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광복 기자
2011-06-21
北, ‘서민층 화장지는 옥수수 껍데기’
북한의 농촌 지역 주민 70%가 사용하는 화장지 대용품은 옥수수
껍데기가 대표적이다
북한에서 농촌지역을 비롯한 일부 주민들이 ‘화장지’대신 옥수수 속껍데기를 사용하고 있다고 21일 북한 내부소식통이 전했다.
소식통은 “요즘 농촌동원기간이어서 농촌에 일하러 갔다가 놀랐다”면서 “볼 일 보러 변소(화장실)에 갔는데 화장지는 없고 한 구석에 수북이 쌓여있는 강냉이 오사리(옥수수 속껍데기)만 쌓여있어 할 수 없이 그것을 종이 대신 쓰고 나왔다”고 전했다.
그는 “변소에서 나와 그 곳 농장원에게 물으니 종이가 없어 그걸로 대신한다는 말을 듣고 안쓰러운 생각에 마음이 아팠다”면서 “이 곳뿐 아니라 여기(북한)서는 농촌 어디 가나 이 같은 상황이다”고 전했다.
북한에서는 흔히 ‘화장지’대신 종이를 사용한다. 신문지나 노트, 심지어 잡지책들도 ‘화장지’대용품으로 이용된다. 그런데 이 같은 것도 도시 사람들의 전유물이지 시골 사람들은 재정적인 어려움으로 이조차 차려지지 않는다.
더구나 학생이 있는 세대들에서는 아이가 쓰고 난 책이 있어 다행이지만 그나마도 없는 가정들에서는 아예 ‘화장지’원천 자체가 없는 상태다.
이런 가정들에서는 종이를 쓰려면 할 수 없이 신문지나 잡지를 사야 하는데 하루 한 끼 먹기조차 어려운 판에 종이를 산다는 것은 말도 되지 않는다.
통신원은 “자신의 집에서도 시장에서 파는 노동신문을 사서 화장지로 쓴다”면서 “그러나 시내에서 멀리 떨어진 농촌 마을들에서는 신문지조차 없어 옥수수 껍데기가 화장지로서는 제격일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불가피하게 ‘종이 대용품’이 필요한데 시골에서는 유일한 대용품이 옥수수 껍질이나 콩잎이다. 특히 옥수수 껍질은 시골 어디서나 가장 흔히 접할 수 있는 대용품으로 거의 모든 시골사람들이 옥수수 껍질을 ‘화장지’대신 사용한다.
거칠고 마른 겉껍질을 벗겨버리고 속껍질을 사용하는데 거기에 약간의 물을 추겨서 쓰면 노긋노긋한 감촉이 오히려 거친 잡지종이보다 더 나을 수도 있다.
통신원은 “도시의 힘 있는 간부들이나 부유층들은 중국산 화장지도 좋지 않다고 일본산 화장지만 골라 쓰고 있다”면서 “그런데 우리 같은 일반 주민들은 화장실 전용 화장지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것만으로도 모르는 주민들에게 호기심을 받을 정도다”고 전했다.
농촌 주민들은 “먹을것도 없는데 언제 그런(화장지)것까지 생각할 여유가 있는가”면서 “화장진지 뭔지는 없어서 강냉이 껍데기를 쓰면 되지만 강냉이밥이라도 하루 세끼 배부르게 먹을 수 있게만 해준다면 더 바랄 것 없겠다”고 말하고 있다.
통신은 끝으로 “우리 북한주민들이 한글(조선글)은 일고 있어도 아직도 문명퇴치를 하자면 우선 김정일이 죽든지 아니면 이 나라에 큰 변화가 일어나야 한다”면서 “전용화장지조차 모르고 사는 북한 주민들은 그야말로 인간 감옥에서 생활하고 있다”고 안타까운 심경을 토로했다.
http://www.fnkradi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