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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해·공군 전략자산 한반도에 모였다

美 해·공군 전략자산 한반도에 모였다[행사] 2017 서울국제항공우주 및 방위산업전시회(ADEX)고성혁 군사전문저널리스트l승인2017.10.26l수정2017.10.26 15:22



고성혁 군사전문저널리스트  webmaster@futurekorea.co.kr

미국의 전략자산이 한반도에 다 모였다. 한미 연합 해군훈련과 2017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ADEX, Seoul International Aerospace &Defence Exhibition) 때문이다. 1996년부터 격년제로 실시하는 서울 ADEX는 올해는 10월 16일부터 22일까지 성남비행장에서 개최됐다. 특히 2017 서울 ADEX에는 미 공군의 전략자산이 모두 선보였다.

세계 최강의 스텔스 전투기인 F/A-22 랩터 2대와 F-35 라이트닝II 2대도 일반에 전시되었다. 한국 공군은 F-35 스텔스 전투기를 2018년 하반기부터 총 40대 도입 예정이다. 2007년 서울에어쇼에는 전시용 목업기체만 선보였다. 실물 F35 스텔스 전투기를 한국민에 공개하는 것은 2017 서울 ADEX가 처음이다. 그 외에도 공중조기경보 통제기 E-3 센트리와 글로벌호크 무인정찰기도 전시되었다.

미 해군 7함대사령부는 지난 13일 홈페이지를 통해 로널드 레이건 항모전단과 한국 해군이 동해와 서해에서 해상훈련을 함께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번 훈련이 주목받는 이유는 지난 9월 23일 새벽 미국령 괌에서 이륙한 B1-B 전략폭격기는 NLL을 넘어 깊숙이(?) 미 공군 단독작전을 한 것에 대한 연장선상에서 보기 때문이다. 그 이유로 미 항모전단이 어디까지 북상(?)할지 귀추가 주목되었다. 그러나 NLL을 넘지 않고 통상적 훈련해역에서 훈련한다고 군 당국은 밝혔다.

▲ F-117 나이트 호크 스텔스기. 사막의 폭풍작전에서 이라크 방공망을 무력화 시킨 주역이었다. 현재는 퇴역하고 그 뒤를 B-2 스텔스 폭격기가 대신하고 있다.

스텔스 전투기의 탄생 배경

1960년 5월 1일 미 CIA 소속 U-2 고공 정찰기가 소련 상공에서 소련의 지대공 미사일을 맞고 격추되었다. 조종사 프란시스 개리 파워스(Francis Gary Powers) 대령은 탈출했지만 소련군에 체포되고 재판을 받아야 했다. 미국은 기상관측기라고 부정했지만 U-2 정찰기에서 쏟아져 나온 정찰 사진들로 인해 결국 소련영공 정찰을 인정해야 했다.

비슷한 시기 미국은 소련간첩 로돌프 아벨을 체포했다. 미·소 양국은 1962년 2월 10일 동서 베를린의 경계인 글리니케 다리에서 U-2 조종사 프란시스 개리 파워스와 루돌프 아벨을 맞교환했다.

이 사건 후 미국은 큰 고민에 빠졌다. 소련의 레이더망과 지대공 미사일을 뚫고 소련 깊숙이 들어갈 방법이 없었기 때문이다. 미국은 소련의 레이더망을 무력화(無力化) 시키는 것이 최우선 과제가 되었다.

그래서 미 전투기생산업체에 제시한 것이 ‘레이더에 잡히지 않고 적진에 침투할 수 있는 비행기 개발’이었다. 우리가 스텔스라고 부르는 ‘레이더 피탐지 저감기술’이다. 일명 ‘스텔스 기술’을 현실화 시킨 것은 ‘록히드마틴 스컹크 웍스’였다.

스컹크 웍스는 레이더 피탐지 저감기술을 적용해 레이더를 무력화 시키는 실물 기체를 만들었다. 그래서 탄생한 기체가 바로 F117스텔스 전폭기였다. 기존의 전투기와는 모양새가 완전히 달랐다.

F-117 스텔스기가 일반인들에게 각인된 것은 1991년 1차 걸프전인 ‘사막의 폭풍’작전 때였다. F117 스텔스기는 이라크 바그다드의 주요 시설을 폭격했다. 그러나 이라크 방공포는 허공을 향해 무의미한 사격만 했을 뿐이다. 전혀 F117 스텔스기의 위치를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미국의 스텔스 기술은 더 발전해 B2 스텔스 폭격기, F/A-22 랩터, F-35까지 이르렀다.

