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유럽 은행들 "달러 확보" 전 세계로 동분서주
- 기사
입력 : 2011.09.23 01:49
美·유럽 재정위기 → 글로벌 은행들 신용등급 강등 → 금융위기로 번질 조짐
신흥국 자금 확보전 - 아시아 부자 120명 모아놓고 유럽은행들 채권투자 설명회
IMF의 경고 - "그리스 국채 가격 폭락 땐 유럽은행 3000억 유로 손실"
끝나지 않는 위기 - 韓銀 "미국의 경기침체 2차 세계대전 후 가장 심각"
일본 투자은행 노무라는 최근 투자설명회를 열어 프랑스·영국 등 유럽계 은행과 아시아 투자자들의 만남을 주선했다. 유럽 은행들은 이 자리에서 120여명의 아시아 부자들에게 채권 등에 투자할 것을 적극 권유했다.달러 가뭄에 직면한 프랑스·이탈리아·영국 등 유럽 은행들이 아시아와 중동까지 날아가 자금을 구하고 있다. 한 이탈리아 은행 홍콩 지점 직원은 "회사로부터 당장 현금을 최대한 확보하라는 지시를 받았다"며 "아시아에서 자금을 많이 끌어오는 직원은 찬사를 받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심각한 재정 위기를 겪고 있는 유럽과 미국의 대형 은행들이 요즘 자본 확충에 사활을 걸고 있다. 보유하고 있는 남유럽 국가들의 채권이 휴지 조각이 될 위기에 처했는데, 정부의 곳간이 바닥을 보이면서 더 이상 지원을 기대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글로벌 대형 은행들이 달러 확보 경쟁을 벌이면서, 달러값이 치솟고 한국을 포함한 신흥국의 화폐 가치, 자산(주식) 가격은 폭락하고 있다. 마치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악몽이 재현되는 듯한 '데자뷔(d�[j�Y-vu)'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21일(현지 시각) 유럽 재정 위기에 따른 유럽계 은행들의 손실액을 최대 3000억유로(약 480조원)로 추정했다. 호세 비날 IMF 통화자본시장 국장은 "국가 채무 위기가 이미 유럽 지역의 은행 시스템으로 번지고 있다. 많은 유럽 은행이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주가도 하락하고 있다"고 말했다.
살려고 발버둥치는 유럽 은행들이 신흥국에서 잇따라 자금을 빼내 가는 것도 금융위기 때와 똑같다. 2008년 6월부터 2009년 3월까지 480억달러(약 57조원)를 한국 주식·채권시장에서 회수해간 유럽 자금은 이달 들어 지난 20일까지 1조7100억원어치를 팔고 나갔다. 올해 들어서만 12조원 가까이 빠져나간 것이다. 이에 따라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이 하루에만 20~30원씩 급등하고 코스피지수가 급락하며 우리나라 금융시장이 연일 '패닉(공황)'에 빠지고 있다. 신현송 프린스턴대 교수는 "유럽 은행은 은행 위기와 국가부채 위기라는 쌍둥이 위기를 앓고 있다"며 "유럽 은행이 자금을 회수하면서 미국, 신흥국 등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 ▲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미국 3대 은행의 신용등급을 강등했다는 악재가 터지면서 22일 우리나라를 포함한 아시아 주식시장은 폭락세를 면치 못했다. 21일(현지시각)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에서 한 딜러가 다급한 표정으로 주문을 내고 있다. /UPI 연합뉴스
문제는 지금의 재정·금융 위기가 단기간에 끝나지 않고 '네버 엔딩 스토리(never ending story)'가 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것이다.
2008년 금융위기 때는 세계 각국이 천문학적인 경기 부양 자금을 쏟아부어 경제를 연명시킬 수 있었지만, 이젠 선진국의 정부 곳간이 '텅텅' 비었다. 미국 중앙은행은 3차 양적완화(채권을 사들여 자금을 시중에 푸는 조치)를 시행하지 못하고, 계속 우회적으로 비슷한 효과를 내려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차갑기만 하다. 부동산 경기가 살아나야 부실 대출이 줄어들고 은행의 자산 건전성도 개선될 텐데, 2005년 140만호까지 올라갔던 미국의 신규 주택 판매는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5분의 1토막 난 30만호에 머물고 있다.
한국은행은 22일 "미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2007년 4분기부터 2009년 2분기까지 5.1% 줄어들었는데, 이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심각한 경기침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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