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문화,인물,문물

美에는 지상군의 투입없이 진행할 수 있는 참수작전도 있어

입력 : 2015.09.10 06:56 | 수정 : 2015.09.10 07:01
  • 스크랩 메일 인쇄
  • 글꼴 글꼴 크게 글꼴 작게
<①편에서 계속>
1983년 10월 25일 미국은 베트남전 이후 최대의 군사작전을 실시했다. 쿠바의 지원을 받은 공산정권이 유혈쿠데타로 카리브해의 영연방 도서국가인 그레나다를 장악하자, 미국은 자신의 뒷마당에 제2의 쿠바를 허락할 수 없었다. 미군은 작전명 ‘긴급한 분노(Urgent Fury)’ 아래 7000여 명의 병력을 파견하여 그레나다를 침공했다. 레인저 연대가 공항과 주요거점을 장악하고, 해병대가 해안에 교두보를 구축하는 가운데, 델타포스와 네이비실 등의 특수부대는 적 지휘부를 체포했다.

1989년에는 파나마의 독재자인 마누엘 노리에가를 노리는 참수작전인 ‘대의명분(Just Cause)’ 작전을 실시했다. 자신들이 훈련시킨 제대로 된 정규군대인 파나마군을 상대로 미군은 약 2배에 달하는 2만7000여명의 병력을 파견했다. 공항과 활주로를 레인저 연대가 점거하고 그린베레와 실팀은 노리에가의 관저를 급습하고 도주 수단인 요트와 전용기를 파괴했다. 도주를 계속하던 노리에가는 결국 바티칸 대사관으로 피신했다가 열흘 만에 투항하고 말았다.

또 다른 성공 사례로는 2003년의 이라크 침공인 ‘이라크 해방(Iraqi Freedom)’ 작전을 들 수 있다. 미군은 3월 20일 침공을 시작하여 4월 30일까지 이라크 전역을 석권하여 침공을 마무리했다. 침공 과정에서 사담 후세인 일가를 노린 동시다발적인 공격이 이루어졌다. 그리고 7월 22일에는 아들인 우다이와 쿠세이를 사살하고, 12월 13일에는 사담 후세인을 체포했다. 미군 특수부대의 손으로 직접 참수작전을 성공적으로 이루어낸 사례이다. 이런 성공을 바탕으로 현재 테러범에 대한 참수작전은 HVT(High Value Target·고가치 표적) 작전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며 미군 정규작전으로 자리 잡았다.
GBU-57A/B 수퍼벙커버스터. 14t의 무게로 200m 지하로 관통하여 적 지휘부를 격파할 수 있다. /USAF 제공
GBU-57A/B 수퍼벙커버스터. 14t의 무게로 200m 지하로 관통하여 적 지휘부를 격파할 수 있다. /USAF 제공
다른 성격의 참수작전도 있다. 2011년 리비아 공습작전인 ‘오디세이의 새벽(Odyssey Dawn)’ 작전이다. 이 작전에서 미국은 지상군을 직접 파견하지 않고 전투기의 공습과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공격만으로 리비아 반군을 지원했다. 목표는 카다피 정권의 제거, 즉 참수작전이었다. 미국이 주도하여 공격의 장을 연 이후 NATO(북대서양기구)가 꾸준히 반군의 항공지원임무를 수행해 왔으며, 결국 2011년 8월 23일 무아마르 알 카다피는 반군의 손에 잡혀 무참히 사살되었다. 참수작전이 스스로 일어나도록 도운 사례이다.

참수작전을 수행하려면 몇 가지 사전 조건이 필요하다. ISTAR(정보·감시·조준·정찰)능력과 타격능력이다. 우선 적의 수뇌부를 치려면 먼저 수뇌부가 어디 있는지 알아야 한다. 즉 정보력이 관건이다. 특히 참수가 제 기능을 하기 위해서는 누가 적국의 전략적 중심인지 확고한 정보가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북한이 핵미사일을 쏠 수 없도록 김정은을 제거한다고 할 때, 과연 김정은 하나만 제거하면 끝나는 것인지 혹은 김정은 다음의 권력승계서열 몇 위까지 제거해야 할 것인지 판단해야 한다.

이런 정보력은 하루아침에 생겨나지 않는다. 꾸준히 현지 첩보원을 관리하는 HUMINT(인간정보) 네트워크를 십수년에 걸쳐 양성해야 한다. 각종 첨단 정찰센서시스템도 개발하든지 수입해야 한다. 이렇게 해서 SIGINT(신호정보)와 IMINT(영상정보)를 갖춰야 한다. 물론 이렇게 수집된 정보를 재빨리 분석해서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건 더욱 중요하다.

이렇게 목표가 확인되면 이제 때리는 능력이 중요하다. 핵무기를 사용해서 선제공격할 수 있다면 모를까, 특정한 인물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매우 정밀한 타격능력이 필요하다. 달리는 차 안에 있거나 건물에 있는 경우는 물론이고 지하 벙커에 숨어 있는 경우에도 제거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 JDAM 같은 스마트폭탄은 물론이고 벙커버스터처럼 지하의 목표도 타격할 수 있는 무기를 운용해야 한다. F-16이나 F-15 같은 전투기는 물론이고 F-22, F-35 등의 스텔스 전투기는 반드시 갖춰야 할 자산이 된다.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바로 타이밍이다. 참수작전의 대상이 언제나 노출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최근 가장 많이 활용되는 것이 무인기이다. 미국은 아프가니스탄이나 파키스탄, 이라크, 시리아에서 MQ-1 프레데터나 MQ-9 리퍼와 같은 무인기를 항상 띄워두면서 실시간으로 정보수집과 공격을 동시에 수행한다. 이렇게 상시적인 감시가 가능한 상황이라면 참수 대상을 확인하고 공격하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은 십 분대에 불과하다. 미군은 2025년에는 수십 초 이내로 시간을 단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③편에 계속>
양욱 한국국방안보포럼 선임연구위원 |



[출처] 본 기사는 프리미엄조선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