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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ience

황당의 극치 김정은식 항모 격침 훈련

1월 31일에 저를 참 배꼽 빠지게 웃게 만든 훈련이 북에서 벌어졌습니다. 김정은의 참관 하에 미 항공모함을 공격하는 군사훈련이라고 진행했는데, 김정은은 정말 저렇게 항공모함을 격침시킬 수 있다고 믿고 있는 것일까요. 정말 그렇게 믿는다면 군사 분야에 광신적으로 몰두하고 있는 북한 지도자는 세상 사람들은 다 아는 아주 초보적인 상식조차 모르는 철부지에 불과한 것입니다. 아니면 알면서도 만족하는 시늉을 지었다면 군대와 인민들을 속이기 위해 연극배우가 된 셈이고요.그날 보니 항공모함을 공격한다고 뜬 비행기가 1960년대 만든 미그 23입니다. 이 비행기엔 함정을 공격하는 미사일을 달지 못합니다. 그날 쏜 것은 사거리가 수 킬로미터에 불과한 공대지 로켓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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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이 나면 미국 항공모함은 북한 근처에 오지도 않고 저기 제주 앞바다에 떠서 얼마든지 공격합니다. 미 항공모함 하나가 움직이면 이지스함 몇 대가 따라 움직이는데, 각각 이지스함엔 북한 상공에서 미사일 200개를 포착하고 동시에 24개를 요격할 수 있는 능력이 있습니다.그런 이지스함을 한국도 3척이나 갖고 있습니다. 미사일도 요격하는 데, 그것보다 몇 배 느린 비행기는 그냥 밥이겠죠. 항공모함 전단이 들어오면 북한에선 비행기가 뜨지도 못합니다. 그런데 속도도 느린 고물 전투기가 항공모함 수㎞ 안에 접근해 장갑에 흠집도 내기 어려운 공대지 로켓을 쏜다? 정말 뭐라 할 말이 없습니다. 그렇게 격침될 항공모함이면 미국이 왜 만들겠습니까.

 
북한은 항공모함에 미사일도 날릴 수 없습니다. 항공모함을 공격하려면 사거리가 수백km 이상인 대함 미사일이 필요한데 북한에는 아직 이런 미사일이 없습니다. 잠수함이 접근해 타격하는 장면을 보면 더구나 기가 막힙니다. 아니, 잠수함이 물에 떠서 눈앞에 섬을 항공모함으로 가정하고 어뢰를 발사하는데, 그게 가능한 상황입니까.

 

항공모함 함대엔 북한이 갖고 있는 그런 고물 잠수함은 수백km 안에도 접근할 수 없습니다. 그런 허접한 항공모함이면 왜 항모 함대 하나만 떴다고 하면 세계 모든 나라가 벌벌 떨까요.항공모함 공격 훈련이라고 하는 것을 보면 돈키호테도 그런 돈키호테가 없을 것이란 생각이 듭니다. 북한 해군 장령들이면 그 정도는 알고 있을 겁니다. 그런데도 옆에서 김정은 얼굴을 살살 곁눈질해 보며 좋다고 웃으니까 같이 웃어주는 모습을 보면 참 불쌍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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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으론 어떤 생각을 하겠습니까. 이런 유치한 장단에 맞춰주며 말도 안 되는 훈련이라도 만들어 보여주어야 하는 자신이 참 불쌍하고 비참해서 짓는 허거픈 쓴 웃음이 아닐까요.어떤 이들은 이런 생각을 할 겁니다. 그렇게 대단한 한미 해군인데 천안함은 그냥 당했냐고요. 그렇습니다. 당했죠. 그땐 정말 북한이 그렇게 무모할 줄 상상도 못했죠. 이쪽은 그냥 쉽게 말하면 자고 있던 상황이었습니다. 그가 아무리 최홍희나 역도산이라 해도 잘 때는 무방비 상태인 것입니다.

 

하지만 전쟁이 나면 다르죠. 그땐 눈을 부릅뜨고 보기 때문에 북한 해군 함정은 항구에서 나오지도 못합니다. 제가 하는 이야기가 아니고, 그나마 북한 편인 중국의 군사 매체가 전쟁이 나면 북한 해군은 반나절이면 전멸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북한에 무슨 군함 같은 군함이 있습니까.

과거 연평 해전 때 1차 때는 남쪽이 대승을 거두었고, 2차 해전 때는 북한이 물론 더 큰 피해를 보긴 했지만 남쪽도 고속정 한 척이 침몰했습니다. 이것도 어쩔 수 없습니다. 순찰을 돌다보니 북한 군함에 붙어 밀어내기 해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갑자기 포탄을 날릴 줄 생각 못했죠.

