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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머I

“간식 주세요” 강아지의 간절한 표정, 사람 닮은 얼굴 근육 덕분

“간식 주세요” 강아지의 간절한 표정, 사람 닮은 얼굴 근육 덕분

[사이언스카페]

입력 2022.04.06 08:32
 
 
 
 
 
강아지는 애처러운 표정을 지어 사람 마음을 움직인다. 개는 인간처럼 얼굴에 빨리 움직이는 속근이 많아 강아지 눈빛과 같은 다양한 표정을 지을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www.petspyjamas.com

강아지가 눈썹이 처진 채 커다란 눈망울로 바라보면 사람 마음이 녹는다. 강아지는 사고를 쳤을 때나 바라는 게 있을 때 이처럼 귀여운 눈빛으로 사람 마음을 녹인다. 개는 사람처럼 빨리 움직이는 얼굴 근육이 많아 다양한 표정을 지을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미국 듀케인대의 앤 버로스 교수와 매디슨 옴스테드 연구원은 5일 실험생물학회 연례학술대회에서 “개는 늑대와 달리 얼굴에 빨리 움직이는 근육이 있어 사람과 의사소통이 더 발달했다”고 발표했다.

개(왼쪽)는 늑대와 달리 눈썹 부위에 근육(붉은색)이 발달해 눈썹을 내리는 등의 표정을 지을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PNAS

앞서 2019년 버로스 교수는 영국 포츠머스대의 줄리안 카민스키 교수와 함께 ‘미국립과학원회보(PNAS)’에 개들이 진화 과정에서 인간과 비슷한 눈썹 근육을 발달시켰다고 발표했다. 개와 늑대를 비교했더니 개만 눈썹 부분에 근육이 발달해 있어 인간을 바라볼 때 안쪽 눈썹을 위로 올릴 수 있었다. 버로스 교수는 “눈썹 근육 덕분에 개 눈이 더 커져서 아기의 눈과 비슷해진다”며 “이 때문에 인간에게 보살피고 싶다는 마음이 들게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버로스 교수 연구진은 이번에 개의 얼굴 표정을 만드는 안면 근육을 좀 더 자세히 분석했다. 인간은 안면 근육 대부분이 빨리 수축할 수 있는 속근 섬유로 구성돼 있다. 덕분에 다양한 표정을 빨리 지을 수 있다. 하지만 빨리 수축하는 근섬유는 그만큼 빨리 지친다. 얼굴 표정이 빨리 변하지만 오래 가지 못하는 이유이다.

 

연구진은 개 7종과 회색늑대를 대상으로 입과 눈 주변 근육을 비교했다. 개는 안면 근육의 66~95%가 속근 섬유로 이뤄져 있었다. 늑대는 속근이 25%에 불과했다. 반면 느리게 움직이는 지근은 개의 얼굴에서 확인한 근육에서 10%만 차지했다. 늑대는 지근 비율이 29%였다.

안면근육을 염색해보면, 인간과 개가 비슷한 것을 알 수 있다. 인간과 개는 얼굴에 빨리 움직이는 속근이 많고, 늑대는 인간이나 개보다 느리게 움직이는 지근이 많다./미 듀케인대

연구진은 “개는 얼굴에 있는 속근 섬유로 강아지 눈빛처럼 다양한 표정을 빨리 짓고 짧게 짖을 수 있다”며 “이것이 인간과 개의 교감에서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개의 조상인 늑대는 이와 달리 느리게 움직이는 지근으로 울부짖는 하울링과 같은 동작을 지속할 수 있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이는 인간이 자신과 같은 표정을 지을 수 있는 개를 선택적으로 교배했음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