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집값ㆍ전세금 급등 해결책 수급에서 찾아야
새로 집 지을 땅 없으니 과감히 용적률 높여 고층주택 늘리는 수밖에"
자녀를 원하는 대학에 보내려면 `대전`에 살아야 한다?
대전(大田)은 우리나라에서 손꼽히는 교육환경을 가진 도시다. 그러나 여기서는 그 대전이 아니다. `대치동 전세`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은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교육 1번지`다. 학군이 좋을 뿐만 아니라 유명 학원도 밀집돼 있다. 초ㆍ중ㆍ고생 자녀를 둔 부모라면 거의 모두가 대치동에 살고 싶어 할 게다. 그러나 대치동에 아무나 살 수 있나? 집값이 얼만데…. 그러니 대치동에 전셋집이라도 마련해야 한다. 그래서 자녀 교육엔 `대전`이 필수라는 얘기다.
젊은 엄마들 사이엔 `대학교는 자녀의 실력으로 가지만 좋은 중ㆍ고등학교는 엄마의 노력으로 보낸다`는 말이 유행이란다. 그래서 대치동에 있는 초등학교들은 고학년이 될수록 학생 수가 눈덩이처럼 늘어나는 기현상이 벌어진다. 어느 초등학교는 1학년이 4개 학급 140명 정도인 데 6학년은 11개 학급 400여 명에 달한다고 한다.
예나 지금이나 자녀교육에는 여성들이 더 극성인 모양이다. 맹모(孟母)나 한석봉 어머니의 열성이 `치맛바람`으로 이어진 건 아닐런지….
맹모삼천지교(孟母三遷之敎)는 오늘날 최고의 부동산투자 교훈이 됐다. 좋은 학교 옆으로 이사 가면 집값도 확 오른다는 사실을 맹모도 알았을까?
남자끼리 모인 술자리에선 맹모삼천지교를 `집은 여자의 뜻에 따라야 한다`는 말로 해석하기도 한다.
요즘 서울 일부 지역의 전세금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오르고 있다. 특히 강남과 목동 등 학군이 좋고 학원이 많은 동네는 전세매물이 품귀라 그야말로 부르는 게 값이다. 강남지역 평균 전세금이 3억원을 넘어섰고, 전세금이 집값의 70%까지 오른 곳도 있다.
문제의 대치동 인근 지역 전세금은 아파트단지에 따라 115㎡(35평)가 4억~5억원, 135㎡(41평)는 5억7000만~7억원까지 한다. 전세금이 서울 웬만한 동네 집값보다 비싸다.
이만한 거금을 내고 남의 집살이를 해야하는 사람들 속이 편할리 없다.
`전세금 오른다`는 기사는 쓰기가 매우 부담스럽다. 기사가 나가면 신문사 데스크에 전화가 끊이지 않는다. "전셋집을 봐 놓고 계약하기로 했는데 갑자기 집주인이 계약을 하지 않겠다고 한다" "집주인이 신문기사를 보고 전세금을 올려 달라고 한다"는 하소연에다 "전세금을 끌어올리려고 쓴 기사 아니냐"는 항의에 이르기까지….
강남지역 전세 품귀현상은 언제 해소될지 기약이 없다. 더욱 걱정되는 것은 강남 전세금 급등 현상이 다른 지역으로 옮겨붙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전세금 급등`이라는 기사가 아직까지는 신문 1면 톱 기사로 나오지 않는다. 그러나 이런 추세가 주변으로 확산돼 서민주택 전세난으로 번지면 정권 차원에서 대응해야 할 주요 사안으로 대두될 수도 있는 문제다.
불행히도 정부는 단기적으로는 전세금 급등 현상을 잠재울 묘책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 좋은 학교 보내고 학원 가까운 곳에서 아이들 공부시키겠다는 사람이 늘면 늘었지 줄어들 리 만무하다.
가격은 수급이다. 수요가 많은데 공급이 부족하면 가격은 오를 수밖에 없다. 사람들이 살고 싶어하는 곳에 주택 공급을 늘려야 한다. 한정되어 있는 땅에 주택공급을 늘리려면 용적률을 높이는 수밖에 없다.
고민은 여기에 있다. 용적률을 높이면 여러 가지 문제가 생긴다. 차가 많아져 교통체증이 발생하고, 고층화에 따라 공사비도 늘어난다. 화재나 비상사태시 인명구조 문제에다 기존 주민이나 개발업자들에게만 이득을 남겨 준다는 비판도 있다.
강남의 주택부족 현상은 이제 한계점을 넘어섰다. 강남의 집값, 전세금을 잡기 위해선 다른 방법이 없다. 용적률을 높여 고층화하고 녹지공간을 확충해 주거환경을 개선 하는 수밖에….
<황봉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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