 보여주며 명멸하고 스러져갑니다.
그 추억은 놀랄 만큼 아름다운 것으로,
어제의 눈물로 얼룩지기도 하고, 미소로 달래어지고 어루만져지기도 합니다.
그럴 때면 저는 메마른 귀를 기울여, 마치 마법의 가락처럼 가냘픈 기상나팔 소리와
둥둥거리며 멀리서 울려퍼지는 북소리를 듣습니다.

 

잠이 들면 꿈속에서 찢어질 듯한 총성과, 銃身(총신)의 덜그럭거리는 소리,
그리고 이상하고 구슬픈 戰場의 중얼거림이 또다시 귓전을 맴돌곤 합니다.
하지만 회상이 끝날 무렵이면, 저는 언제나 웨스트 포인트에 돌아와 있습니다.
그곳에는 항상 메아리지고, 다시 메아리져 오는 목소리가 있습니다.
「의무」, 「명예」, 「조국」이라는.

 

오늘로써 여러분과 함께하는 점호는 마지막이 됩니다. 하지만 여러분이 알아주기를 바랍니다.
제가 숨을 거두고 저승의 강을 건너는 그 순간에,
저의 마지막 의식 속에는 陸士(육사), 육사, 또 육사에 대한 생각뿐일 것임을 말입니다.

 

여러분, 안녕히 계십시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창이 닫힙니다

웨스트포인트 사관학교 전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