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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ience

아스트라 백신, 인도·영국 변이 바이러스도 60% 이상 예방

아스트라 백신, 인도·영국 변이 바이러스도 60% 이상 예방

AZ백신 접종 얼마나 효과 있나

김정환 기자

입력 2021.05.28 03:00 | 수정 2021.05.28 03:00

 

 

 

 

 

27일부터 65~74세 고령층에 대한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접종이 시작됐다. 30세 이상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국민을 상대로 접종 순서에 상관 없이 ‘노쇼' 물량을 온라인으로 예약해 접종할 수 있는 서비스도 문을 열었다. 문제는 국내 도입이 확정된 백신 5종 가운데 현재 많은 물량을 차지하는 AZ가 여전히 논란 속에 있다는 점이다. 접종 후 희소 혈전 사례가 드물게 나오고 이에 따라 일부 국가에선 특정 연령대에 대해 AZ 접종을 중단한 상태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코로나에 걸리면 위중증·사망으로 이어질 확률이 높은 60세 이상 고령층은 하루라도 빨리 어떤 백신이라도 맞는 게 이득”이라고 지적한다.

◇60~74세, AZ 접종 이득 커

상반기 접종 대상자인 60세 이상 인구는 1250만명이다. 화이자를 접종하는 75세 이상이 350만명, AZ를 맞는 60~74세는 900만명이다. 27일 0시 기준 60~74세의 접종 예약률은 62.1%(565만명)다. 80% 이상까지 끌어올려야 집단면역을 조기에 달성할 수 있다고 당국은 보고 있다.

지난 6일 정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고령층은 AZ 백신이라도 접종하는 게 훨씬 이득이다. 당시 기준 국내 60~69세 확진자는 1만9270명, 70~79세는 9019명이었다. 사망자는 각각 216명, 527명이다. 그런데 AZ를 1차 접종하고 2주가 지난 뒤 60세 이상 고령자에게서 코로나 예방 효과는 86%에 달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백신 접종 후 (코로나에) 감염됐더라도 사망한 사례는 지금까지는 없었다”면서 “코로나로 인한 사망을 예방하는 백신 접종 효과는 100%에 가깝다”고 말했다.

◇영국·인도 변이 60% 이상 예방

AZ 백신을 가장 많이 접종한 영국에서도 효과를 입증하는 자료가 나왔다. 스코틀랜드 보건 당국은 지난 2월 스코틀랜드 주민 65만명이 AZ를 1차 접종받은 지 28~34일 지나서는 코로나 감염으로 병원에 입원할 확률을 94%까지 줄여준다고 발표했다. 잉글랜드 공중보건국(PHE)도 지난 20일 AZ 2차 접종을 완료한 65세 이상은 유증상 감염 예방 효과가 85~90%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특히 PHE는 최근 “AZ 2차 접종을 마치면 인도 변이에 60%, 영국 변이에는 66% 예방 효과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우려 변이’로 정한 변이 바이러스는 영국·인도·남아공·브라질 변이. 25일까지 우리나라는 이 4가지 변이에 감염된 사람이 3128명으로 집계됐는데, 90%(2797명)가 영국 변이이고 인도변이는 113명이다. 영국 변이나 인도 변이에 AZ가 효과를 발휘한다는 PHE 조사 결과의 의미가 큰 셈이다. 다만 남아공 변이 감염자는 203명인데, AZ는 이 변이에 10% 수준 예방 효과만 보이는 게 약점이다.

◇”정부가 혈전 논란 안심시켜야”

AZ가 예방 효과가 좋고 코로나로 인한 사망·입원 확률도 줄이긴 하지만, 접종 후 희소 혈전 발생 사례는 명확히 해소되진 않았다. 유럽연합(EU) 산하 유럽의약품청(EMA)은 지난달 “AZ 접종 이득이 훨씬 크지만 이 백신 접종과 희소 혈전 발생 간에 인과성이 있다”고 전했다. 영국 의약품건강관리제품규제청(MHRA)은 지난달 29일 AZ 접종 후 특이 혈전 사례가 209건 보고됐고, 이 중 41명이 숨졌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다행히 우리는 영국·유럽과 비교하면 희소 혈전 발생 사례가 거의 없다. 20대 코로나 1차 대응 요원이 AZ 접종 후 뇌정맥동혈전증이 왔다가 회복된 것 말고는 아직 보고된 바가 없다. 정부는 “AZ 접종 후 혈전증이 다수 있지만, 고령 등 다른 요인 영향을 받아 일반인에게도 흔히 나타날 수 있는 심부정맥혈전증, 폐색전증이었다”고 설명했다. 정재훈 가천대 교수는 “AZ 접종 후 혈전이 발생할 확률은 매우 작다”며 “적어도 30세 이상은 AZ 접종을 받는 게 이득”이라고 했다.

김우주 고려대 교수는 “국민 불안을 더 줄이려면 60세 미만에서 AZ 접종 후 나타나는 중증 이상 반응에 대해 정부가 원인 분석을 철저히 해야 한다”고 했다. 한 감염병 전문가는 “접종 정책은 결국 정부 책임”이라면서 “전문가들 입을 빌려 AZ 접종 이득을 말하지 말고 ‘부작용 사례가 나오면 정부가 확실하게 보상하겠다’는 식으로 책임지는 자세를 보여줘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