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을 대하는 동물태도 -
사람들은 누구나 똥을 더럽다고 생각한다.
길을 걷다가 우연히 똥과 마주치면, 특히 같은 인간의 그것이라면
마치 괴물을 본 듯 놀라 코를 움켜잡고 피하기 마련이다.
더러워서 피한다기보다는 무서워서 피하는 것과 같은 모양새다.
그것은 아마 길거리에서 뱀이라도 보았을 때 취하는 행동과 비슷할 것이다.
그러나 똥은 식물들에게
더할 나위 없는 영양가의 보고이며 수억 미생물들의 진정한 거주지다.
그럼 인간과 같은 동물계에 속하는 다른 동물들의 똥에 대한 생각은 어떨까.
첫째, 동물들도 사람처럼 똥을 더럽다고 여긴다.
그렇게 보는 동물들은 대부분 육식동물이다.
그들의 냄새는 초식동물보다 훨씬 역겹다.
강아지 네 마리를 옥상에서 한동안 키운 적이 있는데 그 넓은 옥상에서 강아지들은
자기들 거주지와 가장 먼 반경에다 똥을 싸놓곤 했다.
고양이에게 모래 상자를 만들어 주면 반드시 그곳에 가서 싸고 감쪽같이 묻기까지 한다.
독수리 역시 엉덩이를 한껏 치켜들어 될 수 있으면 먼 곳으로 자기 물똥을 날려 보낸다.
둘째, 똥을 인식표로 취급한다.
똥은 종을 떠나 모든 동물들에게 공통적으로 통용되는 만국어다.
최근에 멧돼지 퇴치용으로 호랑이 똥이 직효라고 소문 나서
한동안 호랑이 똥을 구하려고 예약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결국 그것은 별다른 효과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예전처럼 진짜 호랑이가 살았다면 분명 상황은 달라졌을 것이다.
당연히 멧돼지는 천적인 호랑이가 있음을 똥 냄새로 인식하고 멀리 피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선행 학습이란 게 전혀 없기에 호랑이 똥의 경고는 위협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말이나 당나귀, 심지어
소까지 암컷의 오줌과 똥 냄새를 통해 생리 주기까지 알아내는 귀신 같은 후각을 가지고 있다.
우리가 아무리 최첨단 의료장비를 동원해도 아직 그 수준까지는 도달하지 못하고 있다.
손이 없는 동물들은 촉각보다는 후각에 주로 의존한다.
아무리 더러운 똥이라도 일단은 코로 확인하고 보는 이유다.
셋째, 똥을 먹이로 생각한다. 호랑이, 토끼, 개, 원숭이 등
거의 모든 동물은 유아 단계의 새끼 똥을 거리낌 없이 먹어 치운다.
말, 당나귀, 사슴은 오후에 배가 출출하다 싶으면 바닥에 널린 똥을 주워 먹기도 한다.
어린 새끼들에게도 장내 미생물을 빨리 정착시킬 수 있는 아주 중요한 수단이 된다.
성격 급한 말과 토끼는 음식을 빨리 먹고 빨리 배설하는 관계로 영양소가 상당 부분 그대로 똥에 남아 있다.
그래서 마치 소의 되새김질처럼 똥을 다시 회수해 먹는 게 그들에겐 자연스러운 일이다.
이렇게 사람과 동물 사이에 똥에 대한 견해는 사뭇 다름을 알 수 있다.
많은 동물이 똥을 더럽다기보다는 유용하게 생각하므로 다수결 원칙에 따르면 사람들이 무턱대고
똥을 두려워하는 것은 자연의 원칙에 위배된다.
하지만 인간이 천성적으로 똥 모양 또는 그와 비슷한 것에 대해 두려움을 갖고 태어나는 걸 어쩌란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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