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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ience

김정은 들으라는 듯 "한국전쟁때 美공군이 여기서 떴다"

김정은 들으라는 듯 "한국전쟁때 美공군이 여기서 떴다"


입력 : 2017.11.06 03:02

[트럼프 아시아 순방]

트럼프 訪日 첫날

- 공군점퍼 입고, 日 미군기지 연설
"지난 25년 나약하게 北 다뤘다, 테러지원국 재지정 여부 곧 결정… 北주민은 위대, 근면, 따뜻하다"
김정은 정권과 분리 대응 시사

- 푸틴 만나려 일정 연장
"아주 큰 회의가 있다" 14일 필리핀 EAS 참석하기로

5일 오전 일본 도쿄 인근 요코타(橫田) 미군기지 격납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도착 3시간 전부터 미군 밴드가 '호텔 캘리포니아' 등 팝송을 부르며 분위기를 띄웠다. 연단 좌측에는 미군 최신예 전투기 F-35B가, 우측에는 F-16이 마치 호위하듯 자리 잡았고, 격납고 입구엔 C-130J 수송기가 배치됐다.

오전 11시 8분 트럼프 대통령이 연단에 오르자 격납고는 마치 콘서트장 같은 환호성에 뒤덮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여기보다 좋은 곳이 없다"며 양복 상의를 벗고 공군 점퍼로 갈아입은 뒤 "미국은 강하고 능력 있는 동맹들과 함께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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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일본 요코타 공군기지에 도착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격납고를 가득 메운 미군 장병들 앞에서 연설하고 있다. 그는 북한 김정은을 겨냥해“어떤 독재자도 미국의 의지를 과소평가해서는 안된다. 우리는 결코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AP 연합뉴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국가, 어떤 독재자, 어떤 체제도 미국의 의지를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말하자 분위기가 급변했다. 미국의 한 라디오 방송 기자는 바로 본사에 전화를 걸어 "기사를 바꿔야겠다. 다시 녹음하자"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전쟁 중 미군 조종사는 요코타 기지의 활주로에서 날아올라, 침략자들을 몰아냈다"며 "엄청난 용기, 엄청난 용감함이었다"고 했다. 요코타 기지를 방문한 목적이 북한에 대한 경고란 점을 명확히 한 것이다.

18분의 연설 후 퇴장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병사들의 환호성이 계속되자 앙코르 공연을 하듯 전자기타의 연주 속에 무대로 다시 올라와 손을 흔들고 내려갔다. 이어 전용 헬기를 타고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골프를 치기 위해 이동했다.

일본은 이날 긴장에 휩싸였다. 한 일본 기자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비해 지금 요코하마항에 이지스함이 들어왔다는 정보가 있다"며 동료가 찍어 보내온 군함 사진을 보여줬다. 폴리티코는 지난 4일 "트럼프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 기간 동안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할 것에 우려해 사전 대비 계획을 세웠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첫 순방 일정은 철저히 북한 문제에 맞춰졌다. 대북 압박과 대화의 경계를 넘나들며 특유의 협상 전술을 발휘했다. 그는 이날 전용기인 에어포스원에서 내리기 전 기자들을 만나 "지난 25년간 (미국은) 북한을 나약하게 다뤘다"면서 "북한의 평화 정착 문제가 한·중·일 회담에서 중요한 부분이 될 것"이라고 했다. 북한의 테러지원국 재지정 여부도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북한 주민에 대해서는 "그들은 위대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그들은 근면하며 따뜻하다"고 했다.

그는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만나 북한 문제를 다룰 것이라고도 확인했다. 그는 "푸틴 대통령과 만날 것이 예상된다"며 "우리는 북한 문제에서 푸틴의 도움을 원한다"고 했다. 푸틴 대통령은 오는 10일 베트남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와 14일 필리핀에서 열리는 동아시아정상회의(EAS)에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트럼프 대통령은 14일에 열리는 EAS에는 참석하지 않을 예정이었지만, 기자들에게 "아주 큰 회의가 있다"고 한 뒤 일정을 하루 연장했다. 만일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과 단독 회담을 한다면 이번 순방에서 한·중·일·러시아까지 북한을 뺀 6자 회담 당사국들과 모두 정상회담을 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5일 미국에 방송된 미국 '싱클레어 브로드캐스트 그룹'과 인터뷰에서 "(김정은 같은) 독재자 등 누구와도 마주 앉을 수 있다"며 "하지만 어떻게 될지는 지켜볼 것"이라고 했다. 대화의 가능성을 닫지는 않았지만 성사 여부는 북한의 행보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이날 오후 백악관 고위 관계자의 순방 첫날 브리핑에서도 총 19개 질문 중 12개가 북한에 집중됐다. 이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6일 일본인 납북자 가족과 만나는 것과 관련해 "북한은 인류 역사상 최악의 전체주의 국가"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그의 관심을 (인권으로) 돌리고 있다"고 했다. 또 북한과의 대화 가능성에 대해 "북한의 핵 은 체제를 지키기 위한 것이 아니라, 남한을 합병하기 위한 것"이라며 "한반도 문제는 비핵화로만 풀 수 있다"고 했다.

폭스뉴스는 이번 순방에 대해 "아시아 순방이 시작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북핵 해법이 다시 한 번 주목받고 있다"고 했다. 반면 뉴욕타임스(NYT)는 "야심 찬 목표를 세웠지만, (중국 등의 저항으로) 순방 성공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11/06/2017110600193.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