 

하지만 전쟁이 벌어지면 한국 해군 함정들은 멀리 떨어져 있습니다. 북한 해군이 열심히 포를 돌려 쏴도 이쪽은 미사일로 다 해봅니다. 꼬물만치도 피해가 없겠지만, 설사 한국 함정 몇 개 격침시켜도 그건 전쟁에 아무런 영향도 주지 못합니다. 북한 해군도 미사일이 있긴 있지요. 그러나 그 미사일 사거리 밖에 물러나 북한 미사일보다 더 사거리가 긴 미사일로 깐다는 말입니다.

 

이런 전쟁 양상이 되면 정찰 능력이 모든 것을 결정합니다. 미국이나 한국은 여러 개 군사 위성과 최신 정찰기로 북한 바다 위를 손금 보듯 합니다. 바다에서 북한 군함이 어디로 숨겠습니까. 그냥 제물이 될 뿐입니다. 반면 북한은 위성이 있습니까, 정찰기가 있습니까. 고작 쓸 수 있는 것이 낡은 레이다인데, 레이다가 가동하면 여기서 곧바로 레이다 파장을 역추적 계산해서 그 기지에 미사일이 날아가고, 방해전파가 가동됩니다.

 

설사 북한에 한두 개 레이다 기지가 살아남아 한국 함정 포착했다 칩시다. 그걸 명중시킬 미사일이 없습니다.북한 로동신문 지난달 7일자를 보니 스텔스 함정 비슷하게 생긴 신형 미사일정이란 것이 등장해 미사일을 쏘는 장면이 나왔습니다. 그런데 그 미사일정의 레이더 장비를 보니 일본 후루노라는 회사가 생산한 어선용 레이더여서 남쪽 언론들이 웃었습니다. 이 레이더가 60키로까진 탐지하지만, 군용 레이더에서 필수적인 정확한 좌표를 찍는 능력이 안 되고, 더구나 방해전파를 보내면 곧바로 탐지도 불가능해지니 미사일을 어떻게 쏩니까.

 

김정은이 하도 닦달질하니 해군 장령들이 뭐라도 만들어 내긴 해야겠으니 실전에도 쓸 수 없는 것을 보기만 그럴 듯하게 만들어 놓은 겁니다. 그러고도 대단한 것처럼 김정은에게 보고해야 하고, 김정은은 또 속는지 속는 척 하는지 좋아하고. 이게 지금 북한 해군의 현실입니다.6.25전쟁 때 동해에 오지도 않은 중순양함 빨찌모르를 격침시켰다고 거짓말을 하는 북한 해군이 60년이 지난 지금도 거짓말로 살아가는 것을 보니 해군인지 사기꾼인지 구분이 안 됩니다. 정말 인민들 속이는 재미로 존재하는 건 아닐까요. 지금까지 서울에서 주성하였습니다.

 
(※이 글은 자유아시아방송을 통해 북한 주민들에게 전해지는 내용으로 2015년 3월 20일 방송분입니다.

남한 독자들이 아닌 북한 청취자들을 대상으로 한 글임을 감안하시고 읽어주시길 바랍니다.)

 
추신-제가 얼마전 페이스북을 개설했습니다. 거기에 올린 짧은 글도 여기서 가끔 공유하려 합니다.

 

<오늘의 페이스북>

천안함 5주기가 되니 여기저기 “예측 불가한 북한”이란 표현이 자주 보인다. 정말 그럴까…이 말은 어쩌면 자기 변명이 아닐까. 항상 어느 시대나 적국의 수를 읽기는 매우 힘들다. 그렇다면 최고의 전문가들로 예측하는 노력이라도 보이고 잘못 판단하면 “예측 잘못했습니다”고 인정하는 게 순리다. 항상 입맛 맞는 아마추어 끼고 앉아 예측에 실패하면 자기 잘못이 아니라 적이 예측 불가하기 때문이라 핑계를 댄다. 더 슬픈 일은 언제부턴가 북한은 예측 불가한 대상이 됐고..결과 정책 판단에 실패하는 것은 당연한 일처럼 돼버렸다는 사실이다.”

 

<직전의 페이스북>

 ”(김기종이) 갓끈전술 추종자…하하하… 생전 처음 들어봅니다. 덕분에 배꼽 빠질 뻔 했네요. 미친 놈 하나 명분있게 잡겠다고 43년전 김일성의 어느 대학 졸업식 연설까지 파내다니…네이밍 잘 했다고 누군가 지금 흐뭇해하겠네요…좀 있다가 김일성의 강낭떡전술, 흥부전술, 놀부전술 추종자도 만들어낼 기세…아무리 그래도 이건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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