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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ience

눈앞에 다가온 ‘레이저 무기’

방산 업체인 ‘라인메탈 AG’는 지난해 있었던 미 육군과 보잉사의 레이저 무기 실험 장면을 유튜브에서 공개하고 있다. 동영상 속에는 미국 뉴멕시코 주에 있는 화이트 샌드 미사일 기지에서 있었던 레이저 무기 실험 장면이 들어있다.

 

사막 지역에서 진행된 이 실험에서 특수 차량 위에 설치된 ‘고에너지레이저이동발사기(HEL MD)’가 등장한다. 박격포탄이 발사되자 HEL MD에서 발사된 레이저 광선이 막 쏘아 올린 박격포탄을 따라가 정확히 명중시킨다.

 

레이저 무기 개발이 어느 수준에 와 있는지 보여주고 있는 영상이다. ‘네이처’지는 27일(미국 현지시간) 보도를 통해 스타워즈와 같은 SF영화에서나 볼 수 있었던 레이저 무기가 지금 현실이 되고 있다고 놀라움을 표명했다.

 

‘스타워즈’계획 이후 비용 절감 노력 이어져 

레이저 무기는 일부 군 관계자들에 있어 ‘꿈의 무기’였다. 1960년대부터 개발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해 1980년대 ‘스타워즈(Star Wars)’란 이름의 프로젝트을 구상하기에 이른다. 영화 ‘스타워즈’에서처럼 우주 공간에서 적이 발사한 탄도미사일을 격추할 수 있는 무기였다.

 

급속한 기술개발로 SF영화에서 본 레이저 무기가  전투현장에 곧 도입될 전망이다. 사진은 레이저 무기 성능을 소개하고 있는 방산 업체인 ‘라인메탈 AG’ 사이트.  ⓒhttp://www.rheinmetall.com/en/rheinmetall_ag/press

급속한 기술개발로 SF영화에서 본 레이저 무기가 전투현장에 곧 도입될 전망이다. 사진은 레이저 무기 성능을 소개하고 있는 방산 업체 ‘라인메탈 AG’ 사이트. ⓒhttp://www.rheinmetall.com/en/rheinmetall_ag/press

 

레이건 행정부가 구상한 이 레이저 무기 개발은 1989년 절정에 이른다. 무려 24억 달러에 달하는 예산을 투입할 정도였다. 그러나 같은 시기 핵무기 감축 협상이 진행된다.  ‘스타워즈’ 예산도 계속 줄어들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적은 비용으로 현장 적용이 손쉬운 레이저 무기를 만들려는 노력은 계속 이어졌다. 1996년 미국 공군은 레이저로 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는 ‘ABL(Airborne Laser beam)’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ABL에서 가장 큰 문제가 됐던 것은 레이저 발사를 위해 필요한 전력이었다. 메가와트(MW)급 전력을 동원해야 했다. 스타워즈 계획이 무산된 것도 이 전력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개발자들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새로운 전력 생산 방식을 도입했다.

 

그리고 산소와 요오드 화학반응으로 레이저를 발사하는 COIL(Chemical Oxygen Iodine Laser)이라는 이름의 새로운 발사기를 고안했다. 개발자들은 COIL을 통해 5초 간 방출되는 에너지의 양이 미국 일반 가정이 한 시간 동안 쓰는 양보다 많다고 주장했다.

 

이론적으로 설득력이 있었지만 실제 적용이 문제였다. 이 장비를 설치하기 위해서는 보잉747 정도의 항공기가 필요했다. 레이저 연료를 저장하기 위한 장치를 만드는 일 역시 쉽지 않은 과제였다.

 

또 다른 문제도 제기됐다. ‘써멀 블루밍(thermal blooming)’이라는 대기효과였다. 고에너지의 레이저 광선을 발사할 경우 광선이 통과하는 대기 온도가 높아져 레이저의 초점을 흐리게 하고, 레이저의 목표에 대한 충격이 무력화되는 현상을 말한다.

 

우주광학, 화이버 레이저 기술로 비용 문제 해결 

그러나 이 문제를 우주광학 기술이 해결했다. 천문학자들은 별들로부터 방사되는 레이저 광선을 손쉽게 구분하기 위해 거울을 사용하고 있었다. 난시 교정을 위한 렌즈의 원리와 비슷한 방식이었다. 개발자들은 천문학자들의 기술을 채용해 ‘써멀 블루밍’ 문제를 해결했다.

 

2010년 ABL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던 록히드 마틴 사는 비행 중인 미사일을 파괴하기에 충분한 레이저 무기를 개발하기에 이른다. 남은 문제는 크기였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방성에 예산을 청구하지만 예산이 계속 삭감되고 있는 상황이었다.

 

2007년 9억6100만 달러였던 예산이 2014년에는 3억4400만 달러로 줄어들었다. 이 같은 자금부족 사태는 개발자들로 하여금 새로운 방안을 모색하도록 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대안으로 부상한 것이 화이버 레이저(fiber lasers)였다.

 

이 기술은 1963년 처음 개발돼 1990년 들어서면서 크게 발전한 기술이다. 이 기술은 광섬유를 사용한다. 섬유 안에서 에너지를 모아 증폭된 에너지를 발사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 기술로 화학반응식 레이저 COIL 정도의 에너지를 낼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비용 문제도 돌파구가 열렸다. 2010년 록히드 마틴 사는 가자지구로부터 날아 오는 포탄 공세로 골머리를 앓고 있던 이스라엘로부터 민간인을 보호할 무기를 개발해달라는 부탁을 받고 있었다. 이때 시작한 것이 ‘아담(ADAM, Area Defense Anti-Munitions)’ 프로젝트다.

 

이스라엘처럼 좁은 지역에서 날아오는 포탄을 적의 공격에 대한 지역 방어를 위해 레이저를 쏘아 신속하게 반격하는 시스템이었다. 록히드 마틴 사는 ‘아담’을 개발하면서 10킬로와트(kW) 전력으로 레이저 발사가 가능한 포터블 수준의 무기를 개발하게 된다.

 

보잉사 역시 10kW급 화이버 레이저를 활용해 HEL MD 시제품을 생산하는데 성공하고 있다. 보잉사 관계자는 “두 컵 정도의 가솔린을 가지고 레이저를 발사할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더 고마운 것은 최근의 컴퓨터 시스템의 발전이다.

 

정확한 목표추적 시스템은 레이저 무기 개발을 더 수월하게 하고 있다. 다양한 분야에서의 기술 개발은 결과적으로 레이저 무기의 가격을 큰 폭으로 하락시키고 있다. 가격 하락이 최근의 레이저 무기 도입을 더 가속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