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2.12.01 19:10
김정일 1주기 앞두고 업적 부각, 주변국 대북정책 시험 의도 담긴 듯
일단 북한 조선우주공간기술위원회 대변인은 “평안북도 철산군 서해위성발사장에서 남쪽으로 12월10일부터 22일 사이에 발사하게 된다”고 발표했다.
발사 시점상 내부 정치적인 수요가 우선 고려된 것으로 분석된다.
이달 17일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1주기라는 점에서 북한은 김 위원장에 대한 추모 예포로 장거리 로켓 발사 카드를 꺼내 든 것으로 볼 수 있다.
지난 4월에는 김일성 주석의 100회 생일을 기념해서 발사했던 만큼 이번에는 김정일 위원장의 기일에 맞추고 있다는 것이다.
북한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주요 업적으로 핵무기 보유와 인공위성 발사 등을 꼽고 있어서 1주기에 맞춰 장거리 로켓을 쏨으로써 주민들에게 강국의 이미지를 심어주려는 의도로 볼 수 있다.
이를 통해 출범 1년이 채 안 된 김정은 체제에 대한 주민들의 결속을 다지려고 하는 것이라는 분석이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북한은 김정일 1주기를 맞아 업적의 하나였던 우주강국의 이미지를 부각하려는 것 같다”며 “이를 통해서 김정은 체제의 대내적 기반을 공고히 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내부적인 수요와 함께 급변하는 동북아시아 정세 속에서 국제사회의 대북정책을 가늠하기 위한 시험대로 로켓 발사를 활용하려는 의도도 담긴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서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했고 중국에서는 시진핑 체제가 새롭게 출범했으며 일본은 총선을, 남한은 대선을 앞두고 있다.
따라서 북한은 이처럼 새롭게 출범하는 각국 정부가 북한 문제를 대화로 다루려는지, 아니면 제재 등 압박으로 다루려는지를 이번 로켓 발사를 통해 가늠해보려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동안 미국과 중국에 대해서는 평화적 우주이용권리를 내세워 인공위성 발사의 합법성을 주장해온 만큼 북한은 이번 로켓 발사도 이러한 논리의 연장선에서 정당성을 주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지난 4월 장거리 로켓 발사 이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의장성명을 통해 북한이 로켓이나 미사일을 추가로 발사하거나 핵실험에 나설 경우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한다는 ‘트리거(trigger·방아쇠) 조항’에도 합의한 만큼 가시적인 조치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김연철 인제대 교수는 “(국제사회의) 경고에도 강행된 로켓 발사인 만큼 국제사회가 북한의 행위에 비판론을 제기할 수 밖에 없다”며 “하지만 장기적으로 오바마 행정부 2기가 출범하면 남한 정부의 태도 등에 따라 대화를 통한 해법을 모색하려고 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 예고가 한반도의 불안정성을 증대시킨다는 점에서 대선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선거 직전 북한의 군사적 도발이 보수 정당 또는 진보 정당에 유·불리한 상황을 조성했다는 점에서 이번에도 유사한 양상이 전개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일단 여야 양쪽 모두 대륙간 탄도미사일로 전용할 수 있는 로켓 발사에 대해서는 우려와 유감을 표시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북한의 의도에도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가 지난 4월의 실패를 딛고 성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기술적으로도 추운 겨울철에는 액체 연료를 사용하는 로켓을 발사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의 이춘근 박사는 “12월이나 1월에는 (북한 지역)기온이 영하 10도 이하로 내려가고 로켓의 발사시 액체 연료나 전력 장치 등에서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발사가 중단된 나로호의 경우에도 발사시간대가 짧아지는 겨울철 등을 고려해 12월 발사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는 상황인데 북한이 이러한 상황을 뚫고 발사를 강행했을 때 성공 가능성은 더 낮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추운 날씨 등 악조건에도 김정일 위원장의 1주기를 앞두고 로켓 발사를 강행하려는 북한의 태도에서 과학을 정치에 종속시키는 경직성을 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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