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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ience

해군 출신 국방장관의 '몽니'?…KAMD, 해상 요격 중심으로 바뀌나

해군 출신 국방장관의 '몽니'?…KAMD, 해상 요격 중심으로 바뀌나


김관용 기자 1일 전

송영무 장관, 탄도탄레이더·M-SAM 재검토 지시 
명목상 "공세적 작전 구상에 따른 우선순위 검토" 
"해상요격체계 SM-3 우선 추진 위한 '꼼수' 지적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이하 KAMD) 구축을 위한 탄도탄조기경보레이더 2차 사업과 중거리 지대공 미사일(M-SAM) ‘천궁’ 성능개량 사업의 재검토를 지시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방부는 이를 “공세적 작전개념을 구현하기 위한 전력증강 보강 소요와 우선순위를 검토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해군 출신 송 장관이 해상 요격 체계의 우선 도입을 위해 예산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된다. 새로 도입하는 이지스구축함의 스파이(SPY) 레이더가 탄도탄조기경보레이더를 대신할 수 있고, 이에 탑재되는 요격 미사일이 M-SAM을 대체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는 얘기다.  

30일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정의당 김종대 의원은 “함대공 미사일인 SM-3 도입을 위해 KAMD 핵심 전력인 탄도탄조기경보레이더와 M-SAM 사업을 중단한 의혹이 있다”고 강조했다. 송 장관은 특히 M-SAM 성능 개량 사업 재검토를 지시하면서 ‘하층 방어가 무슨 소용 있느냐. 공세적으로 가야 하니 패트리엇이면 충분하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해군의 미사일 순양함 레이크 에리(CG-70)에서 SM-3 블록-1B 요격미사일이 시험발사되고 있다. [사진=미 태평양함대사령부]
◇軍, 차기 이지스함 요격 체계 ‘SM-3’ 사실상 내정 

현재 우리 군은 2023년부터 차례로 전력화 되는 3대의 차기 이지스구축함에 탑재할 탄도미사일 요격 체계 기종을 고심하고 있다. 대표적인 해상요격체계가 SM-3와 SM-6다.  

SM-3는 적 탄도미사일을 직접 격추하는 탄도탄 요격 미사일이다. 사드의 요격 가능 고도인 40∼150km 보다 더 높은 고도에서 적 미사일을 요격하는 고층 방어체계다. 요격 가능고도는 150∼500km로 알려져 있다. 대기권 밖에서 요격하는 SM-3는 남한을 겨냥한 북한의 스커드 및 노동미사일을 요격하기에는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 있다. SM-6는 적 항공기 요격미사일을 탄도탄 요격미사일로 개량한 것이다. 사드 보다 낮은 고도를 방어하는 중층방어 체계로 적 탄도미사일 근처에서 터지는 파편형 미사일이다.  

김 의원에 따르면 방위사업청이 2014년 11월 18일 미국 측으로부터 받은 가격제안서(Price and Availability)에 따르면 SM-3 블록(Block)-Ⅰ 한 발 당 가격은 약 237억 원이다. SM-6가 한 발 당 56억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비싸다. 만약 우리 군의 SM-3 도입 계획안대로 사업이 추진되면 미사일 가격만 1조7000억 원에 이른다. 이는 공교롭게도 탄도탄조기경보레이더 2차 사업과 M-SAM 성능 개량 사업 예산(약 1조3000억 원)과 맞먹는다.

특히 지난 9월 25일 제320차 합동참모회의에서 해상탄도탄요격유도탄 최소 요격고도를 30km에서 100km 이상이 되도록 작전요구성능(ROC)을 수정·의결한 바 있다. 해상탄도탄요격유도탄이 최소 요격고도 100km 이상 되는 것은 사실상 SM-3 밖에 없다. 

◇사드→L-SAM→패트리엇·M-SAM 4층 방공망 수정 불가피 

송 장관이 재검토를 지시한 M-SAM 성능개량 사업은 항공기 요격 능력을 가진 기존 ‘천궁’ 체계를 탄도미사일 요격용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M-SAM의 요격 고도는 20~30km 정도로 패트리엇(PAC-3)과 비슷하다. 적 유도탄 근처에서 터져 파편을 통해 적 유도탄을 무력화 하는 방식이다. 현재 우리군은 기존 PAC-2 패트리엇 체계를 PAC-3 체계로 성능 개량을 하고 있다. 또 요격고도 40km 이상의 장거리 지대공 미사일(L-SAM)의 국내 개발도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우리 군은 M-SAM·L-SAM 실전배치와 PAC-3 성능 개량을 통해 주한미군 사드를 활용한 KAMD를 완성한다는 목표였다. 사드→L-SAM→패트리엇·M-SAM으로 이어지는 4층 방공망이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실시간으로 탐지·추적하는 탄도탄조기경보레이더 사업도 KAMD의 핵심이다. 현재 공군은 2곳의 충청권 감시대에서 탄도탄조기경보레이더(그린파인)를 교대로 운용하고 있다. 이 레이더는 탐지거리가 500km 이상으로 해상 감시는 어려웠다.  

이렇게 시작된게 탄도탄조기경보레이더 2차 사업이다. 북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위협에 따른 것으로, 성능요구조건(ROC)은 탐지거리 800km 이상으로 설정했다. 경상권과 전라권에 각 1기씩 배치해 북한 내륙 뿐 아니라 해상까지 탐지한다는 구상이었다.  

기존 그린파인 레이더 제작사인 이스라엘 ‘엘타’사의 신형 탄도탄 조기경보레이더와 미국 ‘레이시온’사의 레이더가 후보 기종이다. 방사청은 올해 말 업체와 계약을 체결해 2기의 신형 레이더를 2020년 이전에 공군에 도입할 예정이었다. 이 역시 송 장관의 재검토 지시로 묘연해진 상황이다.  

김종대 의원은 “방어자산보다 공격자산이 시급하다며 탄도탄조기경보레이더 2차 사업과 M-SAM 성능 개량 사업을 중단하면서, 정작 한반도 작전 환경에 부합하지 않는 SM-3 도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는 건 맞지 않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