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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공포로 몰아 넣은 수퍼 박테리아 정체 밝혀져

유럽 공포로 몰아 넣은 수퍼 박테리아 정체 밝혀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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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1.06.23 13:47 / 수정 : 2011.06.23 14:42

장출혈성 대장균 이콜라이(E.coli) 박테리아. /출처=독일 헬름홀츠 전염병센터(HZI) 공개
수 십명의 목숨을 앗아가며 유럽 전역을 공포로 몰고 간 수퍼 박테리아의 정체가 파악됐다.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는 수퍼 박테리아가 ‘장출혈성 대장균(EHEC)’과 ‘장응집성 대장균(EAEA)’이 유전적으로 혼합된 형태라고 22일 보도했다.

독일 뮌스터 대학의 헬게 카르흐(Karch) 교수팀은 이 같은 연구 성과를 국제학술지 '란셋 감염질병(Lancet Infectious Diseases)'에 발표했다.

독일에서는 지난 한 달간 채소의 수퍼 박테리아로 인해 2684명이 설사 증세를 보이고, 810명이 신부전증을 앓았다. 사망자도 39명에 달했다. 하지만 수퍼 박테리아의 정체를 파악하지 못해 독일 전역은 물론 유럽 전역이 공포에 떨었다.

이 과정에서 처음엔 수퍼 박테리아의 매개체로 스페인산(産) 오이가 지목됐지만 사실과 다른 것으로 밝혀져 국가 간 무역 분쟁까지 낳았다.

이번 수퍼박테리아는 두 가지 특징을 지녔다. 하나는 '시가(Shiga)'라 불리는 독성을 지녔다는 점이다. 시가로 인해 설사와 신부전증이 일어난 것이다. 또 하나의 특징은 창자 내부 표면에 잘 달라붙는다는 데 있다. 창자에 달라붙은 수퍼박테리아가 시가의 독성을 혈관으로 급속히 퍼트리는 것으로 연구진은 추정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학문적으로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하버드 대학의 존 메칼라노스 박사는 평가했다.

미국 내에서도 박테리아 감염 질환은 골칫거리이다. 박테리아로 인한 모든 질환이 다 파악된 것도 아니다. 미국에서도 비슷한 유형의 박테리아에 햄버거, 채소 등이 오염돼 각종 질환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5~10%는 신부전증으로 발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