▲ 시범비행을 위해 활주로로 이동 중인 F/A-22 랩터 스텔스 전투기. 일본은 미 국방부에 F/A-22 랩터 구매를 타진했지만 미 의회는 수출을 불허했다. 최우방국에게 조차 첨단 기술유출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연평도 포격 도발, F-35 도입 계기

2010년 11월 23일 오후 2시 34분 북한은 연평도를 방사포(다연장 로켓)로 포격했다. 6·25 전쟁 이후 북한이 민간 거주지역에 포격 도발한 것은 연평도 포격이 처음이었다. 전면전으로 이어질 수 있는 선전포고와 다름없는 전범행위였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는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 우왕좌왕하다가 응징의 시간을 놓쳐 버렸다. 게다가 방송에는 느닷없이 청와대 관계자를 인용하여 ‘확전 자제’ 라는 뉴스가 터져 나왔다.

이 내용은 이명박 전 대통령 자서전 346~347p 에도 자세히 나와 있다.
< 연평도 포격에 대한 대응을 논의하던 중, 김두우 기획관리실장이 뛰어 들어오더니 임태희 대통령실장에게 귀엣말을 하는 게 들렸다. “지금 TV 보도에서 연평도 포격에 대한 대통령의 메시지로 ‘확전 자제’ 보도가 나오고 있습니다. 우리 영토가 침공 당하는데, 대통령의 첫 메시지가 이렇게 나가면 안 됩니다” 임 실장은 바로 내 앞에 앉아 있었다.

당시 안보관계장관회의에서는 북한의 소행에 대한 단호한 응징이 논의되고 있었다. 비행기를 띄워 북한의 도발 원점을 포격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었다. 상황실 TV를 보니 실제로 그런 엉뚱한 보도가 자막으로 나오고 있었다.

황당한 생각에 나도 모르게 목소리가 높아졌다. “어디서 그런 소리가 나온 거죠? 하지도 않은 얘기가 왜 뉴스에 나와요? 누가 저런 말을 언론에 했어요? 지금 우리 민간인이 포격당했는데 확전을 걱정할 상황이에요?” 알고 보니 언론의 브리핑 요구가 빗발치는 상황에서, 회의에 참석한 한 인사의 사견이 잘못 전달되어 언론에 나간 것이다.

상황실로 가면서 머리 속이 복잡했다. 6·25 직후 그때까지 남한 본토가 공격받은 전례가 없었다. ‘북한이 전면전을 일으키는 것인가’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러나 북한 정권이 무너질 각오를 하고 전면전을 일으킬 용기는 없다고 생각했다. 중국조차 그런 상황을 수용하지 않을 것이다. 결국 기습 공격이라고 생각하고 대응 방안을 고민하며 상황실에 도착했다...(이명박 대통령 회고록 346~347p>

후에 이명박 대통령은 초계 비행 중인 공군기로 하여금 북한 도발원점을 포격하라고 말했다고 했다. 그러나 당시 초계 비행 중인 공군기에는 공대지 무장이 없었기 때문에 폭격할 수 없었다고 언론에는 보도되었다. 그러나 이 말도 긴박한 상황을 설명하기에는 부족하다.

대구 비행장에 있는 F15K에 공대지 무장을 지시하고 긴급 출격을 명령했어야 했다. 그러나 청와대, 국방부, 합참, 공군으로 이어지는 지휘체계는 매끄럽지 못했다. 직설적으로 말한다면 당시 이명박 대통령, 김태영 국방장관, 한민구 합참의장 모두 공군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 9월 12일 공군 F-15K에서 발사된 타우러스 장거리 공대지 미사일이 목표물을 정확하게 타격하고 있다. 독일에서 생산한 타우러스 미사일은 사정거리가 500km에 이르는 장거리 공대지 미사일이다.

F-35 스텔스. 타우러스 공대지 미사일 도입 결정

결정적 응징 시기를 놓친 이명박 대통령은 차후 재발 시 응징 방법을 모색했다. 공군은 적의 레이더에 걸리지 않고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사거리 밖에서도 도발 원점을 타격할 수 있는 무기도입을 건의했다.

