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비밀접촉 전과정 녹음기록 공개할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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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1.06.09 16:57 / 수정 : 2011.06.09 18:28
- ▲ 남북정상회담 / 출처=조선일보 DB
지난 5월 남북 비밀접촉에 참여했던 북한 최고권력기구 국방위원회(위원장 김정일) 정책국 대표는 9일 “남측이 비밀접촉의 진실을 은폐한다면 녹음 기록을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인택 통일부 장관은 최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녹취록(녹음 기록)은 없다”고 했었다.
정책국 대표는 이날 조선중앙통신 기자와 문답을 통해 “(김태효, 김천식, 홍창화) 모두가 끝끝내 진실 밝히기를 거부하고 동족 기만과 모략 날조에 매달린다면 우리는 불가피하게 접촉 전 과정에 대한 녹음기록을 만천하에 공개하지 않을 수 없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상회담 개최를 위한 접촉이 아니었다는 정부의 해명에 대해, 그는 “김천식은 이번 비밀접촉은 정상회담 개최를 위해 대통령의 직접적인 지시와 인준에 의해 마련됐다고 의미를 부각시켰다”면서 “통일부 장관 현인택이 전 과정을 주관했으며, 청와대에도 그가 단독선을 통해 상황보고를 하고 있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들은 북측에서 보면 사과가 아니고 남측에서 보면 사과로 간주되는 절충안이라도 내놓자고 빌붙었다”면서 “그것도 통하지 않자 나중에는 최소한 유감이라도 표시해주면 그것을 사과로 받아들이고, 지금까지의 대결정책도 철회할 것이고 정상회담도 빨리 추진할 수 있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김태효는 현 당국은 매우 급하다면서, 대통령의 의견을 반영해 작성했다는 일정계획을 내놓았다”며 “말레이시아에서 비밀접촉을 한 번 더 갖고 장관급 회담을 한 후 6월 판문점에서, 8월 평양에서, 내년 3월 서울에서 핵안보정상회의가 진행되는 기간에 정상회담을 연속 갖자는 시간표였다”고 말했다. 정상회담 일정을 제안한 적이 없다는 정부 설명을 반박한 것이다.
우리 측이 ‘돈 봉투’를 전달하려고 했던 과정도 상세하게 묘사했다. 그는 “(비밀)접촉이 결렬에 이르게 되자, 김태효의 지시에 따라 홍창화가 트렁크에서 돈 봉투를 꺼내 들었고, 김태효는 그것을 받아 우리 손에 쥐여주려고 하였다. 우리가 즉시 쳐 던지자 김태효는 얼굴이 벌게져 안절부절못했으며 홍창화는 어색한 동작으로 트렁크에 황급히 돈 봉투를 걷어 넣고 우리 대표들에게 작별 인사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돈 봉투가 숙식비용이었다는 정부 해명에 대해, “우리 대사관에서 숙식 등을 보장했다는 것을 아는 그들이 대사관에 체류비를 주려고 돈 봉투를 마련했겠느냐”고 반문했다.
북한의 이런 주장에 대해 통일부는 “녹취록도 없고, 돈 봉투도 전달하려 한 적이 없다”는 기존 입장을 반복했다.
앞서 북한 국방위원회 대변인은 지난 1일 조선중앙통신과의 문답을 통해 “지난 5월 9일부터 통일부 정책실장 김천식, 국가정보원 국장 홍창화, 청와대 대외전략비서관 김태효 등이 중국 베이징(北京) 비밀접촉에 나와 ‘정상회담’을 위한 장관급 회담을 5월 하순 개최하자고 제안했다”고 밝혔다. 북한이 비밀접촉에 나선 우리측 인사들의 실명(實名)까지 거론하며 남북 비밀접촉을 일방적으로 공개한 것은 유례가 없는 일이다.
정부는 같은 날 통일부 대변인 논평을 통해 “우리의 진의를 왜곡한 일방적 주장”이라며 “이런 태도는 남북관계 개선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매우 유감스럽다”고 했다. 현인택 통일부 장관은 지난 2일 “비공개 접촉을 한 것은 사실이지만, 정상회담이 아니라 천안함 사건과 연평도 포격에 대한 북한의 분명한 시인과 사과, 재발방지를 받아내기 위해 비밀접촉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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