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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ience

진화하는 전투기와 스텔스의 역사

 

진화하는 전투기와 스텔스의 역사

 

스텔스의 2세대로 손꼽히는 F-117A

[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정부와 군 당국이 스텔스 기능을 갖춘 5세대 전투기를 도입하는 차세대 전투기(FX 3차)가 이르면 오는 2015년 실전 배치될 것으로 보인다.

군은 2016년부터 모두 60대의 차세대 항공기를 들여와 운영할 자체계획을 세웠으나 지난해 말 예산당국과 국회의 반대에 부딪혀 국방예산에 차세대 전투기 착수금 157억원을 반영하지 못했다. 이에 착수금이 빠지면서 2016년 전력화 개시 목표를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었다.

그러나 레이더에 잡히지 않는 스텔스 전투기 도입을 서둘러야 한다는 정부 내 목소리가 커지면서 분위기가 달라져 이르면 2015년부터 전력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방위사업청청이 사업추진의 장애물이 없다고 가정해 잡아놓은 계획을 보면 올해 상반기 사업추진전략을 짜고 6월 방위사업추진위원회 승인을 거쳐 하반기에 제안요청서(RFP)를 작성하도록 돼 있다. 내년 초 사업공고를 통해 후보업체로부터 제안서를 받고 업체가 제시한 기종에 대한 시험평가를 거쳐 내년 8월 기종을 선택해 계약을 체결하게 된다.

현재 차세대 전투기 후보로 떠오르는 기종은 록히드 마틴의 F-35, 보잉의 F-15SE, 유럽항공방위우주산업(EADS)의 유로파이터 타이푼(개량형)이다. 차세대 전투기 도입 사업은 총 소요예산이 10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되며 F-4나 F-5 등 공군의 노후 전투기(로우급)를 대체하는 한국형 전투기(KF-X) 개발사업과도 연계돼 있다.

한국공군이 후보기종을 선택한 전투기들은 모두 4세대이상의 전투기로 분류된 최신예 전투기들이다.

스텔스의 2세대로 손꼽히는 F-117A


1세대 전투기의 문을 연 것은 1944년에 독일에서 개발된 메서슈미트(Messerschmitt)Me262다. 미국의 라이트형제가 1903년 12월 17일 최초로 동력비행에 성공한지 31년 후에 나온 제트전투기다. 메서슈미트 전투기는 제트엔진을 장착하고 1t미만의 무장을 장착할 수 있는 전투기로 2차 대전 후반기에 모습을 드러냈다.

미국이 이에 대항에 만든 전투기는 록히드형제가 설립한 록히드마틴사의 P-80 슈팅스타다. P-80은 1945년말부터 실전비행대대에 배치되고 5년 후에는 한국전쟁에 참가해 세계 최초로 제트전투기들간에 공중전을 치렀다. P-80은 록히드마틴사 내에서도 유명한 스컹크웍스 설계국의 켈리존슨(Kelly Johnson)팀이 만든 작품으로 영국제 고블린(Goblin)제트엔진을 결합해 완성됐다.

또 최초의 제트전투기 공중전에서 격추된 소련 MIG-15는 영국정부가 제공한 나인엔진으로 만튼 후퇴형 주날개 제트전투기도 있다. 소련은 한국전쟁당시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자 소련은 이 최신예 전투기를 중국과 북한에 지원해줬다. 또 이를 대적하기 위해 미국에서 동일한 후퇴형 주날개 설계기술을 적용해 F-86세이버(Saber)전투기를 만들어 한국전에 투입했다. 당시 투입된 세이버전투기 시리즈는 F-86F형이 마지막으로 1079대가 만들어졌다. 이밖에 1세대전투기에는 글로스트 미티어, 뱀파이어, 베놈 전투기 등이 있다.

1세대와 2세대사이에는 1.5세대 전투기도 있다. 1.5세대 전투기는 1세대보다 빠르고 공중전용 레이더 화력제어시스템을 장착했다는 특징이 있다. 미국의 F-86D, F-94, F-89, F-4D-1 등이 있다.

2세대는 초음속비행능력을 가지고 있으며 단거리 공대공 미사일은 물론 레이더 사격통제장치를 보유하고 있다. 2세대전투기로는 소련의 MiG-19, 프랑스의 쉬페르미스테르(Super Mystere), 스웨덴 사브사의 J-35 드라켄(Draken)전투기다. 스웨덴 사브사의 J-35 드라켄는 더블델타라는 이중 삼각날개를 달고 초음속 비행성능을 달성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 미국은 센추리(Centry)시리즈가 있으며 제식기호 100번부터 시작한다. F-100슈퍼세이버부터 F-101 부두(Voodoo), F-102델타대거(Delta Dagger), F-104 스타파이터(Starfighter), F-105 선더치프(Thunderchief), F-106델타다트(Delta Dart) 등이 있다. 이들 기체들은 공대공 전투용레이더와 미사일을 장착하고 음속 최대 2배속도로 비행할 수 있다.

