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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인물,문물

인생의 주제가 사랑인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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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교향곡에는 테마가 있습니다. 모든 그림에도 조각에도 테마가 있고, 소설과 희곡에도 테마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인간의 삶의 테마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한평생 두고 생각할 문제라고 여겨지지만 사람은 살다가 문득 그 주제가 떠올라 깨닫게 되기도 하고 때로는 어떤 충격적인 일을 겪으면서 주제를 파악하는 경우도 있습니다.애인이 변심하거나, 믿었던 친구가 배신하거나, 사업이 왕창 망하거나 하는 일이 벌어지면 인간은 어쩔 수 없이 자기반성을 하면서 몸부림치다가 진정한 삶의 테마를 발견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나는 90을 바라보는 이 나이가 되기까지 오래 살면서 산전수전을 다 겪었습니다. 그러므로 인생을 두고 한 마디 할 수 있는 자격은 갖추었다고 믿습니다.

 

인생의 주제가 돈인 줄 잘못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은 슬픈 일이고 불행한 일입니다. 사람을 위해 돈이 필요한 것이므로 인류 역사의 어느 때에도 사람이 돈을 위해 살아서 잘된 일은 없습니다. 그럼 ‘이름’입니까? 명예가 소중한 것이지만 대통령이 되기 위해 산다는 것은 지극히 위험하고도 잘못된 처신입니다.인생의 주제가 사랑이라는 것은 한 50대에 깨달았지만 때가 늦은 감이 있었습니다. 역사의 주제가 ‘자유’라면 인생의 주제는 ‘사랑’입니다. 그 사실을 진작 깨달았으면 나의 삶도 훨씬 보람 있는 것이 되었을 것입니다.

 

김동길
www.kimdonggil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