그러나 방위사업청이 주관하는 2차 FX사업(차세대 전투기 도입)에 보잉의 ‘F-15 사일런트 이글’이 가격경쟁력을 무기로 낙찰되었다. 그러나 공군의 강력한 요구로 번복되어 F-35 스텔스 전투기로 결정했다. 퇴임 후 이명박 전 대통령은 천안함 폭침사건과 연평도 포격사건 때 제대로 응징하지 못한 것을 매우 아쉬워했다.

록히드 마틴에서 생산하는 F-35 스텔스 전투기는 미국 외에도 영국, 캐나다, 네덜란드, 노르웨이, 호주, 이탈리아, 덴마크, 터키 9개국이 개발비를 부담하면서 참여했다. 개발 과정에서 비용의 급격한 상승과 미 국방예산의 축소로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이에 록히드 마틴은 2005년부터 한국과 일본에도 개발에 참여할 것을 타진했다.

당시 1차 FX 사업에 보잉 F-15 도입을 염두에 두고 있던 한국은 언제 개발될지 모르는 F-35 개발에 동참할 상황이 되지 못했다. 그러나 일본은 바로 참여를 결정했다. 현재 F-35 복합소재의 주익과 동체는 일본에서 생산한다.

일본은 미국에게 F-22 랩터 도입을 끈질기게 요구했지만 미 의회는 미국 이외에 F-22 랩터 수출을 금지했다. 랩터 스텔스 전투기 도입이 무산되자 일본은 F-35 개발과 생산에 주도적으로 뛰어들면서 미일 동맹을 보다 강화하고 있다. 일본은 한국과 마찬가지로 F-35 40대를 도입할 예정이다.

▲ S-Connect에서 전시한 드론킬러 AUDS(Anti UAV Defence System), 북한의 무인기 대응책으로 전방사단에 긴급히 실전 배치했다.

무분별한 방산비리 의혹 제기

정치권과 언론은 정확한 사실 확인도 하지 않고 방산비리라고 매도하는 경우가 많다. 황기철 전 해군참모총장은 방산비리의 몸체로 매도당해 구속되었지만 결국 무죄로 석방되었다.

또 군사기술에 대한 몰이해로 방산비리로 매도되는 경우도 있다. 수리온 헬기가 바로 그 예다. 이번 2017 서울 ADEX에는 해병대용 수리온헬기의 기동시범도 선보였다. 유러콥터사의 기술지원으로 KAI에서 자체 생산했다.

군사 무기는 처음부터 완벽할 수는 없다.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노하우를 쌓아가며 최고의 무기를 생산하는 것이다. 우리 정치권과 언론은 그 과정을 무시하곤 한다. 우리 기술이 부족한 경우 해외에서 부품을 도입하는 것은 당연하다. K2 흑표전차의 경우가 바로 그것이다. 방산비리라고 몰아세워서는 곤란하다.

지난 13일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북한의 핵·미사일 기지 등 핵심시설을 원거리에서 정밀 타격할 수 있는 공군의 장거리 공대지 유도미사일 ‘타우러스’(TAURUS)가 경쟁 계약이 아닌 수의 계약 형태로 도입돼 1000억 원대의 국가적 손해를 끼쳤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타우러스 미사일은 경쟁입찰 도입이 불가능했다.

이유는 미국이 정밀타격용 장거리 공대지미사일 ‘재즘(JASSM)’의 한국 판매를 거부했기 때문이다. 만에 하나 동북아 군사적 균형이 깨질까봐 우려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북한의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도발로 우리는 다급했다.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사정거리 밖에서 북한의 주요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는 장거리 공대지 미사일이 필요했다. 결국 선택은 독일의 타우러스 미사일 뿐이었다. 애시당초 경쟁입찰이 불가능한 구조였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미국 록히드 마틴과 공동으로 미 공군의 차세대 훈련기 도입사업에 참여 중이다. 이번 전시회에도 T-50을 베이스로 한 미 공군 훈련기용 T50A를 전시했다.

그러나 하성용 전 KAI 사장은 비리혐의로 구속된 상태다. KAI에 대한 검찰의 수사는 계속될 전망이다. 일부 군사전문가들은 이번 KAI 사태가 미 공군 훈련기 도입 경쟁에 악영향이 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미 공군 고등훈련기 도입사업에는 록히드 마틴-KAI 컨소시엄 외에도 미국 보잉과 이탈리아 업체도 경쟁업체로 참여하고 있다.

