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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청해전 승리의 주역 '참수리 325정'

대청해전 승리의 주역 '참수리 325정'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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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09.12.08 20:14

대원들 “우리는 연평해전의 후예들”

“전원 전투배치, 일제회전 좌현 210도, 타깃거리 3천300, 탄창 장전, 실탄 장전, 조준 쏘기시작!”

우리 고속정 ’참수리 325정’ 정장 김상훈(해사 59기)대위의 긴박한 전투배치 명령과 전투준비를 알리는 요란한 벨 소리가 나자마자 28명의 장병이 각자 정 위치한 시간은 불과 10초 남짓.

조타실에서는 조타장과 전탐장, 기관장이 RPM(기관회전속도)을 높여가며 북한 경비정의 접근위치 및 속도를 소리쳐 알렸다.

3차례의 경고통신을 무시한 채 남하하던 북한 경비정에 경고사격을 하던 참수리 325정의 벌컨포와 40㎜ 함포가 북한 경비정의 조준사격에 맞서 일제히 불을 뿜었다.

불과 2분 만에 4천900여 발의 집중포격을 받은 북한 경비정이 검은 연기와 함께 불꽃을 피우며 NLL을 통과해 북상하기 시작했다.

참수리 325정에 접근할 당시 아군과 같은 색상(주황색)의 방탄복을 입고 갑판에 올라와 있어 눈에 띄던 북한군의 모습은 아예 보이질 않았다.

“전투배치 해제, 상황 끝”. 우리 측 피해는 참수리 325정에 북한 경비정에 의한 피탄자국 23곳에 불과했다.

지난달 10일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침범한 북한 경비정을 격퇴한 참수리 325정이 8일 오후 평택항 해군 제2함대 기지에서 대청해전의 상황을 재연했다.

전역을 50일 앞둔 김재욱(23)병장은 “북한 경비정의 조준사격에 긴장은 했지만, 1차 연평해전에서 대승한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자신감이 있었다”며 “전역 후에도 친구들에게 승리의 주역이었다는 사실을 자랑할 수 있게 돼 뿌듯하다”라고 말했다.

전장 37m, 폭 6m의 날렵한 참수리 325정의 조타실 입구에 부착된 ’참-325 승조원의 길’에는 “우리는 연평해전의 후예들이다”란 강령이 있다.

연평해전 당시 참수리 325정의 활약으로 북한군은 어뢰정(신흥급.40t) 1척이 격침되고 경비정(상해급.150t) 1척이 반침몰된 상태에서 예인됐으며, 대청급(420t) 경비정 등 4척이 기관실 등 선체가 크게 파손되는 피해를 보았다.

사상자도 20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우리 해군의 피해는 함정 2척이 약간 손상되고, 장병 9명이 경상을 입는데 그쳤다.

이처럼 지난 1999년 1차 연평해전에서 대승을 거둔 참수리 325정은 우리 해전사(海戰史)에 길이 남게 됐다.

“우리 해군의 수차례에 걸친 경고통신에도 불구, NLL을 침범하는 적 함정의 조준사격을 무마시키기 위해 응사했다”는 김 대위는 “북한 경비정이 재차 도발할 경우 즉각 격퇴할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10년 전처럼 북한 경비정을 반파시켜 선배의 뒤를 이은 김 대위는 9일 정부로부터 영예의 충무무공훈장을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