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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ience

삼성과 핵전쟁 불사하겠다던 잡스 물밑에서는 협상 중

입력 : 2011.12.04 15:28

스티브 잡스. /조선일보DB
삼성을 비롯한 안드로이드 휴대폰 진영과 사활(死活)을 건 특허 전쟁을 벌이는 애플이 핵전쟁을 불사하겠다는 공식 발표와 달리 물밑에서는 핵심 기술을 이전하겠다는 제의를 하는 등 협상에 적극적이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미국 IT전문 매체인 '버지(Verge)'는 지난 2일 루시 고(한국명: 고혜란) 미 연방지방 법원 판사가 내린 판결문에서 검은색으로 지워진 부분을 복원한 결과, "애플은 핵심 기술을 이미 노키아, IBM에 기술 사용료를 받고 제공했다"며 "삼성전자에도 동일한 제안을 했지만, 타결점을 찾지는 못했다"는 내용이었다고 3일(현지시각) 보도했다.

고 판사는 삼성전자의 스마트폰과 태블릿PC가 애플의 특허를 침해했다며 미국 판매를 금지해 달라는 애플의 요청에 대해 "특허 침해가 일부 인정되지만, 애플이 심각한 피해를 당하지는 않았다"며 기각했다.

버지는 고 판사가 내린 판결문에서 검은색으로 지워진 부분을 복원했다. 복원된 판결문에서 애플이 운영체제인 iOS의 '스크롤백'이라는 기술을 노키아, IBM에 사용료를 받고 제공하기로 합의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 기술은 애플이 삼성전자를 공격했다는 주된 근거로 사용됐다고 버지는 전했다.

애플은 스크롤백을 삼성전자가 기술료를 내고 사용하라는 제안을 작년 11월 제안했지만, 거부당했다고 버지는 전했다.

애플이 특허소송 관련 물밑에서 삼성전자와 협상에 나섰다는 사실은 예상 밖이다. 협상에 나설 당시 애플 CEO였던 스티브 잡스는 삼성전자를 비롯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제조사에 "애플의 자금 400억 달러(약 44조원)를 전부 투입해서라도 상황을 바로잡겠다"며 "안드로이드 진영을 무너뜨리기 위해서는 기꺼이 핵전쟁을 불사하겠다"고 말했었다.

결국 안드로이드 진영에 특허 공세를 퍼부으면서, 한편으로는 협상으로 실속을 챙기려는 애플의 양동 작전이 이번 판결문으로 드러났다는 평가다.

이와 관련해 삼성전자는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