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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ience

[노동균의 과학다반사] 중성자별과 블랙홀, 그리고 우주의 비밀

다반사(茶飯事)란 차를 마시고 밥을 먹는 일을 뜻합니다. 일상에서 늘 있는 일들 말이지요. 과학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아무리 사소한 현상도 저마다의 과학적 원리가 깃들어 있기 마련입니다. 과학이라고 하면 어렵고 복잡한 계산이 필요하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시시콜콜 따져보면 소소하지만 흥미롭게 생활의 지혜가 되는 과학 원리가 일상 곳곳에 숨어 있습니다. '과학다반사'는 생활 속 과학 이야기를 알기 쉽고 재미있게 풀어가는 코너입니다. / 편집자주

매년 한 해가 저물어가는 이맘때 쯤이면 올해 세계의 이목을 사로잡은 주요 사건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갖기 마련입니다. 어느새 훌쩍 지나간 2017년에도 정치·사회·경제·문화 여러 분야에서 굵직한 이슈가 쏟아졌습니다. '순간과 순간이 모이는 것이 삶'이라 했던 한 노래 가사처럼 하루하루의 기록이 켜켜이 쌓여 역사가 된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됩니다.

2017년 전 세계가 주목한 과학 연구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얼마 전 미국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와 영국 과학잡지 '뉴사이언티스트', 미국 과학대중학회 뉴스 사이트 '사이언스뉴스' 등은 2017년을 마감하며 올해의 혁신적인 과학 연구 성과를 추려 발표했습니다. 과연 2017년에는 어떤 과학 연구 성과가 학계에서 가장 뜨거운 이슈였을까요.

대부분이 공통적으로 꼽은 획기적인 연구 성과는 다름아닌 '중성자별 충돌 관측'이었습니다.

▲1억3000만 광년 떨어진 은하에서 발생한 중성자별의 충돌 현상 이미지. / 사이언스 제공

2017년 10월 미 항공우주국(NASA)과 유럽 우주관측소(ESO) 등 45개국 공동 연구진은 중성자별 충돌로 발생한 중력파를 관측했습니다. 이어 같은 곳에서 고에너지 전자기파인 감마선 폭발과 X선·가시광선까지 포착하는데 성공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사이언스는 중성자별 충돌 관측 성공을 두고 "중력파와 감마선, X선 등 하나의 천체 사건에서 여러 종류의 신호를 포착하는데 성공함으로써 베일에 가려졌던 우주의 비밀을 밝혀낸 역사적 사건이 벌어졌다"고 평가했습니다.

중력파는 우주에서 별 폭발과 같은 거대한 사건이 발생했을 때 중력 에너지가 물결처럼 퍼져 나가는 현상으로, 우주의 탄생을 규명할 수 있는 수단으로 주목받습니다. 작년 이맘때쯤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는 2016년 10대 과학기술뉴스를 선정해 발표하면서 14개국 1000여명의 과학자가 참여한 레이저간섭계중력파관측소(LIGO) 연구팀의 중력파 검출 성공 뉴스를 올해의 과학기술 이슈로 꼽기도 했습니다.

중성자별을 쉽게 설명할 때 자주 언급되는 것이 바로 '블랙홀'입니다. 블랙홀과 중성자별은 사촌지간쯤 된다고 보면 됩니다. 태양보다 질량이 10배 이상인 무거운 별이 진화의 최종 상태를 맞아 사멸할 때의 상태를 '초신성'이라고 하는데, 초신성의 중심핵이 붕괴할 때는 중심핵의 밀도가 급격히 증가합니다. 별 크기가 점점 압축되면서 중성자 압력이 증가하는데 이렇게 탄생한 별을 중성자별이라고 합니다.

만약 중심핵의 질량이 지나치게 커지면 중심핵은 중성자별을 넘어 블랙홀이 됩니다. 블랙홀은 질량 만큼이나 중력도 커서 빛 마저도 빠져나오지 못하고 빨려들 정도입니다. 물론 이는 이론상의 설명입니다. 빛이 빠져나오지 못하면 관측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누구도 눈으로 볼 수 없기 때문입니다.

중성자별은 초신성 폭발 후 남은 물질이 수축된 상태이기 때문에 내부에 강력한 자기장이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자기장에서는 규칙적인 전파가 방출되는데, 이렇게 전파를 방출하는 천체를 '펄서(Pulsar)'라고 합니다.

펄서는 지금으로부터 50년 전인 1967년, 당시 24살의 대학원생 조슬린 벨이 전파망원경에서 나온 데이터를 분석하다가 그의 지도교수 엔터니 휴이시와 함께 발견했습니다. 휴이시는 1974년 펄서를 발견한 공로로 동료 마틴 라일과 함께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했습니다. 하지만 최초 발견자인 조슬린이 상을 받지 못하면서 역사상 가장 불공정한 노벨상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습니다.

수많은 천문학자는 지금도 블랙홀 주변 궤도에 있을지 모를 펄서를 찾는데 혈안이 돼 있습니다. 펄서는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 이론을 검증할 수 있는 중요한 실마리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인류가 우주에 대해 많은 것을 알아냈음에도 불구하고, 우주는 여전히 미지의 세계라는 점에 동의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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