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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ience

北, 미사일 기술 발전 비결은…"月 128만원에 소련 과학자들 대거 초빙"


北, 미사일 기술 발전 비결은…"月 128만원에 소련 과학자들 대거 초빙"


입력 : 2017.12.28 18:22

북한의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형' 시험발사 모습./노동신문

최근 북한의 비약적인 미사일 기술 발전은 옛 소련의 첨단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설계도와 연구진을 대량으로 빼낸 덕분이라고 미국의 워싱턴포스트(WP)가 27일 (현지 시각) 보도했다.

WP는 ‘소련 마케예프 로켓 설계국’의 문건을 공개하며 그간 정황 증거를 토대로 제기돼 온 ‘소련 미사일 기술 유출’ 의혹이 사실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WP는 최근 마케예프 설계국의 최고급 미사일 기술 도안과 마케팅 책자 등을 입수해 비교한 결과 지난해 6월 시험 발사에 성공한 ‘무수단’(화성-10형)이 소련의 SLBM R-27 Zyb와 같은 엔진을 사용한 것으로 보이며, 엔진뿐만 아니라 설계상으로도 무수단과 R-27이 비슷하다고 밝혔다.

북한이 작년 8월 시험 발사한 SLBM ‘북극성-1’ 역시 마케예프 설계국의 R-27 고유의 특성을 지닌 것으로 전해졌다. 제임스마틴 비확산연구센터의 조슈아 폴락 연구원은 “두 미사일(무수단, 북극성-1) 모두 대체로 R-27의 설계에서 파생된 것으로 간주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북한이 옛 소련의 무기 기술을 손에 넣을 수 있었던 것은 1990년대 초 소련 붕괴 이후 갈 곳을 잃은 과학자들을 초빙할 수 있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당초 미국의 투자자들이 마케예프 설계국과 조인트벤처를 만들어 상업 위성 발사에 소련의 최첨단 미사일 기술을 활용할 계획이었지만, 법적·행정적 장애에 막혀 이 계획이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북한이 갈 곳을 잃은 소련 연구진 상당수를 스카우트하는데 성공했다고 한다.

WP는 1993년 모스크바 세레메티예보 국제공항에서 평양으로 향하던 러시아의 미사일 전문가와 가족 60여 명이 체포된 사건이 북한의 ‘소련 기술자 모시기’ 작업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미국·러시아·한국의 정보당국에 따르면 소련의 일부 미사일 전문가들이 평양으로 건너가 우주 로켓 개발을 돕는다는 명분으로 북한의 군사 미사일 개발에 참여한 것으로 확인됐다. 북한은 이들로부터 마케예프 로켓 설계국의 미사일 설계도와 기술도안, 청사진 등을 입수했다고 한다. 참여과학자연대(UCS)의 미사일 전문가 데이비드 라이트 박사는 “북한은 1990년대 기준으로 최신식 기계들을 손에 넣을 수 있었다”면서 “그건 지금도 꽤 좋은 기계 도구”라고 말했다.

WP는 미국이 당시 조인트벤처를 신속히 승인하지 않아 소련의 무기 과학자들을 포용하지 못한 것이 결국 북한의 미 본토 타격 가능 미사일 개발 성공으로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1990년대 초 마케예프 설계국과 미국 투자자들의 조인트벤처 ‘시 론치 인베스터’(Sea Launch Investors)의 부사장을 맡았던 카일 길먼은 “우리 정부와 군, 정보기관이 근시안적이었다. 그 때 평화를 얻어냈어야 했다”고 비판했다.

한편 WP는 1990년대에 북한으로 간 러시아 미사일 전문가들이 북한으로부터 월 1200달러(약 128만원)씩 받았는데, 이는 러시아에서 벌 수 있는 돈의 약 200배였다고 전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12/28/2017122802429.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