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 형성되려면 10억년 걸리는 다이아몬드, 실험실서 2주면 만들어”
국내 보석업체 ‘KDT 다이아몬드’
보석용 랩그로운 다이아몬드 개발
“디자인 더하면 다이아 강국 될 것
전기차·통신 등 산업용도 연구 중”
“자연 형성되는데 10억년이 걸리는 다이아몬드를 2주 만에 실험실에서 만듭니다.”
국내 보석업체 KDT 다이아몬드가 서울시립대와 손잡고 천연 다이아몬드와 화학적 구성, 결정 구조, 물리적 성질이 같아 일반적인 감별 기법으로는 구별이 불가능한 보석용 랩그로운 다이아몬드(Laboratory grown diamonds)를 만드는데 성공했다. 1987년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과 일진다아이몬드가 반도체·태양광판 등에 사용되는 공업용 다이아몬드 개발에 성공했지만, 1캐럿(직경 6.5㎜) 이상의 보석용 다이아몬드를 개발한 것은 국내에서 이번이 처음이다. 강승기(63) KDT 다이아몬드 대표는 1987년 서울 잠실에서 ‘강보석’ 금은방을 열며 보석 업계에 발을 들였다.
강 대표는 랩그로운 다이아몬드 개발 이유에 대해 “100% 다이아몬드 수입국인 우리나라에게 꼭 필요한 기술이라 확신했다”고 했다. KDT 다이아몬드는 2019년 서울시립대 신소재학과 교수팀과 손잡고 연구에 착수했고, 미국·인도 등에서 기술을 익혀 지난해 12월 랩그로운 다이아몬드 생산에 첫 성공했다. 연간 2400캐럿 생산 가능하고, 향후 200억원을 투자해 대량 생산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KDT 다이아몬드의 랩그로운 다이아 기술은 플라스마를 이용한 화학기상증착법(CVD)이다. 먼저 진공 용기 안에 가로·세로 7㎜, 높이 0.3㎜의 다이아몬드 시드(씨앗)를 넣는다. 이후 메탄·수소가스를 주입하고 내부 온도를 1000도 이상으로 높이면, 기체에서 분리된 탄소가 시드 위에 얇은 막을 층층이 형성한다. 2주면 ‘수확’이 가능해 기존 고온고압법(HTHP)보다 생산 속도가 4~5배 빠르고 품질도 높다. 이 같은 기술을 보유한 국가는 전 세계에 7국뿐이다.
강 대표는 “랩그로운 다이아몬드에 한국의 섬세한 디자인을 입히면 우리도 다이아 강국이 될 것”이라며 “레드·핑크·옐로 다이아몬드도 개발해 해외 수출을 노리겠다”고 했다. 그는 “전기차·통신 장비 등 첨단산업에 쓰일 랩그로운 다이아몬드도 개발 중”이라며 “지금은 최대 직경 9.2㎜(3캐럿)의 다이아를 생산할 수 있지만, 수년 내에 직경 10㎝ 다이아몬드도 만들어낼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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