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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도 일하는데… 맞벌이 가정엔 횡포”

토요일도 일하는데… 맞벌이 가정엔 횡포”

간호조무사 3교대 근무 임미선 주부

경향신문 | 정희완 기자 | 입력 2011.06.14 22:08

 




"정부는 맞벌이 부부의 아이들을 위한 구체적 대책을 내놔야 합니다."

서울 이대목동병원에서 간호조무사로 일하고 있는 임미선씨(37)는 14일 '주5일 수업제'를 실시하겠다는 교육과학기술부의 발표에 한숨부터 내쉬었다.

맞벌이를 하는 임씨는 초등학교 2학년 아들(8), 유치원생 아들(7)과 다섯살 난 딸을 두고 있다. 병원은 3교대로 움직이기 때문에 토·일요일에도 근무를 할 때가 많다.

임씨는 세 아이를 모두 친정집에 맡기고 있다. 친정어머니도 직장에 다녀 아버지가 아이들을 돌본다. 그는 "지금도 평일에 아이들을 맡기고 있는데 눈치도 보이고 죄송스럽다"며 "그렇다고 토요일까지 아이들을 학원에 보내기에는 형편이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임씨는 "한 직장 동료는 주5일 수업제 실시에 대해 '횡포'라는 표현까지 썼다"며 "갈 곳 없는 아이들을 위해 견학이나 체험학습과 같은 대체프로그램을 마련해줬으면 한다"는 바람을 표시했다. 그는 "빠듯한 살림에 일을 그만두기는 힘들다"고 했다.

임씨는 "그나마 나는 맡길 데라도 있어 사정이 나은 편이지만 아무도 돌봐줄 사람이 없는 아이들은 비싼 돈 내고 학원에 보내야 할 것 아니냐. 사교육비만 증가하는 것 아닌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도 학교장 재량 휴일 등이 실시되기 때문에 학습진도를 맞추기 위해 시험을 몰아서 보는 경향이 있는데, 이런 현상이 더 심해지지 않겠느냐"고도 했다.

< 정희완 기자 roses@kyunghya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