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문(文) 판사, 여중생들 죽기 싫다 울먹일 때 어디 있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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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법 형사단독 문성관 판사는 20일 미국산(産) 쇠고기의 광우병 위험을 보도한 MBC PD수첩이 "중요 부분에선 (사실과) 객관적으로 합치되므로 일부 세세한 점에서 다소 과장이 있다 해도 허위사실로 보기 어렵다"며 PD수첩 제작진 5명 전원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2008년 4월 29일 방영된 PD수첩 '미국산 쇠고기 과연 광우병에서 안전한가' 보도의 핵심은 ①미국에서 도축되는 주저앉는(downer) 소들이 광우병 소로 의심된다 ②죽은 아레사 빈슨은 인간광우병 가능성이 있다 ③한국인이 광우병 쇠고기를 먹을 경우 인간광우병에 걸릴 확률이 94%라는 것이다.
미국에서 2003년 이후 다우너 소 등 고(高)위험 소 97만 마리를 검사한 결과 사료 규제가 시행된 1997년 이후 태어난 소에선 광우병 소가 나온 일이 없다. 게다가 다우너 증세의 원인은 50가지가 넘어 '주저앉는 소=광우병'이라 할 수 없다. 그런데도 PD수첩은 주저앉는 소를 도살장으로 끌고 가는 장면에서 동물보호단체 사람이 "많은 사람이 젖소를 도축하는 줄은 몰랐을 것"이라고 한 말을 "심지어 이런 소가 도축됐다고는 생각 못할 것"으로 바꿔 자막을 내보냈다. 진행자는 "아까 그 광우병 걸린 소 도축되는 모습도 충격적"이라고 단정짓기까지 했다. '동물학대 혐의를 받고 있는'이란 원문은 '왜 광우병 의심 소를 억지로 일으켜 도살하냐고'로 뒤바꿨다. '동물학대 혐의'를 '광우병 의심 소 도살'로 날조한 것이다. 문 판사는 이걸 두고 '일부 세세한 점의 과장'이라고 했다.
PD수첩은 아레사 빈슨의 어머니가 "의사들이 인간광우병에 걸렸는지 의심한다"는 것을 "의사들이 인간광우병에 걸렸다고 한다"로 바꿔 내보냈다. 버지니아주 보건당국의 보도자료에 '포츠머스 여성 질병조사'라고 쓰인 제목은 'vCJD(인간광우병) 사망자 조사'로 둔갑시켜 자막으로 내보냈다. 그러나 문 판사는 이것도 '일부 세세한 과장'으로 넘겨버렸다. 문 판사는 PD수첩 스스로도 2008년 7월 "그건 부정확했다"고 인정했던 '한국인 94% 발병 확률' 부분도 '잘못된 이해에서 비롯된 표현'이라면서 문제 삼지 않았다. 반면 서울고법 민사13부는 작년 6월 농림수산식품부가 MBC를 상대로 낸 정정보도 청구소송 2심 판결에서 1심에 이어 ①~③ 모두를 '허위(虛僞) 보도'로 판정했다.
PD수첩이 과장하고 날조했던 이런 TV 화면, 이런 자막, 이런 음성이 젊은 어머니들이 유모차를 앞세워 거리로 나오도록 불러냈고, 철모르는 여중생들이 울먹이며 거리의 시위대에 합세하도록 만들었다. 그런데 문 판사는 같은 화면, 같은 자막, 같은 음성을 듣고서도 이것이 '세세한 점에선 다소 과장이 있지만 중요 부분은 사실과 합치된다'는 것이다. 문 판사는 유모차를 앞세운 젊은 어머니와 죽기 싫다는 어린 여학생들이 거리를 메우고 정체불명의 선동자들이 '청와대로 가자'를 외쳐대던 2008년 5~8월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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