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때 못 먹는 ‘먹는 코로나약’... 수도권 지정약국 158곳 조사해보니
먹는 코로나 치료제 팍스로비드가 실제 약국에 재고가 없어 병원 입원 또는 재택치료 환자들이 약 처방을 제때 받지 못하는 일이 나타나고 있다. 치료제는 증상 발현 뒤 5일 이내 투약해야 하는데 공급이 안 돼 먹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본지가 17~18일 수도권 지정 약국 158곳에 팍스로비드 재고가 있는지 물어보니 14곳(9%)에서 “약(팍스로비드)이 없다”고 답했다. 경기 김포시와 가평군은 관내 지정 약국이 각각 2곳, 1곳뿐인데 모두 “재고가 없다”고 했고, 군포시 약국 3곳 중 2곳은 “없다”, 1곳은 “담당자가 없어 모르겠다”고 했다. 재택치료 환자가 먹는 치료제를 받으려면 보호자 등이 처방전을 갖고 방역 당국이 지정한 약국에 가거나 지정 약국에서 환자에게 약을 배송해줘야 한다. 그런데 지정 약국 상당수에 약이 이미 동났다는 것이다.
김포시는 인구 48만여 명에 하루 확진자만 1500여 명이고, 군포시도 하루 700여 명 수준이다. 서울 양천구 역시 지정 약국이 1곳뿐인데 재고가 없었다. 수도권의 한 약국에선 “약이 필요한 사람이 많아 보건소에 물어보니 ‘언제 들어올지 모른다’고 하더라”고 했다. 전국적으로 팍스로비드 지정 약국은 472곳이다. 팍스로비드는 코로나 확진자 입원과 사망 위험을 약 88% 낮추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비수도권도 비슷한 상황이다. 본지가 전화한 지정 약국 39곳 중 6곳에서 “재고가 없다”고 했다. 충북 충주시와 음성군, 전남 함평군과 담양군 등은 지정 약국이 1곳뿐인데 이들 모두 팍스로비드 재고가 없었다. 지정 약국이 2곳인 세종시에서도 두 약국에 남아있는 팍스로비드가 없었다. 이렇다 보니 증상만 완화하는 다른 약을 대신 처방하는 경우도 있다. “정부가 약 배송 관리에도 실패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감염병 전담 병원도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엄중식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방역 당국이) 팍스로비드를 많이 보내주지 않아 이번 주부터는 필요한 환자에게 투여가 안 되고 있다”며 “고위험군에 적절하게 투여하지 않으면 중증으로 진행할 수 있는데 이런 위험을 막을 방법이 마땅치 않다”고 말했다.
정부는 “재고가 없을 경우 질병청에 요청하면 추가 공급받을 수 있다”고 했지만 서울의 한 지정 약국에선 “관리 시스템에 재고가 없다고 알렸는데도 약이 오지 않고 있다”고 했다. 국내 도입된 팍스로비드는 현재 3만2000명분. 그런데 지난달 14일 첫 투약 이후 8905명(28%)만 처방을 받았다. 방역 당국은 팍스로비드 투여 대상을 오는 21일부터 40대 기저질환자까지 확대한다. 기존 팍스로비드 투여 대상은 60세 이상, 면역저하자, 50대 이상 기저질환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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