흔히 ‘서울 에어쇼’라고 불리는 서울ADEX는 종합 방산 전시회다. 실내전시장에서 가장 큰 부스를 차지하고 있는 업체는 한화그룹이다. 한화그룹은 K9자주포를 생산하던 삼성테크윈과 제트엔진을 비롯해 각종 방산장비를 생산하던 삼성탈레스를 인수했다.

명실상부하게 한화그룹은 대한민국 최대 방위산업업체가 되었다. 그 외에 실내 전시장에서 눈길을 끄는 업체는 총기 전문생산업체인 다산기공과 드론킬러라 할 수 있는 레이더와 재밍 장비를 생산하는 주식회사 에스코넥이다.

다산기공은 각종 총기류를 전시했다. 각종 부가장비를 부착할 수 있는 레일을 단 다산기공의 총기류는 군대를 다녀온 남자들의 발길을 잡아 끌었다. 한국의 총기산업은 많은 제약이 있다.

미국과 달리 한국은 민간인의 총기 보유를 엄격히 통제한다. 미국 외에도 상당수의 국가들이 민간인 총기 소유를 허가하고 있다. 스위스의 경우 예비군은 가정에 총기와 실탄을 의무적으로 보유토록 하고 있다. 전 세계에서 한국과 일본은 가장 엄격한 총기 소유 제한국가에 속한다.

그 가운데에서 S&T모티브(舊 대우정밀)와 다산기공은 한국의 총기산업을 이끌고 있다. 해외시장 개발에 주력하고 있는 다산기공은 국내 총기산업의 터줏대감격인 S&T모티브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는 형국이다. 일부 군사전문가들은 한국군의 제식소총(K1, K2)도 이제는 바꿔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 총기전문업체인 다산기공에서 전시한 불펍(Bulpup) 소총, 매우 짧은 총신이 인상적이다.

다산기공은 2017 ADEX에 불펍소총도 처음으로 전시했다. 불펍(Bullpup)소총은 노리쇠 뭉치가 개머리판 안에 내장되는 형식의 소총이다. 탄창도 방아쇠 뒤쪽에 위치한다. 총열의 길이는 줄이지 않고 총신의 길이를 극단적으로 짧게 할 수 있다.

호주, 중국, 오스트리아는 불펍소총을 제식화 했다. 총신이 짧기 때문에 시가전에서 매우 유리하다. 다산기공에서 생산하는 불펍소총은 미국 민수용 시장을 타겟으로 하고 있다.

2017 서울 ADEX에서 필자의 눈을 확 잡아당긴 업체는 S-Connect社였다. 근거리 감사 방호 시스템 전문업체인 S-Connect社는 영국의 블라이터 서베일런스 시스템(Blighter Surveillance System, BSS)사와 기술 제휴로 무인기 대응 시스템(AUSD Anti UAV Defence System)을 생산해 군에 납품하고 있다.

북한군의 무인기와 드론은 한국군의 눈에 가시 같은 존재다. 기존 레이더로는 탐지가 불가능해 북한 무인기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이에 대한 해결책을 내놓은 업체가 바로 S-Connect다. 기존 레이더가 드론에 취약한 이유는 시속 9km 이하 비행체는 탐지를 하지 못했다.

그러나 S-Connect의 AUDS는 드론을 정확하게 포착, 강력한 전파로 재밍해 드론을 무력화 시킬 수 있다. 현재 전방 사단에 OO대가 실전 배치되어 운영 중이다. 대한민국의 안보를 지키는 숨은 방산업체라 할 만하다.

문재인 대통령은 17일 ‘서울 ADEX 2017’ 개막식에 참석해 “독자적인 항공우주산업과 방위산업의 역량확보가 절실하다”며 “북한의 안보 위협으로부터 국민을 지켜낼 수 있는 우수한 성능의 첨단무기체계를 조속히 전력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통령의 말이 실천되려면 이를 뒷받침하는 정책과 국방예산이 책정되어야 한다. 무엇보다도 방위산업을 방산비리로 매도하는 색안경부터 벗어야 한다. 그래야 우리의 방위산업이 살아남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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