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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ience

대통령도 깜짝놀란 '한반도 온난화 속도'

입력 : 2011.11.29 03:07

정부, 재검증 했지만 결과 그대로… "기온상승 4배 빨라져"
2050년 한반도는 - 겨울 27일 줄고 여름 19일 늘어… 해수면 27㎝까지 상승 전망

온난화로 인한 우리나라의 기후변화가 당초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진행돼 과거 100년(1912~2010년)간 진행됐던 만큼의 변화가 향후 10년간 급격히 일어날 것이라는 정부 분석이 나왔다. 최근 40년(1971~2010년)과 비교해서는 기온 상승 속도가 최대 4배까지 빨라질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 40년간 우리나라의 평균 기온 상승 폭은 1.4도였지만 향후 10년간 최대 1.5도 상승할 것으로 분석됐다.

대통령 직속 녹색성장위원회와 환경부·기상청 등 정부 8개 부처는 이런 내용의 '기후변화의 새로운 양상과 기본 대응 방향' 보고서를 작성해 지난달 30일 이명박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보고서 내용에 대해 이 대통령이 "(파장이 클 수 있으니) 전문가 검증을 거쳐 발표하라"고 지시해 이후 약 한달간 재검증했지만 결과는 대동소이했다고 정부 관계자는 전했다. 이 보고서를 주도적으로 작성한 기상청은 유엔 산하 기후변화 연구기구인 '정부 간 기후변화협의체(IPCC)'가 지난해 제시한 '신(新)기후변화 시나리오'를 처음으로 적용해 우리나라의 기후변화를 분석했다. 이 내용은 29일 발표될 예정이다.

본지가 28일 입수한 이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00년간 한국의 평균 기온은 섭씨 1.8도 상승했으나 2020년에는 최대 1.5도 상승한 13.8도, 2050년에는 최대 3.7도 오른 16도가 될 것으로 예상됐다. 정부 관계자는 "IPCC의 기존 시나리오에 따르면 2050년 기온 상승 폭은 섭씨 2도였지만 '신시나리오'는 (이보다 85% 증가한) 3.7도"라면서 "기후변화 속도가 지금까지의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수준에서 진행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지구 기온 상승으로 극지·고산지대의 빙하가 녹으면서 2050년 우리나라 해수면 높이는 기존 전망치(9.5㎝)의 2.8배인 27㎝까지 상승할 것으로 분석됐다. 연평균 강수량 역시 2020년엔 9% 증가한 1378㎜, 2050년엔 15.6% 증가한 1461㎜로 전망됐다. 특히 서울·경기지역과 남해안의 강수량 증가 폭이 클 것이라는 내용도 보고서에 포함됐다.

폭염(暴炎·일 최고 기온이 섭씨 33도 이상)과 열대야(해가 진 뒤의 최저 기온이 25도 이상), 집중호우(일강수량 80㎜ 이상) 같은 극한 기상현상도 2050년에 대폭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작년 전국 평균 8.8일인 폭염은 2020년 10.3일, 2050년엔 25.1일로 늘고 열대야 발생일수(서울 기준)는 작년 7.8일에서 2020년 11일, 2050년 31.6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