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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ience

미사일 무장하고 종횡무진, 국산 첨단 ‘장갑차 레드백’ 베일 벗었다

미사일 무장하고 종횡무진, 국산 첨단 ‘장갑차 레드백’ 베일 벗었다

호주 5조 규모 장갑차 사업 유력 후보 올라
동북아 최강 11기동사단서 훈련모습 공개
2025년까지 한국형 시제품 개발 목표

입력 2022.05.29 14:03
 
 
 
 
 
 

최소 5조원 이상인 호주 장갑차 사업의 유력후보로 올라있는 국산 첨단 보병전투장갑차 ‘레드백(Redback)’이 육군 최전방 부대에서 처음으로 공개됐다.

◇ 5조 호주 장갑차 사업 유력후보 레드백, 국내서 첫 기동 시범

한화디펜스는 지난 27일 육군 11기동사단 부대 훈련장에서 레드백 시범운용 ‘미디어데이’ 행사를 개최하고, 사단 기갑수색대대에서 시범운용중인 레드백 장갑차의 실제 기동 모습 등을 선보였다. 11기동사단은 지난 2019년 동북아 최강의 기계화보병 사단으로 불려온 20사단과 통폐합, 막강한 화력을 가진 동북아 최강 사단 중의 하나로 꼽힌다.

레드백은 이날 야지주행, 장애물 극복, 제자리 선회, 포탑구동, 병력 승하차 등을 시연하며 뛰어난 기동 능력을 과시했다. 앞서 육군과 한화디펜스는 방위사업청의 ‘수출용 무기체계 군 시범운용 제도’에 따라 지난 4월 시범운용 협약을 체결하고 4월 18일부터 6주 간 시범운용을 실시했다. 이는 수출용 첨단무기들을 한국군에도 도입할 수 있는지 시범운용을 통해 확인하는 제도다. 레드백은 현재 한국군 주력인 K-21 보병전투장갑차에 비해 가격은 3배 가량 비싸지만 훨씬 뛰어난 성능을 갖고 있다.

국산 첨단 보병전투장갑차 '레드백'이 5월27일 육군 11사단에서 뛰어난 기동 시범을 보이고 있다. 5조원 이상 규모인 호주 장갑차 사업의 유력후보로 올라있는 레드백은 경량화하고 가격을 낮춘 '한국형'도 개발될 예정이다. /한화디펜스 제공

이날 행사에는 국내외 기자단, 주한 외국무관, 육군과 방위사업청 관계자 등 80여명이 참석했다. 레드백 장갑차는 지난해 10월 호주 육군의 첨단 궤도형 보병전투장갑차 도입 사업(LAND400 Phase3)의 최종 시험평가를 마쳤으며, 국내에서 기동 시연을 펼친 것은 처음이다.

◇ 2025년쯤까지 ‘한국형 레드백’ 시제품 개발

조현기 방위사업청 기동사업부장(육군 준장)은 “수출용 무기체계 군 시범운용을 통해 호주와 유럽 등에 레드백 장갑차의 최신 성능과 신뢰성 등 시범운용 실적을 제공해 해외수출을 적극 지원할 예정”이라며 “우리 군이 요구하는 성능과 기술이 접목된 ‘한국형 레드백’ 도입도 긍정적으로 검토 가능하다”라고 말했다. 한국형 레드백은 ‘신속연구개발 사업’을 통해 개발될 것으로 알려졌다.

신속연구개발 사업은 신기술이 적용된 무기체계를 신속히 개발한 뒤 군사적 활용성을 확인하고, 이를 국내 소요와 연계해 첨단 무기체계를 조기에 도입 및 운용하기 위한 제도다. 보통 신무기를 개발해 도입하는 데는 10년 이상의 시간이 걸리는 경우가 많은데 이 제도를 활용하면 도입기간을 대폭 단축할 수 있다. 군 소식통은 “오는 2025년까지 한국형 레드백 시제품을 개발할 계획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군 당국은 한국형 레드백과 별도로 기존 K-21 보병전투장갑차를 대체할 차세대 보병전투장갑차 사업도 추진중이다. 차세대 보병전투장갑차 사업은 2030년대 전력화를 목표로 하고 있는데 금년 말 사업 계획이 결정될 예정이다. 일각에선 우크라이나 전쟁의 교훈을 감안하면 차세대 보병전투장갑차 사업과 ‘한국형 레드백’ 개발사업을 통합할 필요성도 제기된다.

 

◇ K-21 장갑차 대 레드백 장단점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 전차·장갑차들이 우크라이나군 휴대용 대전차 무기 등에 대량 파괴되고 있어 방어능력이 약한 전차와 장갑차의 취약점이 크게 부각되고 있다. 기존 K-21 장갑차는 40㎜ 기관포를 갖추고 물 위에 떠 도하할 수 있는 능력도 있지만, 무리하게 무게를 줄이려다 보니 방어능력이 상당히 떨어진다.

반면 레드백은 30㎜ 기관포 외에 대전차 미사일, 12.7mm 및 7.62mm 기관총 등으로 무장하고 있고, 강력한 장갑과 적 대전차미사일·로켓을 직접 요격하는 ‘아이언 피스트’ 능동방어시스템 등을 갖춰 방어능력이 뛰어나다. 대신 대당 가격은 100억원 이상으로 비싼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군이 도입하긴 부담스런 가격이어서 일부 사양을 줄여 가격을 낮춘 한국형을 개발하려는 것이다.

 

레드백은 이밖에 장갑차 내부에서 360도 외부 상황을 ‘투시’해 볼 수 있는 ‘아이언 비전’, 열상장비 탐지를 피할 수 있는 일종의 스텔스 장비인 열상 위장막, 복합소재 고무궤도 등을 갖추고 있다. 레드백과 치열한 경합을 벌여온 독일 라인메탈사의 KF41은 레드백보다 약간 큰 35㎜ 기관포를 장착하고 있다. 항속거리면에서 레드백이 520km인 반면 KF41은 500km로 레드백이 다소 앞선다.

◇ 미국, 유럽 시장 진출도 추진중인 레드백

군 소식통은 “제원상 성능은 막상막하였지만 호주 시험평가 중 일부 부문에선 레드백이 앞섰던 것으로 안다”며 “하지만 정치적인 변수도 무시할 수 없는데 최근 호주 정권이 바뀌어 기종결정 시기가 올 연말 이후로 늦춰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레드백은 미국 및 유럽 시장 진출도 추진되고 있다. 한화디펜스 미국법인은 미국 차세대 유무인 보병전투장갑차(OMFV) 사업에 오시코시 디펜스 컨소시엄의 핵심 협력업체로 참여해 레드백을 기반으로 한 OMFV 장갑차 설계를 진행하고 있다. 유럽 여러 국가에서도 신규 궤도형 장갑차 도입이 추진되는 가운데 레드백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고 한화디펜스는 밝혔다.

한화디펜스 관계자는 “호주 보병전투장갑차 사업에서 좋은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며 “미국과 유럽 시장에서도 레드백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펼쳐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