3세대 전투기는 고성능 다목적 레이더, 중거리 공대공 미사일 운용능력, 공중급유를 통한 장거리 비행능력을 지닌 것이 특징이다. 3세대 선두주자 전투기는 미국의 F-4전투기다. 미국의 육해공군이 모두 채택할 정도로 다용도로 사용됐다. 하지만 소련은 음속의 3배인 MiG-25요격기, Su-15 요격기, Su-17전투공격기 등이 있다. 프랑스는 미라주 F1 다목적전투기를 실전배치하고 1980년대 중후반의 일명 탱커전쟁에서 이름을 날리기도 했다. 스웨덴은 J-35 드라켄의 후속작으로 J-37비겐(Viggen)을 내놓았다. J-37비겐은 삼각주날개 외에 기수에 삼각 보조날개를 추가로 장착했다.

4세대 전투기는 컴퓨터가 제어하는 고성능 레이더시스템으로 중거리 미사일을 운용한 것이 특징이다. 미국은 전문적인 제공전투기를 목적으로 F-14 톰캣(Tomcat), F-15(Eagle), F-16 팰컨(Falcon)을 내놓았다. F-14 톰캣은 전적으로 함대방어용으로 설계된 공중전 전용기체다. 또 미해군은 F-4팬텀을 대체할 다목적 전투기로 F/A-18 호넷(Hornet)전투기를 개발하기 시작했다. F/A-18호넷에는 항공기용 초기 디지털 시스템이 탑재됐다. 미공군은 다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F-15를 4년간 개량해 F-15E를 탄생시킨다.

MiG-23·25, Su-15·17를 운용해온 소련은 개량형인 MiG-29와 Su-27에 승부수를 걸지만 프랑스는 미라주Ⅲ가 수출시장에서 밀리면서 충격에 빠진다. 이에 내놓은 기종이 1978년 시제기를 내놓은 단발엔진형 미라주 2000이다. 하지만 쌍발엔진형 대형전투기의 필요성을 느껴 다시 개발한 것이 1986년 라팔(Rafale)이다. 이밖에 스웨덴은 J-37비겐 대체기종으로 J-39그리펜 개발를 내놓았다.

꼬리날개가 없는 전익기 B-2A폭격기

꼬리날개가 없는 전익기 B-2A폭격기와 항공모함.


5세대 전투기의 큰 특징은 스텔스 기능이다. 미국은 이미 1980년대 초반에 스텔스 능력을 연구하기 시작했고 이에 나온 결과물이 F-22A랩터(Raptor)와 F-35라이트닝(Lightning)Ⅱ다.

스텔스의 사전적인 뜻은 "레이더, 적외선탐지기, 음향 탐지기 및 육안에 의한 탐지를 포함한 모든 탐지 기능에 대항하는 은폐기술"을 말한다. 적에게 무조건 비행경로가 탄로나면 안된다는 것이다.

보통 비행기의 레이더 반사면적(RCS)은 점보여객기가 100㎡, B-1폭격기는 10㎡, 대형전투기는 5~6㎡, 소형전투기는 2~3㎡, 작은새는 0.01㎡, 곤충은 0.0001㎡다. F-22A랩터의 RCS는 0.0001㎡로 적이 전투기로 인식할 수 없다.

스텔스의 1세대는 SR-71블랙버드(Black Bird)다. 미국과 소련이 자국 상공에 상대국 유인항공기가 비행하는 것을 금지하는 협약을 맺자 미국은 목표상공을 직접 지나가지 않고도 정찰할 수 있는 정찰기를 개발한 것이다.

SR-71은 원래 RS(Reconnaissance Strike)-71이었다. 하지만 미국 린든 존슨 대통령이 1964년 신무기발표를 발표하면서 실수로 'SR-71'이라고 발표해 이후 정식명칭으로 사용됐다. SR-71는 SR-71A 정찰기가 29대, SR-71B 훈련기가 2대, SR-71C 복합용 훈련기 1대 등 총 32대가 생산됐다.

SR-71를 스텔스 1세대로 지칭하는 것은 내부구조와 최초 사용된 특수도료 때문이다. SR-71은 스텔스를 위해 기체내부를 레이더파가 항공기내부에 갇혀버리게 설계됐다. 또 겉 표면은 레이더전파를 흡수하는 특수도료를 기체표면에 도포한 최초의 유인항공기다.

