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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영 특파원의 '뉴욕, 뉴요커'] 뉴욕 역사상 최고 임대료(15년간 3억달러) 내고 日 저가 브랜드, 명품거리 입성

[김신영 특파원의 '뉴욕, 뉴요커'] 뉴욕 역사상 최고 임대료(15년간 3억달러) 내고 日 저가 브랜드, 명품거리 입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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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1.10.17 03:05

뉴욕 역사상 가장 비싼 임대료, 8300㎡(약 2510평)의 3층 매장, 100개의 피팅 룸과 50개의 계산대…. 뉴욕 최고의 명품 거리인 5번가(5th Ave), 명품 보석 브랜드 티파니 부근에 14일 문을 연 거대한 새 매장 앞에 긴 줄이 늘어섰다. 길 건너 롤렉스·제냐·카르티에 등 명품 브랜드를 마주 보고 있는 5번가, 센트럴파크 동쪽에 이날 개장한 매장은 '유니클로'. 명품과는 거리가 먼 일본의 저가 브랜드다.

30~40분을 기다려 매장에 들어선 손님들은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발열 내의 '히트테크', 매장 오픈 기념 특가인 49.90달러(약 5만7000원)에 파는 패딩 점퍼, 12.90달러짜리 청바지 앞으로 몰려갔다. 패딩 점퍼를 고르던 엘렌 셀긴(32)씨는 "원래 알던 브랜드는 아닌데, 셔츠를 9.90달러에 판다는 광고를 보고 개장일에 맞춰 브루클린에서 찾아왔다"고 했다.

지난 14일 명품의 거리로 유명한 뉴욕 5번가에 문을 연 저가 브랜드 ‘유니클로’ 매장. /김신영 특파원

유니클로 매장 중 세계 최대 규모인 5번가 매장에 유니클로는 '글로벌 플래그십 스토어'란 이름을 붙였다. 미국의 클래식 남성 정장 브랜드인 브룩스브라더스가 한때 입점했던 '5번가 666번지'를 차지하기 위해 유니클로는 '15년간 3억달러'를 지불하기로 했다. 이 계약은 5번가는 물론, 뉴욕의 소매점 임대 계약 역사상 가장 비싼 금액으로 기록됐다.

유니클로의 5번가 입성은 금융위기 이후 이어진, 저가 브랜드의 5번가 점령을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지갑이 얇아진 중산층 소비자들이 명품 소비를 줄이고 한철 입고 버리는 이른바 '패스트 패션(fast fashion)'으로 대거 몰려가면서 뉴욕 명품거리엔 저가 브랜드가 속속 들어섰다.

지난 2년 동안 5번가엔 각국의 저가 패션 대표 브랜드인 스페인의 '자라', 스웨덴의 'H&M', 미국의 '포에버21'·'홀리스터' 등이 입점하며 명품거리의 '얼굴'을 바꿨다. 매출 부진과 비싼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한 명품 브랜드들은 임대료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다른 지역으로 옮겨가거나 문을 닫았다.

블룸버그는 "금융위기 이후 소비자들이 허리띠를 졸라매면서 5번가 매장들은 1930년대 이후 처음으로 2년 연속(2009~2010년) 매출 감소를 겪었다. 유니클로의 5번가 입성은 뉴욕 최고의 명품 거리인 5번가의 저가 브랜드 공세가 앞으로 더 거세질 것이라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키워드] 패스트 패션(fast fashion)유니클로자라(ZARA)H&M포에버21홀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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