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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정보

구강암 환자 10명 중 9명이 먹었다는 ‘이 열매’ 뭐길래…

구강암 환자 10명 중 9명이 먹었다는 ‘이 열매’ 뭐길래…

문지연 기자

입력 2021.10.09 15:51

 

 

 

 

 

빈랑 열매 씹기를 금지한다는 중국 현지 포스터. 오른쪽은 빈랑 나무 열매. /바이두, 픽사베이

구강암 환자 90%가 복용했다는 열매의 정체가 화제를 모으고 있다. 중국 정부는 이 열매를 섭취 시 나타날 건강상 부작용을 우려해 모든 매체에서의 광고를 금지하기도 했다.

이렇게 무시무시한 열매의 정체는 빈랑나무 열매다. 빈랑 열매는 중국 전통 한약재 중 하나로, 냉증을 앓거나 장 기능이 약한 사람에게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많은 사람이 복용해왔다.

아시아 여러 지역에서는 껌을 씹듯 빈랑 열매를 씹는 문화도 있다. 열매를 먹으면 입안이 온통 빨갛게 변하는데, 이 모습을 즐기는 사람도 많다. 중독을 일으키는 아레콜린이 주성분이라 흡연을 하듯 쉽게 끊을 수도 없다.

9일 중국 국영 CCTV 등 보도에 따르면 최근 현지 언론 감독 기관인 광전총국은 라디오, 텔레비전, 인터넷 등에서 빈랑 열매를 광고하는 것을 규제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중독 문제뿐만 아니라, 빈랑 열매는 이미 2004년 세계보건기구(WHO) 국제 암 연구소에 의해 발암물질로 등록됐기 때문이다.

 

빈랑 열매는 주로 중국 허난성에서 재배돼 후난성에서 가공된다. 2019년 3월 후난성 지역 진랑 식품 산업 협회는 모든 종류의 광고를 금지한 바 있으나, 이는 잘 지켜지지 않았다. 같은 지역 빈랑 협회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열매 씹기가 주는 건강 효과를 홍보하기도 했다.

의학 전문지 랜싯에 발표된 논문에는 후난성에 사는 구강암 환자 8222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 90%가 빈랑 열매 씹기를 해왔다고 적혀있다. 현지 자체 조사에서도 후난성 내 구강암 발생 비율이 다른 지역보다 30%나 높았다.

빈랑 열매를 다량 섭취하는 대만 역시 보건 당국이 나서 금지 캠페인을 벌였다. 그 결과 2007년 인구 17.2%에 이르던 빈랑 열매 중독 비율이 2018년 7% 아래로 뚝 떨어졌다.

논문은 “광고 금지뿐만 아니라 빈랑 열매 자체를 금지해야 한다”며 “빈랑 열매는 약재가 아니라 암을 유발한다는 과학적 증거를 널리 알려야 한다”고 경고했다.

 

 

문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