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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

국토부, 김해공항 수속→인천 환승 국제선 추진

국토부, 김해공항 수속→인천 환승 국제선 추진
신공항 영구적 포기 노골화
유럽·미주 등 직항노선 외면
부산시·저비용항공사 반발

 
국토해양부가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에 따른 후속 대책으로 부산~인천 환승 국제선 노선을 신설하는 방안(본지 지난 13일자 8면 보도)을 부산시와 지역 상공계의 반대에도 강행하고 있어 반발을 사고 있다. 특히 이 같은 방안은 김해공항 이용객의 불편사항 1위로 꼽히는 미주 유럽 등 장거리 직항노선 신설과 거리가 멀어 부산시가 장기과제로 추진하고 있는 가덕 신공항 건설의 싹을 아예 자르려는 게 아닌가 하는 의혹을 사고 있다.

16일 부산시에 따르면 국토부는 수요 부족으로 장거리 노선 신설이 당장은 어려운 만큼 김해공항 이용객의 불편을 덜기 위해 부산~인천 환승 국제선을 신설하는 방안을 최근 시에 제안했다. 부산 출발 승객이 김해공항에서 출입국·세관 등 출국 심사를 마치면 인천공항으로 이동해 별도의 출국 수속을 밟지 않고 다른 국제선으로 갈아타는 방안이다.

이에 대해 부산시와 저비용항공사인 에어부산은 "부산~인천 환승 국제선이 당장은 편리한 점이 있지만 김해발 직항 국제선 수요를 흡수해 지역항공사를 고사시키고 김해공항 직항노선 신설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반대의사를 분명히 했다. 부산시는 대신 부산~인천 경유 국제선을 신설해 달라고 요구했다.

국토부는 이 같은 반발에 대해 부산~인천 환승 국제선은 현재 김해공항에 직항이 없는 미주 유럽 등 장거리 노선에 국한해 시범 운영하면서 부작용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부산시와 에어부산은 국토부의 계획은 사실상 지난해 대한항공의 부산~인천 노선 국제선화를 재추진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우려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장거리 직항노선 신설이 어렵다면 정부의 제안을 조건부 수용하는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항공사가 수요 부족을 이유로 부산~인천 경유 국제선을 꺼린다면 일단 장거리 노선에 한해 환승 국제선을 확보해 수요가 늘면 단계적으로 직항을 추진하자는 구상이다. 부산발전연구원 최치국 광역기반연구실장은 "현재 인천~동경~LA 노선을 일단 부산~인천~LA 환승 노선으로 만든 뒤 수요가 늘면 인천~부산~LA 노선으로 전환하고 궁극적으로 부산~LA 직항노선을 개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해공항 가덕이전 범시민운동본부 박인호 공동대표는 "김해공항을 가덕으로 이전하기 위한 과정으로 김해공항 수요 활성화가 필요한 게 사실이지만 지역항공업계를 고사시켜 부산에서 세계 각국을 직항으로 연결하는 허브공항의 싹을 잘라서는 곤란하다"고 강조했다.
오상준 김태경 기자 letitbe@kookje.co.kr  입력: 2011.05.16 22:16 / 수정: 2011.05.17 오후 4: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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