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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이혼녀 택한 남성에게 '세상 살 줄 아는 남자' 칭호

北, 이혼녀 택한 남성에게

'세상 살 줄 아는 남자' 칭호

입력 : 2011.06.21 16:59 / 수정 : 2011.06.21 17:04

화려한 옷을 차려입은 북한 여성들이 26일 뉴욕 필 공연을 관람하기 위해 평양의 동평양대극장에 도착하고 있다/출처=연합뉴스

 

 

 

북한 주민의식이 크게 변화하고 있다. 특히 다소 엄격했던 남녀관계가 변하면서, 최근에는 북한 남성 사이에서 결혼상대로 이혼녀를 선호하는 풍조가 생겨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생활의 안정’을 꾀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21일 대북전문매체 열린북한방송은 함경북도 청진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에서는 200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이혼녀와 결혼한 남성들은 ‘반편’(바보)이라고 부를 정도였지만, 최근에는 능력 있는 이혼녀를 선택한 남성에게 ‘(세상을) 살 줄 아는 남자’라는 칭호를 붙인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이어 “이제 북한에서 처녀와 총각만이 결혼하는 시대는 지났다”면서 “이혼녀라도 경제적 능력만 있다면 총각들이 마다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소식통은 “북한의 남성들은 능력 있는 이혼녀와의 결혼을 가난을 모면할 하나의 기회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남성들이 직장에서 받는 것이 워낙 적기 때문에 ‘부인의 능력’이 없으면 가정을 유지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특히 농촌 출신 제대군인들은 도시에 사는 이혼녀와의 결혼을 원하는 이유가 따로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농촌 출신 제대군인은 당의 방침으로 농촌에서 살아야 하지만, 도시의 이혼녀와 결혼하고 상부에 돈을 바치면 도시로 갈 수 있다는 설명이다. 더구나 제대군인의 경우 복무를 마치면 빈털터리나 다름없고, 세상물정에 서툴러 사회적응이 쉽지 않기 때문에 이혼녀의 경제적 배경은 매력적인 조건이 된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상이군인들에게 시집가려는 처녀들이 줄을 섰다는 북한의 선전은 이제 옛날이야기”라고 말했다.

김영수(정치외교학) 서강대 교수도 지난해 열린 민족화해협력범국민 협의회 초청 특강에서 “북한에서 여성의 지위가 향상되면서 연하의 남성과 연애하거나 결혼하는 것도 대수롭지 않게 됐다”면서 “돈이 있는 이혼여성이 총각하고 사귄다는 이야기나 ‘2살 아래 정도면 괜찮다’는 말이 떠돈다”고 전했다.

김 교수는 “과거 북한에서 연하의 남성과 결혼하는 것은 이사를 가야 할 정도로 부끄러운 일이었는데 굉장한 변화가 생겨난 것”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는 경제난이 심화되면서 장마당에 여성들이 나가 경제적 독립을 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