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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정보

1병에 1500만원… 100년 된 샴페인 뭐가 다를까?

1병에 1500만원… 100년 된 샴페인 뭐가 다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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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1.09.14 03:07

모엣&샹동, 1911년産 공개… 적은 기포로 혀 톡톡 간질여

100년 묵은 샴페인은 어떤 맛일까. 100년 동안이나 간직할 수 있는 비법은 무엇일까.

프랑스 샴페인업체 모엣&샹동(Moet&Chandon)이 지난 9일 중국 상하이(上海) 한 호텔에서 1911년산 자사 샴페인<사진>을 공개했다. 모엣&샹동 홍보대사인 할리우드 스타 스칼렛 요한슨이 행사의 여주인(hostess)을 맡았다.

샴페인은 대개 생산연도를 붙이지 않는다. 서로 다른 포도밭에서 서로 다른 해에 생산한 와인을 섞는 '블렌딩(blending)'을 통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1911년산 샴페인처럼 특정 연도의 포도만 사용해 생산연도가 분명한 '빈티지 샴페인(vintage champagne)'은 작황이 유난히 좋은 해에만 생산된다. 모엣&샹동 수석와인메이커 베노아 구에즈(Gouez)씨는 "1911년이 그런 해였다"면서 "1743년 창업 이래 260년이 넘는 동안 빈티지 샴페인을 생산한 건 69번뿐"이라고 했다.

모엣&샹동(Moet&Chandon)사는 1911년산 샴페인을 그동안 프랑스 샹파뉴지방 에페르네시(市)의 자사 지하저장고에서 보관해 왔다고 한다. 이 저장고는 연중 섭씨 10~12도를 유지하고 있다.

할리우드 스타 스칼렛 요한슨(오른쪽 앉은 사람)이 9일 100년 된 샴페인 공개행사에서 모엣&샹동 CEO 다니엘 랄롱드와 건배하고 있다. /모엣&샹동 제공
좁고 높은 샴페인용 잔에 따라진 1911년산에서는 기포가 올라오지 않았다. 샴페인 특유의 황금빛을 띠기는 했지만 갈색이 돌았다. 와인이 산화됐다는 증거로, 오래된 와인에서 나타나는 색깔이다. 샴페인을 한 모금 입에 머금었다. 약하지만 혀를 톡톡 간질이는 느낌이다. 기포가 보이지는 않지만 존재하는 듯했다. 신선한 과일향과 산미가 강렬하지는 않지만 즐길 만큼은 남아있는 게 놀라웠다.

1911년산은 일반 판매를 하지 않으니 가격이 매겨져 있지 않다. 하지만 추정해볼 수는 있다. 행사에 앞서 지난 4일 홍콩에서 열린 와인경매에서 이 샴페인 6병이 든 케이스가 8만5000달러(9100여만원)에 낙찰됐다. 1병에 1500만원쯤인 셈이다. 경매 수익은 한 환경보호단체에 전액 기부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