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민 90%는 1975년보다 실질소득 줄었다
- 기사
입력 : 2011.06.20 03:01
상위 0.1% 소득은 네배 늘어 국민전체 수입의 10% 차지 "대공황 이래 양극화 최악 CEO들 고액연봉이 주요인"
현재 미국의 양극화는 1929년 대공황 이래 최악의 수준이란 주장이 학계에서 제기됐다. 학자들은 미국 내 소득 상위 0.01%가 전체 국민이 버는 수입의 5.03%를, 상위 0.1%가 전체 수입의 10.4%를 가져간다는 수치를 논거로 댔다. '소수자 독점'의 심란한 현실 앞에 '성공(출세)은 미덕'이란 미국적 가치도 도전받고 있다.존 배키저(윌리엄대), 브래들리 하임(인디애나대), 이마뉴엘 새즈(UC 버클리대) 교수와 애덤 콜(미 재무부) 조세분석가 등 경제학자들은 1975년과 2008년의 납세 서류 등을 분석해 소득 상위권자의 소득 점유율을 비교·분석했다.
◆상위 1%, 국민 전체 소득 20%
학자들은 1975년 상위 0.1%가 국민 전체 수입의 2.5%를 번 것으로 추산했다. 반면 2008년 상위 0.1%는 연간 560만달러(양도소득 포함)를 벌어들였는데, 이는 전체 소득의 10.4%에 이른다고 집계했다. 상위 0.1%의 국민 전체소득 대비 점유율이 33년 만에 네 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상위 1%의 소득은 국민 전체 소득의 20%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조사는 상위 0.1%(15만2000명)의 면면을 밝힌 데서도 의미가 있다고 워싱턴 포스트(WP)가 18일 보도했다. '0.1% 클럽 회원'은 비(非)금융기관의 최고경영자(CEO) 등 임원이 41%, 금융권 임원과 비금융권 재무전문가가 18%, 변호사가 6.2%, 부동산 중개사가 4.7%였다. TV·스포츠 스타는 예상과 달리 3%에 그쳤다. WP는 양극화의 가장 큰 요인인 고액연봉 CEO의 도덕성 문제를 제기했다. 미국 내 수위 낙농업체 '딘 푸즈' CEO 그렉 엥글스는 연봉 1000만달러를 받고 600만달러 저택에 살면서 공사(公私) 불문하고 1000만달러짜리 제트기를 타고 다닌다는 것이다. 반면 1970년대 CEO 케네스 더글러스는 현재 화폐 가치로 연봉 100만달러를 받고도 연봉인상 제의를 거절했다고 했다.
◆미국인 60%, "빈부차 지나치다"
WP는 딘 푸즈 관리들의 방해 속에 진행한 근로자들과의 인터뷰에서, 몇몇이 "실질 임금이 하락해 부업을 안 하고선 살 수 없다" "회사가 CEO만 사람 취급한다"는 불만을 토해냈다고 전했다.
요즘 CEO는 전문 경영인으로서 1970년대에 상상할 수 없었던 치열한 경쟁 속에 가치 등락이 심한 스톡옵션을 받고 있다는 동조론이 있다. 시장 민주주의에서 불평등은 불가피하다는 것은 고전적 이론이다.
하지만 비판론자들은 "탐욕의 한계(고액연봉에 대한 사회적 규범)가 해체됐다"고 말한다. 임금에는 도덕적 가치가 내포돼 있는데, CEO들이 다수에게 돌아갈 몫을 앗아가면서 가책을 느끼지 않는다는 의미다. 아서 오쿤 전 대통령 경제자문위원회 의장(경제학자)은 "빈곤층 자녀의 분유 값보다 부유층 애견 사료에 더 많은 돈이 들어간다"고 지적했다. 시카고대 여론조사기관 NORC는 "적어도 1987년부터 '미국 내 소득 차이가 지나치게 크다'는 응답자 비율이 60%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WP는 미국의 불평등이 유럽 국가들보다 심화돼 있는 상태라는 미 중앙정보국(CIA)의 지니 계수(소득분배 불균형 수치) 분석 결과를 인용해 전했다.
'Issue'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독일차 4인방, 국내 시장 '거침없는 질주' (0) | 2011.06.20 |
---|---|
강남대로 외제차 '드리프트' 폭주족 적발 (0) | 2011.06.20 |
처형된 北보위부 실세 류경 美여기자(2009년 3월) 납치 지휘했었다 (0) | 2011.06.20 |
[조선일보에 비친 ‘모던 조선’] 동경 유학생 꿈꾸다 신세 망친 '모던 걸'의 비극 (0) | 2011.06.20 |
속담속 음식 (0) | 2011.06.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