스텔스의 2세대로 꼽히는 것은 생김새부터 특이한 F-117A다. 적의 레이더에서 발사된 레이더파를 다른 방향으로 반사하기 위해 곡면이 아닌 평면으로 만들어졌다. 항공기를 개발할때는 보통 공기역학전문가가 주임설계를 맡고 구조나 엔진전문가가 보조설계가를 맡는다. 하지만 F-117A는 애초부터 전자공학전문가가 주임설계를 맡았다. 이런 디자인에 도료를 입혀 완전한 것은 아니지만 적의 레이더에서 사라질 수 있었다.

F-117A가 세상밖에 공개된 것은 미공군에 실전 배치된 후 6년만이다. 1982년 8월에 처음 미군에 배치됐지만 공개된것은 1988년 11월이다. 그만큼 베일에 가려진 F-117A는 저격수라고도 불렸다. 폭탄창에 장착포인트가 2개밖에 없어 2발의 폭탄밖에 실을 수 없다. 하지만 위력은 어느 기종 못지 않았다. 레이더에 잡히지 않는 물체가 상공에 떠서 파괴력강한 유도탄을 던져놓고 사라진다면 어느 전투기보다 효율적일 것이다.

또 2세대 스텔기로 유명한 기종이 꼬리날개가 없는 전익기 B-2A폭격기다. B-2A는 수많은 업그레이드를 거쳐 블록 30은 통합직격탄(JDAM), 통합장거리무기(JSOW), 통합 공대지장거리무기(JASSM)을 운용할 수 있는 다기능 중폭격기로 변모했다.

1999년 3월 코소보 항공전에 첫 실전 투입된 B-2A는 아프간전쟁, 이라크전쟁까지 참여해 항속과 스텔스능력을 인정받는다. 또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유도병기를 여러 발 탑재해 미국의 군사전략에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게 된다.

마지막 3세대 스텔스기로 구분되는 것은 최신예기종으로 손꼽히는 록히드마틴사의 F-22 랩터와 F-35다. 랩터는 장소, 시간, 전투의 성격 등과는 상관없이 제공권을 장악하기 위해 탄생됐다. 공대지능력까지 갖춘 랩터는 록히드마틴의 F-16, 페어차일드 A-10, 보잉의 F-15·F/A-18같은 4세대 기종들이 나눠 하던 일을 단독 수행할 수 있다.

록히드마틴사의 F-22 랩터

록히드 마틴의 F-35는 1세기 최대의 국방획득사업으로 미 공군, 해군, 해병대의 3군 통합으로 진행되며 영국을 비롯한 8개국이 참가했다.


록히드 마틴의 F-35는 1세기 최대의 국방획득사업으로 미 공군, 해군, 해병대의 3군 통합으로 진행되며 영국을 비롯한 8개국이 참가했다. 다국적 기업이 참여하는 프로젝트명은 JSF(Joint Strike Fighter)이며 클린턴행정부 시절 예산절감차원에서 공동제작이 결정된 것이다. 또 F-22과 달리 슈퍼크루즈 기능이 배제돼 가격상승은 그리 없을 것이며 F-22랩터의 다음모델로 보기에는 무리수가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기체를 가장 먼저 인수하는 미해병대는 2012년 3월에 F-35B를 인수할 예정이며 1년 후인 2013년 3월에는 미공군이 F-35K를, 미해군이 F-35C를 인수할 것이다.
공동개발국들이 조달할 기체대수는 영국 F-35B 138대, 이탈리아가 131대, F-16 전투기 대체용으로 네델란드 공군이 85대, 터키 공군이 100대, 덴마크 공군이 48대, 노르웨이 공군이 48대를 조달할 예정이다. 호주공군은 F/A-18K의 후계기로 100대를, 캐나다 공군은 CF-188후계기로 60대를 조달할 전망이다.

조종사는 이에 상황인식능력이 향상될 뿐만 아니라, 항법비행, 미사일경보, 적외선 수색 및 추적 등을 수행할 수 있으며 방어권을 구축해 대공미사일 등 적의 공격으로부터 스스로를 방어할 수 있게 된다. 또한 주야간 구별없이 영상을 제공하기 때문에 야간투시경 없이도 전투피해평가가 가능하다. 기수아랫부분에는 광전자장비를 장착해 현존해 있는 어느 전투기보다 높은 고도에서 지상목표물을 탐색 및 조준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공대공 목표물들을 장거리에서 조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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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위사업청 블로그 기고문=양낙규 기자 i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