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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리에 모인 `꿈의 슈퍼카`… 가슴이 뛴다

한자리에 모인 `꿈의 슈퍼카`… 가슴이 뛴다

매일경제 05/23 15:09

'슈퍼카가 뜬다.'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슈퍼 럭셔리카 시장이 '태동'의 단계를 넘어 본격적인 '도약'의 수준으로 발전하고 있다. 슈퍼카 또는 슈퍼 럭셔리카는 기존 수입차 가운데 성능과 디자인, 상품성 등이 뛰어난 차를 말한다. 이른바 '세계 최고 차'인 셈이다. 슈퍼카는 일반 스포츠카와 비교해 성능이 월등히 높고 디자인, 상품성 또한 높이 평가되는 자동차다. 가격대 또한 일반 자동차에 비해 크게 높아 여러 면에서 희소가치가 있는 자동차를 지칭한다.

스포츠카 모델 가운데는 페라리와 람보르기니, 포르쉐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1950년대부터 보다 뛰어난 성능을 갖춘 차를 앞다퉈 선보이며 지금까지 슈퍼카 경쟁을 이어오고 있다. 여기에 맥라렌과 부가티 등 슈퍼카 전문 메이커들도 가세해 슈퍼카 전쟁이 더욱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슈퍼 럭셔리카는 여기에 수작업으로 제작되는 프리미엄 브랜드들을 더해 통칭하는 표현이다. 슈퍼카의 범주를 넓게 표현한 것이다. 벤틀리와 롤스로이스, 마이바흐, 벤츠SLS AMG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슈퍼 럭셔리카는 매혹적인 디자인, 화려한 실내공간, 출중한 파워를 갖추고 자동차 산업계에서 발휘할 수 있는 모든 첨단 기술력이 집약된 차다.

페라리 458 이탈리아, 포르쉐 911 터보 S, 뉴 아우디 R8 스파이더, 메르세데스-벤츠The new SLS AMG, 벤틀리 뮬산, 람보르기니 가야르도 LP570-4 슈퍼레제라 등 2008년 하반기 글로벌 금융위기로 자취를 감췄던 슈퍼 럭셔리카들이 최근 들어 국내 시장에 다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는 수입차 시장이 대중화되면서 고가 수입차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이 사라짐과 동시에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을 즐기는 부유층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과감하게 슈퍼 럭셔리카 구매에 나서고 있다. 한국 자동차 시장이 그만큼 성숙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 자동차 전문가는 "소득수준과 최고급 자동차에 대한 선호도 등을 볼 때 슈퍼 럭셔리카 시장은 앞으로 크게 성장할 전망"이라면서 "잠재고객들이 갖는 거부감이 사라지고 있고 라인업이 크게 다양해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도로 접지성과 코너링 성능 또한 매우 우수한 슈퍼 럭셔리카는 최고 출력 500마력 이상에 시속 100㎞까지 가속을 2~4초 안에 낼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최고 시속 300㎞를 내는 등 자동차 경주에 출전하는 레이싱카 이상의 성능을 갖추고 일반 도로 위를 달릴 수 있다. 여기에 정지상태에서 100㎞/h에 이르는 시간은 기본적으로 5초 이하다. 슈퍼카로 불리는 모델은 4초 이하다. 시속 200㎞는 13~15초면 이른다.

슈퍼 럭셔리카는 소량 생산이 기본이다. 높은 가격만큼이나 컬러나 재질 등 고객 요구사항을 최대한 반영하는 게 특징이다. 슈퍼카 한 대를 만드는 데 며칠에서 몇 달씩 걸리기도 한다.

수작업 비중도 높다. 예컨대 벤틀리 컨티넨탈 GT의 경우 벤틀리 공장이 자리한 영국 크루(Crewe)의 장인들이 인테리어 작업의 모든 과정을 손으로 한다. 비스포크(Bespoke) 방식인 벤틀리의 뮬리너 옵션을 이용하면 원하는 이상과 취향대로 제작할 수 있다. 세상에 단 '하나뿐인' 자동차가 탄생한다.

외관 페인트 컬러, 휠, 인테리어 트림, 베니어, 시트, 벨트, 카펫 등 선택할 수 있는 요소들을 모두 적용하면 무려 10억가지 이상의 조합을 만들 수 있다.

벤틀리 뮬산은 모든 제작공정이 장인의 수작업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하루 생산량이 2~3대에 불과하고, 주문 후 고객에게 인도되기까지 6개월 이상이 소요된다.

이은영 마세라티 세일즈 팀장은 "아마 같은 차가 한 대도 없을 정도로 슈퍼 럭셔리카는 고객 취향에 따라 제작된다"고 말했다.

가격은 슈퍼 럭셔리카에는 자존심과 같다고 말한다. 그만큼 높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적게는 1억원대에서부터 10억원을 넘는 경우도 있다.

슈퍼 럭셔리카 모델 가운데는 국내 시장에 아직 도입되지 않은 브랜드와 모델도 많다.

1억~2억원대 슈퍼 럭셔리카로는 포르쉐와 아우디, 메르세데스-벤츠 AMG, 닛산의 슈퍼카가 있다.

그 위로 3억~5억원대에서 람보르기니와 페라리, 벤틀리, 롤스로이스 등이 있다. 8억원대인 마이바흐 62와 같은 차도 있다.

최근 영국의 데일리 메일은 람보르기니의 초경량 슈퍼카 '세스토 엘레멘토(Sesto Elemento)'가 세계에서 가장 비싼 자동차에 등극했다고 보도했다. 가격은 177만파운드(약 31억3000만원).

지금까지는 독일 부가티가 만든 '베이런 슈퍼 스포츠(160만파운드)'가 10년 가까이 세계 최고 비싼 자동차 지위를 지켜왔다.

'제6원소'를 뜻하는 세스토 엘레멘토는 5.2ℓ짜리 10기통 엔진이 사용됐고,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가속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2.5초밖에 걸리지 않는다. 시속 320㎞까지 달릴 수 있다.

슈퍼 럭셔리카는 중고차 가격도 크게 높다는 게 특징이다. 특히 한정판 모델은 시간이 흐를수록 가격이 치솟는다.

■ <용어설명>
슈퍼카 : 일반적으로 △고출력 △고성능 △높은 가격대 △디자인 △상품성을 종합적으로 인정받았을 때 부여하는 칭호다. 원래 자동차 경주에 출전하는 레이싱카 이상의 성능(시속 300㎞ 이상)을 갖추고 일반 도로를 달릴 수 있도록 만든 양산용 최고급 스포츠카를 뜻했는데 최근 들어서는 슈퍼 럭셔리카로 그 범주를 키우고 있다. 영화 제작 등을 위해 특별히 몇 대만 제작된 차처럼 소장 가치가 있는 '희귀한 차'도 포함된다.

[김경도 기자 / 사진 = 이충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