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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계획 ·토지 교환 기장군과 '손발 척척'

개발계획 ·토지 교환 기장군과 '손발 척척'
7억 7천만 원 땅→최고 60억 원대로… '수상한 부동산 신화'
손영신 기자 icon다른기사보기

부산 기장군 군유지 토지교환 특혜 의혹(본보 18일자 4면 보도)의 당사자인 바르게살기 부산시협의회 회장 김 모 씨 부인의 '부동산 성공신화'는 혀를 내두를 정도다. 7억 7천만 원을 투자해 6년 만에 40억~60억 원 가치의 땅이 됐다. 이 과정에 기장군의 개발계획 발표와 토지교환 승인 등이 있었다.

△부동산 대박 과정=김 씨의 부인 정 모 씨는 지난 2005년 2월 기장읍 서부리의 논 1필지(5천627㎡)를 7억 7천만 원을 주고 매입했다. 기장군은 같은 해 11월 서부리 일대 부지에 공원을 짓기 위해 정부에 승인을 요청했다. 이어 2008년 '용소웰빙공원' 조성이 완료됐다. 공원에 일부 물린 정 씨의 땅은 가격이 급상승했다.

이어 기장군은 2009년 2월 서부리 일대에 수영장을 포함한 종합체육시설(기장읍 생활체육공원)을 짓기로 결정했다. 정 씨의 땅 전체가 여기에 포함됐다. 정 씨는 보상 대신 군유지인 장안읍 핵과학단지 조성 부지(6만 1천488㎡)와의 토지교환을 요구했다.

기장군은 실무진들의 반대와 논란에도 불구하고 2010년 1월 이를 승인했다. 토지교환을 위한 감정평가에서 정 씨의 서부리 땅값은 23억 1천600만원으로 정해졌다. 5년여 만에 땅값이 3배 뛴 셈이다.

정 씨가 토지교환을 통해 확보한 장안읍 핵과학단지 부지의 시세도 1년여 만에 크게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 인근 부동산중개소에서는 "평(3.3㎡)당 20만~30만 원으로 시세가 형성된다고 볼 때 40억~60억 원 정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개발이 시작되면 땅값이 더 오를 것이란 예측이 많다.

△의문의 기장군 행정=정 씨의 놀라운 부동산 투자 성공은 기장군 행정의 '뒷받침'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다. 우연의 일치인지 모르지만 정 씨의 땅은 잇따라 공원이나 체육시설 개발계획에 포함됐다.

기장읍 생활체육공원이 서부리로 결정된 데 대해 의문을 갖는 군민들도 적지 않다. 한 군민은 "부지 위쪽에 큰 연못이 있어 범람할 수도 있기 때문에 적지로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 기장군은 개발예정지의 경우 토지교환이 불가능함에도 장안핵과학단지 예정 군유지를 정 씨에게 넘기는 무리수까지 감행했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기장군이 규정을 어기면서까지 토지교환을 해 준 진짜 이유가 뭔지 궁금하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최현돌 전 군수는 "생활체육공원 입지가 서부리로 결정된 것은 용역 등 절차를 거쳐 이뤄졌으며, 김 씨와는 남들이 말하는 것처럼 가까운 사이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또 김 씨는 "내 땅에 기장군이 체육시설을 짓겠다고 해서 토지교환을 요구했을 뿐 특혜 의혹은 억울하다"며 "평생 봉사활동을 해 온 사람을 매도하지 마라"고 주장했다.

한편 김 씨 부부는 기장군 곳곳에 80여 필지 총 35만㎡ 정도의 땅을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손영신·권상국 기자

zero@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