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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ience

수컷의 매력 진화, 암컷이 제한

공작의 날개로부터 복잡한 새의 노래, 개구리의 울음소리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동물 수컷들이 암컷을 유혹하기 위해 현란한 외모와 기교를 진화시켜 왔지만 일정한 한계를 넘어가지 않는 것은 암컷이 그 매력을 느끼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라는 최신 연구가 발표됐다고 사이언스 데일리가 보도했다.


  


미국 과학자들은 개구리 관찰을 통해 수컷의 장기 자랑이 한도를 넘으면 암컷이 차이를 인식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사이언스지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이런 현상의 원인이 포식자를 견제하기 위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만일 어떤 수컷 개구리의 노래 기교가 지나치면 결국은 박쥐 등 포식동물에 잡아먹히기 때문에 암컷을 유혹하는 보람이 없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울음 소리로 유명한 남미의 퉁가라 개구리를 관찰한 결과 암컷의 뇌는 어떤 정보는 처리하지만 다른 정보를 처리하는 능력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퉁가라 개구리 세계에서는 수컷들이 한 곳에 모여들어 긴 소리(whine)와 짧은 소리(chuck)로 이루어진 노래를 부르는데 암컷들은 짧은 소리를 많이 내는 수컷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수컷들은 짧은 소리를 되도록 자주 섞어 노래를 하려고 하지만 연구진의 관찰 결과 암컷들은 긴 소리와 짧은 소리가 일정한 비율로 나는 것을 좋아할 뿐 짧은 소리를 너무 많이 내는 경우 오히려 별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컷 퉁가라 개구리의 노래는 암컷 외에 개구리를 먹이로 삼는 박쥐(Trachops cirrhosus)를 불러들이며 박쥐들도 짧은 소리에 더 이끌린다.

연구진은 이 박쥐 때문에 수컷의 노래 기교가 더 이상 발달하지 않는 것인지 확인하기 위해 박쥐들의 반응을 조사했다. 그 결과 박쥐들 역시 일정한 비율로 길고 짧은 소리가 나는 것을 선호하지만 짧은 소리를 더 낼수록 오히려 잡아먹힐 위험은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 연구 결과는 포식자의 위험 때문에 수컷의 소리가 진화의 한계에 부딪히지는 않는다는 것을 말해준다. 짧은 소리가 무한정 늘어나는 것을 막는 것은 결국 암컷의 인지능력"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