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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1.10.22 03:03 / 수정 : 2011.10.22 10:26
- ▲ 리비아 시르테에서 20일 시민군에게 생포된 무아마르 카다피의 가발이 벗겨진 모습이 드러났다. 풍성하고 검은 곱슬머리는 카다피의 트레이드 마크였지만 실은 탈모를 감추기 위해 십여년 전부터 가발을 사용했다. /AFP 연합뉴스
최소 16년 전부터 가발 착용
모자 즐겨 써 그동안 잘 몰라
1995년엔 모발 이식 수술도
美, 카다피 사망 확인 위해
빈 라덴 때처럼 '얼굴인식' 동원
평소 외모에 남다른 관심과 투자를 쏟았던 무아마르 카다피는 시민군에게 쫓기는 마지막 순간까지 가발을 쓰고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리비아 국가과도위원회(NTC)의 마흐무드 지브릴 총리는 20일 "카다피의 시신을 확인한 결과 시민군에게 체포될 당시 부분 가발을 쓰고 있었다"고 말했다. NTC 측은 미스라타의 한 병원에서 시신이 카다피임을 확인하기 위한 유전자 검사를 위해 머리카락을 뽑다가 이런 사실을 알아냈다고 전했다.
카다피는 외부 행사 때 모자를 즐겨 쓰고 나타나, 가발을 사용한다는 사실은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숱이 많고 헝클어진 검은 곱슬머리는 카다피의 트레이드 마크다. 미국 등에서는 머리카락이 무성한 카다피 분장용 가발도 팔고 있다.
카다피는 하지만 적어도 16년 전부터 탈모(脫毛)를 숨기기 위해 가발을 착용해왔던 것으로 보인다. 1995년 트리폴리에서 비밀리에 카다피에게 안면 주름 제거 수술을 해준 브라질 성형외과 의사는 이때 모발 이식 수술도 함께 해줬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카다피는 53세였으며 가발을 쓰고 있었다고 했다.
카다피가 42년 독재하는 동안 가발로 숨겨왔던 맨머리는 20일 시민군에 의해 최후를 맞이하고 나서야 만천하에 드러났다. 워싱턴포스트는 "카다피가 살려고 도망치는 순간에도 가발을 쓰고 있었지만, 이번에 가발이 벗겨지면서 독재자의 허영심도 벗겨졌다"고 평했다.
한편 카다피의 사망을 확인하기 위해 미국은 지난 5월 오사마 빈 라덴 사망 당시와 마찬가지로 '얼굴 인식(facial recognition)' 기법을 동원했다고 미국 ABC 뉴스가 보도했다.
미 당국이 사용하는 얼굴 인식 프로그램은 "사람 얼굴을 마치 지형을 측량하듯이 분석한다"고 알려졌다. 미간 넓이, 코 길이, 눈구멍 깊이, 광대뼈 모양, 턱뼈 길이 등을 다면적으로 측량하고 분석하는 것이다. 여러 측량 분야에서 얼마나 일치하느냐에 따라 동일 인물인지를 판단한다.
ABC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리비아발(發) 뉴스를 접하고 카다피의 사망을 95% 정도 확신했지만 여전히 100% 신뢰하지는 못했다. 정보 분석 요원들이 이날 리비아 방송에 나온 카다피의 얼굴 이미지를 인식 프로그램에 넣고 대조·판독한 결과 '카다피의 얼굴이 맞는다'는 결론이 나왔다. 그제야 카다피의 최후를 확신한 오바마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카다피 사망 사실을 공식 확인하는 특별 성명을 발표했다.
[포토] 반군에 붙잡힌 카다피의 저항, 격렬했던 현장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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